연말의 와인

산에오르기 2009. 1. 25. 22:56
비록 블로그가 신문처럼 컨텐츠의 시의성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연말을 함께 한 와인들을 한달이나 지나서 정리한다는 것이 우스운 일인듯싶다. 그럼에도, 하드드라이브에서 세상 구경을 못하고 숨죽여 지내는 사진들을 보니 웬지 이렇게 한번쯤은 정리를 해두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와인은 마신 시간 순. 그때의 감흥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유쾌한 저녁 시간의 대화를 더욱 향기롭게 해주었던 와인들이다.


Kenneth Volk 피노느와 2006. 아빌라 비치 와인샵의 아저씨가 권해준 와인인데, 그닥 감동적이지는 못했다. 산타 바바라 카운티의 피노느와가 가진 꽃과 과일향이 알콜에 떠있는듯한.. 중간 정도 되는 맛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와인보다 온천이 더 기억에 남는다.


San Ford 플로르 드 캄포 2006. 화사한 꽃향기가 마음을 설레게 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Sterling 멀롯 2004. 나파밸리의 와인이다. 흰셔츠에 워싱이 예쁘게 빠진 청바지, 검은 자켓을 단정하게 입고 있는 느낌의 와인. 인상좋은 와인이지만, "와~!"하는 감탄사가 나오기는 어려운 와인. 부드럽고,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그 많고 많은 와인들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리스트에 올라있는 와인. Archery Summit 피노느와 2006 - 프리미어 쿠베. 이전에 마셨던 2003 빈티지에 비해 농축감은 떨어지지만 이 와인이 가진 화려한 딸기, 체리향, 그리고 흙의 향이 더해져 묵직함으로 다가오는 느낌은 살아있다. 언제 먹어도 가슴이 설레일 것같은 좋은 친구이다.


이름이 독특해서 고른 와인. Ghost Pines 카버넷 쇼비뇽 2006. 미국 카버넷 쇼비뇽의 특징은, 바디감이 있으면서도 깔끔하다고 할까.. 단순하고 심플한 느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와인은 훨씬 묵직하다고 할까, 끈적하다고 할까.. 무거운 느낌이다. 쵸콜릿으로 치면 부드러운 밀크가 아닌 다크 쵸콜릿에 가깝다.


지난 연말에는 Chateau Ste Michelle을 무려 3병쯤 마신 듯하다. 워싱턴주의 와인메이커로 콜럼비아 크레스트와 견줄만한 대규모 사업자로 알려졌다. 샤또 생 미셀의 인디언 웰즈 카버넷 쇼비뇽은 와인스펙테이터 90점 이상을 받았다고 한다. 비록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선입견 때문일까 이 아이 보다는 인디언 웰즈의 카버넷 쇼비뇽이 조금 더 정돈된 맛이었던 것같다.


지난해 와인 스펙테이터 선정, 세계10대 와인에 올랐던 Seghesio 진판델 2007을 찾아 여기 저기 헤매다가, 결국 실패하고 고른 Seghesio 진판델 2006. 'Old Vine' (수령이 높은 포도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으니 분명 세계 10대 와인보다 "비싼" 와인이다. 맛은, 진판델을 마셔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부드럽고, 향기 좋고, 살짝 달콤함까지 느껴지는 (그렇다고 'sweet'으로 분류할 정도는 아니지만) 와인이었다. 

이 가운데 꼭 다시 마셔보고 싶은 와인을 고르라면? 아처리 서밋, 샤또 생 미셀, 스털링... 그리고 나머지.. ^^ 세계는 넓고, 좋은 와인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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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1.26 16:02 ADDR 수정/삭제 답글

    보내주신 꽃과자.. ^^ 잘 먹었습니다.. 전혀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저희는 이번에.. 일절 준비한게 없어서 말이죠.. ㅜ.ㅜ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1.27 13:15 수정/삭제

      옙.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1.27 13:37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이제서야 인사를..~ 꽃과자는 인기 만점이었어요~
    연말에 정리해주신 와인 기본상식으로 저도 요즘 마트 와인코너에 가면 라벨을 좀 살핀답니다. ^^; 여전히 헛갈리지만..;

    벌써 연휴 마지막 날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1.27 20:37 수정/삭제

      와인상식에 대한 소개가 와인 고르는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높였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린데이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

와인과 꽃 선물로 행복해진 금요일

산에오르기 2008. 11. 14. 18:07
이번 주 역시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외부 미팅도 많았고 강의를 위해 대전까지 다녀왔으며, 수원에서 미팅도 있었죠. 그러면서 틈틈이 저녁약속까지 이어져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거의 파김치가 되곤 했습니다.


피곤한 몸을 깨워 아침에 출근하면서, 마음 속으로 '와~! 금요일이다!' 환호를 하였습니다. (무슨 사장이... -_-) 물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으려 조심을 했지요. 흠흠..

주말이 기다린다는 사실 만으로도 평상시에 비해 행복해지는 금요일이었는데 오늘은 유독 선물을 많이 받아 행복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바쁘신 시간을 쪼개어 점심에 방문한 올블로그의 하늘이님, 와인을 한 병 가지고 등장하셨습니다. (감동, 감동임다)  

호주의 와인 브랜드인 펜폴드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대형 와이너리입니다. 그 가운데 BIN 제품 라인은 와인이 숙성된 셀러의 번호를 따서 제품명을 붙인 답니다. BIN 2, BIN 8, BIN 51, BIN 389 뭐 이런 식이죠. BIN 8은 카버넷 쇼비뇽과 쉬라 품종을 블랜딩한 제품이네요. 보통 프랑스의 보르도는 포도 품종간 블랜딩을 기본으로 하고, 신대륙, 예를들어 호주나 미국, 칠레 등은 하나의 품종으로 포도주를 많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 있지만, 신대륙 와인에서도 블렌딩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역마다 대표적인 포도 품종이 있는데, 카버넷 쇼비뇽과 쉬라 품종의 블렌딩은 특히 호주 와이너리들이 주로 사용하는 조합이죠. 제가 좋아하는 조합이기도 합니다. 바디감과 향기 면에서 뭐랄까, 좀 더 마시기 편해지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펜폴드 BIN 8은 한번쯤 마셔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맛이 기억이 나지는 않네요. 언제 자리를 만들어서 미디어U 식구들과 시음회를 가져야 할 듯합니다.

사무실을 가득 메운 향기로운 국화는 12월, 겨울의 신부가 되는 에너양의 선물입니다. 늘 경쾌한 웃음으로 회사의 활력소가 되었던 에너양이 한달전 쯤에 그만, 넉다운이 되었습니다. 일도 많은데다 결혼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도 되었을지 모르죠. 어쨌든 결혼전까지 현재 휴직중인데 오늘은 오랫만에 강남 나들이를 한 것입니다.  

미디어U 식구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건넵니다. 쉬는 동안 몰라보게 예뻐졌다구요.

제가 이전 회사에 있을때 에너양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함께 일하게 되었고, 회사 설립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함께 고생해서 인지, 에너양이 결혼 한다고 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마치 조카를 결혼시키는 마음이랄까요..

행복이 낙엽처럼 쌓이는 금요일입니다. 이번 주말은 국화향과 와인향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향긋해질 듯합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 주시는 여러분들, RSS 구독하시는 분들 모두 모두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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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zetham.net BlogIcon 세담 2008.11.14 23:18 ADDR 수정/삭제 답글

    멋진 금요일을 보내셨군요!
    ㅊㅎ드립니다.
    아쉬운 점은 꽃다발 주신 분도 남성이었다면~~~ㅎㅎㅎ
    블코식구들 모두 행복한 주말 되세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15 11:09 신고 수정/삭제

      세담님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1.14 23:52 ADDR 수정/삭제 답글

    에이.. 제가 안챙겨드려도 잘 지내시는구만요.. ^^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15 11:11 신고 수정/삭제

      음.. 그렇다고 짠이아빠님이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하시면 안되져..ㅋㅋ

  • Favicon of http://inuit.co.kr BlogIcon inuit 2008.11.15 01:15 ADDR 수정/삭제 답글

    하하하 CEO도 TGIF를 외치는군요. 재미있습니다.
    언제 누님 와인한병 선물하고 싶어도, 아는게 없어서 주저하게 될듯 하네요. ^^;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15 11:13 신고 수정/삭제

      사람 마음은 다 같은 거죠 머..ㅎ 그리구요.. 와인은 모두 저마다의 개성과 맛이 있습니다.. 무얼 사주셔도..웁스.. 글타고 사달라는 뜻은 아녀요.. -_-

  • Favicon of http://ceo.blogcocktail.com BlogIcon 하늘이 2008.11.27 12:13 ADDR 수정/삭제 답글

    요즘 워낙 온라인에 있을 시간이 없다보니 이제서야 이 글을 읽고 있지 머에요.. 하핫~ 사실 선물 드리는 와인이라, 직접 마실때보다 더 고민고민하며 결정했는데 마음에 드셨을지는 아직도 고민입니다. ^^; 와인 선물을 첨 해봤는데...생각보다 쉬운건 아니군요. 받는 사람에 대해서 이래저래 많이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네요. ^^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27 14:45 신고 수정/삭제

      보졸레누보 발매날 블코 식구들과 같이 마셨어요. 와인 좋더라구요. 제가 좋아하는 블렌딩이기도 하구요. 다시 한번 감사 드려요!

'경상도 사나이'같은 와인 - Altos de Luxon 2003, Jumila

산에오르기 2008. 10. 7. 09:30

와인을 마시면서 '경상도 사나이 같은 와인'이라고 느꼈다.

처음 코르크를 따면 오크향이 코끝을 찌른다. 일반적인 레드와인에서 기대하는 부드러움, 과일향 보다는 훨씬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알콜 도수도 꽤나 강해서인지, 마치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는 느낌, 아니 그보다 디저트 와인으로 흔히 마시는 포트 와인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돌아오면 딱 세마디로 대화를 끝낸다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사나이처럼, 첫 인상에는 부드러움과 로맨틱함을 느끼기 힘든 와인이다 싶었다.

Altos de Luxon은 와인샵 매니저가 추천한 와인이다. 로버트 파커인지 와인스펙테이터인지 어쨌든 와인 전문가들에 의한 평점이 대단히 높은 와인으로 유명하다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있다. (특히나 가격대비!)

자기 주장이 강하고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들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면이 있다. 남을 먼저 배려해주는 따뜻함도 친해지면 느낄수 있다. 이 와인도 조금 참을성이 필요할 뿐이다. 조금 지나다 보면 알콜의 느낌도 부드러워지고 오크향 너머로 포도주의 보편적인 과일 향들이 따라온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포도품종인 템프라뇨와 카버넷 쇼비뇽이 블렌딩되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카버넷 쇼비뇽 위주로 블렌딩된 보르도 계열의 와인에 비해서는 맛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 무겁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밸랜스가 잘잡힌 와인의 깔끔함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이 와인의 화려한 수식어를 인정하게 된다.

와인의 텁텁한 맛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남성들에게 어울리는 와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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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useblog.co.kr BlogIcon 스윙피플 2008.10.08 00:53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난 번에도 템프라뇨를 드셨는데..이번에도 템프라뇨군요.
    경상도 사나이 같은 와인.....매력있겠는데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0.08 11: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 그게요.. 템프라뇨보다 카버넷 쇼비뇽, 멀롯을 더 자주 마시지만.. 우연히 포스팅을 템프라뇨를 겹쳐 하게된 것이죠^^ 좀 더 특이하게 느꼈기 때문일까요?

  • Favicon of http://ccoma.tistory.com BlogIcon Kay~ 2008.10.09 09:43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술을 못 마시는데 마침 집에 와인선물이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100% 포도원액이라고 적혀 있어.. 참 맛있겠다 생각하고 마셔봤는데
    왠걸.. 씁슬하고 케케하고.. 도무지 뭔맛인지 모르겠더군요. ^^
    와인을 그렇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이지썬님! 대단해보이십니다.
    와인 맛 감정사 아니세요! ㅎㅎ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0.09 10:14 신고 수정/삭제

      음.. 이렇게 과찬을 해주시니 몸둘바를.. 제가 맛을 특별히 잘 안다기 보다, 그냥 느끼는대로 표현할 뿐이지요.. '경상도 사나이' 같은 와인이 정확히 어떤 맛인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혹은 생각하기에 따라 다 달라질수도 있구요.. Kay님도 그냥 표현해보세요. 씁씁하고 케케한 맛을 떠올릴수 있는.. 단어로 말이죠.. 곰팡이? -_-

주말에는 와인을...

산에오르기 2008. 1. 27. 22:41
주말은 언제나 그렇듯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일주일동안 미뤄 두었던 아이들 챙기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일요일 저녁을 맞곤한다.

정신없는 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시간중에 하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에 '주말의 와인'을 마시는 일이다. 정통(?) 소주파에서 변절한 나는 몇달전부터 골수 소주+폭탄주파인 남편을 개종시켜가고 있다. 처음엔 어쩔수없는 의무감에서 와인을 따라 마셨던 남편은 곧이어 '자신은 아무리 그래도 소주파이니 주종선택의 자유를 달라'고 잠시 반격을 시도하다가 요즘은 자발적으로 와인을 함께 마신다. 일주일동안 소주와 폭탄주로 찌들은 몸을 하루 정도는 와인으로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저녁 모임에 와인을 먹는 일이 많아 졌는데, 그런 모임에서 집에서 마신 와인 덕에 와인에 대해 한,두마디 아는척 하는 재미도 꽤 있었던 것같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소주파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끔은 소주잔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모양새없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와인을 마시는 저녁이면 요리는 남편이, 와인 선택은 내가, 이렇게 서로의 역할을 나누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은 삼겹살 야채말이였고 내가 고른 와인은 칠레산 1865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겹살 야채말이는 애석하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워낙 배가 고파 허겁지겁했던 관계로.. -_- 역시 나는 전문 블로거가 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것같다)

삼겹살 야채말이는 삼겹살을 얇게 썰어서 깻잎을 깔고 팽이버섯, 채썰은 파, 파프리카, 혹은 김치등의 재료를 넣고 김밥을 싸듯이 말아서 간장(불고기 양념) 소스를 발라 굽는 요리이다.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충분한 것을.. 뭘 그리 어렵게 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맛은 탁월했다. 특히 파프리카의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삼겹살의 자칫 느끼함을 없애주었다.

1865는 칠레산 가운데서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 가운데 하나. 브랜드 때문에 많은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18홀을 65타에 치게해주는 와인이라고 해서 골퍼들이 좋아하는 와인으로 알려져있다. (골프는 실력이지 와인에 기대다니!)

혹은 우스개소리로 어느 와인샵에 도둑이 들었는데 몇백만원, 천만원에 달하는 5대 샤또 및 유명 와인은 건드리지도 않고 1865를 가지고 갔다는 얘기도 유명하다. 도둑은 '오래된 와인이 비싸다'는 상식만 가지고 1865년에 만들어진 이 와인을 선택했다는 것.

어쨌든, 1865는 칠레산 와인이 가진 묵직함을 제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향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다. 게다가 뭐라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데는 익숙치 못하다) 1865만의 독특한 나무향이 다시 1865를 찾게 만든다. 이번 주말에 마신 것은 카버넷 쇼비뇽이지만 쉬라즈도 대단히 훌륭했다. 와인 초보자나 와인을 조금 아는 사람에게나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와인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와인향 가득한 블로그]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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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raytopia.net BlogIcon 레이 2008.01.28 13:05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이거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은 와인이었는디... 가격의 압박이 장난 아니라는 ㅋㅋㅋ 사실 술 한 번 참으면 몇 병도 마실 수 있을 텐데... 담엔 꼭! 이라고 마음을 다져봅니다. ㅋ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8 15:43 수정/삭제

      킹크랩 보다 쌉니다^^ 술을 참는다기 보다 안주를 참으시면.. 충분할듯. ㅎ 신년 와인 한잔해야죠.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28 13:10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하고 꼭 한번 먹어보자고 하면서 와인샵 가면 살까말까 늘 망설이게 하는 와인..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8 15:46 수정/삭제

      이제 드뎌 때가 온거죠. 이참에 한번 드셔 보시지요. ^^

  • Favicon of http://diarix.tistory.com BlogIcon 그리스인마틴 2008.01.28 22:03 ADDR 수정/삭제 답글

    술을 못마시다보니 집에서 담은 2~3병의 와인이면
    일년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것도 가끔 분위기 잡을일이 있을때만 딱 한잔을 마시는 편입니다.
    글을 읽다보니 살짝 궁금해지는군요. 한병에 얼마정도 하는가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9 10:24 수정/삭제

      레이님이 '가격의 압박'이라고 표현하셔서 가격이 궁금하시군요. ^^ 와인 판매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3만9천원에서 4만6천원 사이입니다. 저는 회사 근처 와인샵에 갔더니 3만9천원에 팔길래 냉큼 샀었죠.

CUVAISON 2004, Carbernet Sauvignon - Napa Valley

산에오르기 2008. 1. 22. 19: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와인에 대해 '일반화'시키는 것은 종종 별의미 없는 일이다. 예를들어 프랑스 보르도 와인은 묵직하다든지, 브루고뉴 피노누와 종은 향이 좋다든지, 칠레산 와인이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든지하는 일반화된 얘기를 간혹 나누지만 사실 와인에 대한 '정의'가 주관적인 데다 항상 예외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의와 완전히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일반화 가운데 하나는 미국산 카버넷 쇼비뇽은 칠레, 혹은 보르도 와인에 비해 탄닌의 무게감이 덜하고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땐 미국산 카버넷 쇼비뇽을 마실때 멀롯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있다.

개발팀장님이 캘리포니아에서 직접 공수해오신 CUVAISON 카버넷 쇼비뇽 2004는 미국 카버넷 쇼비뇽의 '일반화'된 정의를 여지없이 깨준다. 아마 모르고 마셨다면 보르도, 혹은 칠레산 카버넷 쇼비뇽이라고 생각했을 것같다. 풀바디감과 함께 독특한 향도 이 와인의 매력을 한것 더해 주었다. (향에 약한 나는 이게 무슨 향인지 떠올리기 어려웠으나 설명에는 '쵸콜렛'과 라스베리 향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랫만에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와인을 만날 수 있었다. 아쉬움이라면, 국내에서 쉽게 구하지 못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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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1.23 13:06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인의 매력 중 하나가, 지금 마시는 이 와인과 같은 와인을 다음에는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초컬릿과 라스베리 향이라... 선뜻 떠오르는 향은 아닙니다만 맛있었을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3 13:44 수정/삭제

      예. 와인은 같은 것을 마셔도 그날 그날 함께 했던 사람들과 분위기에 따라 다른 기억을 남기니까요. 다음에 양깡님과 와인 한잔 나눌 기회를 기대합니다.

  • 2009.05.15 17:13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제주공항 면세점에서 판매하더군요. 내일 마실 예정.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5.17 07:48 수정/삭제

      즐겁게 드셨어요? 일반 와인샵에서 찾기 어려운 품종인데.. 제주공항에 있군요..

Wine Tasting Note(1): Vendange Carbernet Sauvignon

산에오르기 2007. 3. 1. 23:46
와인은 책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떠올리는 것, 따라서 많이 마셔보고 맛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비록 전문적인 지식은 없으나 와인 애호가라고 자처하는 사람으로서 와인을 마셔보고 느낌을 기록해 보고 싶어 시간이 나는대로 와인 테이스팅에 대한 기록을 남기려 한다.

먼저 신세계 와인 (미국, 칠레, 호주등) 가운데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먼저 시음함으로써 각 포도 품종의 맛을 익히고 싶었다. 오늘 고른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Vendagnge Carbernet Sauvignon 2003이다. (웹사이트 http://www.vendange.com/ 참조)  미국에서는 그야말로 관심도 서투른채 혼자 맛에 겨워 와인을 마셨을때 Merlot보다는 Carbernet Sauvignon 쪽을 더 맛있다고 느꼈던 기억이 있어 카버넷 쇼비뇽을 고르기 위해 롯데마트 당산점에서 30분쯤 심혈을 기울여 고른 와인이다.




이 와인은 그리 브랜드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은 듯했다. 1987년부터 레스토랑 등에 유통되기 시작했다고 하니 와이너리 치고는 업력이 짧은 편이다. 생산 품종은 카버넷 쇼비뇽, 샤도네이, 피놋 느와, 진판델등 다양한 품종에 이른다. 와인은 대중적이어야 하며 즐거운 식사에 부담없이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격도 부담이 없다. 할인매장 가격으로 1만2천원선. (물론 미국 수퍼마켓에서 골랐다면 7, 8불 수준이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으나.. 그래도 '로버트 몬다비'류의 브랜드를 고르는 것에 비하면 가격 거품이 그리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어쨌든 첫번째 시음 느낌은.. 과일향과 함께 달콤하고 고소한 향이 난다는 것.. (블랙 라스베리 향과 어쩌구 하는 류의 표현은 내 영역 밖이므로.. 최소한 진솔하게 단순하게 적는다면 그렇다).. 그런데 카버넷 쇼비뇽이라기에는 훨씬 부드러워 (보통 탄닌 성분이 좀더 떫은 맛에 가깝다고 하면 카버넷의 떫은 맛이 적은편) 멜롯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해서, 굉장히 마시기 편하고 부드러워 식사의 흥을 한껏 돋구는 와인이었다.

다만, 공기를 펌프로 빼서 보관했음에도 다음날 마셔보니 현격하게 원래의 맛이 떨어져 있었다.

어쨌든 다음에 이 와인을 다시 만난다면, 그리고 변함없이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겠다.

<summary>
1. 생산자: Vendange Winery
2. 생산지: California
3. 품종 : Carbernet Sauvgnon
4. Vintage: 2003
5. 구매처: 롯데마트 당산점
6. 금액: 12,000원
7. 전체 평가: 전체적으로 떫은 맛이 적고 부드럽다.
8. 평점 (10점 만점):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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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hypertext.tistory.com BlogIcon 엑스리브리스 2007.03.14 22:42 ADDR 수정/삭제 답글

    요새 '신의 물방울' 만화에 푹 빠졌는데, 갑자기 와인이 먹고 싶어지더군요.

  • 아멜리에 2007.10.31 10:42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집이 근처여서 롯데마트 당산점 자주 가는데 ㅋㅋ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7.10.31 11:45 신고 수정/삭제

      예. 그런데 가능하면 와인은 할인점보다는 와인샵에서 고르는 게 좋다는 충고를 듣고는 요즘은 몇 천원을 더 쓰더라도 샵에서 고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