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무통 로칠드를 만날수 있다면..

산에오르기 2008. 10. 24. 18:26
언제부턴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와인을 마시게 됐다. 여전히 와인은 지식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고, 젖어들고, 와인의 색과 향에 빠지기 위해 마셔야 한다고 믿고 있다. 다만 와인에 대해 책도 읽고 검색도 해가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매번 와인을 만날 때마다 그눔과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멈출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와인의 내력과 생산지와 이것저것에 관심을 갖다보면 어쩔수 없이 "5대 샤또"로 불리는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소위 명품 와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나는 이제껏 5대 샤또를 마셔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실 5대 샤또를 마셔보는 것이 '인생의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희망사항을 넘어 'bucket list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몇가지)'에 들어있는 항목이다.

5대 샤또 가운데서도 샤또 무통 로칠드(Chateau Mouton Rothschild)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중에 하나다. 어짜피 5대샤또를 맛본 적이 없으니 맛을 논할 것은 아니다. 샤토 무통 로칠드는 원래는 보르도 1등급에 속하지 못했는데 51년의 끈질긴 노력끝에 드디어 1973년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급된 '의지의' 와인 브랜드이다. 무통이 2등급이었을때 'First I cannot be, second I do not choose to be, Mouton I am. (일등은 될 수 없고, 이등은 내가 선택하지 않기에 나는 무통 일 수 밖에 없다)'라고 했다고 한다. 얼마나 당당한 2등인가. 부단한 노력끝에 1등급으로 승급된이후 이들의 모토는 'First I am, Second I was, Mouton does not change (무통은 현재 일등이다. 이등이었던 시기는 지났다. 무통은 변함이 없다)'로 바뀌었다고 한다. (-출처: 와인21닷컴)

또한 샤또 무통 로칠드는 와인의 레이블에 화가의 그림을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매년 그림이 바뀌는데 생각해보면 예술작품과 와인의 조화를 생각했다는 것에 감탄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와인병이 멋지고 눈에 띈다.

사실 5대 샤또쯤 되고 보면 일반 와인샵에서도 보기 힘들다. 매장에 진열하지 않고 셀러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러 셀러 구경을 하자고 하지 않는한 '구경'도 쉽지 않다. (물론 구입은 보통 병당 최소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에 500배쯤 어렵지만 말이다 -_-)

내가 자주 들르는 와인샵 중에 한곳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와인코너인데 보통 백화점 하면 가격이 비쌀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게 되는데 와인샵은 샵마다 특히 싼 와인이 있고 좀 비싼 와인이 있다. 그러니 어느 한 와인을 A보다 B가 싸게 판다고 하여 B가 전체적으로 싸게 파는 와인샵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여기서의 팁은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을 이곳 저곳 와인샵에서 가격을 비교해본 후에 가장 싼 곳에서 구입하면 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미국 와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라서 가끔 들르는 곳이다. 특히 Joseph Phelps의 가격이 훌륭하다. (일반적인 와인샵에 비해 약 20%가까이 저렴)

얼마전 다시 이곳에 갔는데 벽면에 진열된 샤또 무통 로칠드가 눈에 띄었다. 물론 이전에도 진열되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날은 용기내어 (와인을 포장하는 동안)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물었다. 보통 매장 사진을 못찍게 하는 와인샵도 많이 있지만, 내가 너무 진지해 보였는지, 그러라고 했다. 얼른 기록을 남겼다. 모르긴해도 평생에 여기에 진열된 무통을 다 마셔볼 기회를 갖기는 어려울 듯하고.. 보는 것만이라도..

그런데 사진을 찍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과연 사진속에 있는 그림이 몇년, 누구의 작품인지를 알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더군다나 샤또 무통 로칠드 사진을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그런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데서야.. (아, 블로거의 업보여! OTL)

열심히 인터넷을 뒤진 후에 샤또 무통 로칠드의 레이블 속 작품에 대해 소개한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 http://www.theartistlabels.com/mouton/1945.html). 1945년부터 2004년까지가 모두 소개돼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사진속에서 빈티지를 읽은후 사이트에서 되찾아 보는 약간의 노가다가 필요했다..-_-) 찾다보니 현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1973년의 피카소 레이블은 워낙 유명하고 앤디 워홀을 비롯해 이름을 알만한 작가들도 있었지만 첨 들어보는 생소한 작가들도 꽤나 많았다.

자, 이제 샤또 무통 로칠드의 레이블을 감상할 시간! (왼쪽부터)


The 1974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Robert Motherwell  (미국/초현실주의)
The 1976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Pierre Soulages  (프랑스/추상파)
The 1975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Andy Warhol (미국/유명한..)



The 1995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Antoni Tàpies (스페인/현대미술의 거장)
The 1994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Karel Appel (네델란드)
The 1993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Balthus (프랑스/초현실주의)


The 1977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Tribute to the Queen (영국여왕에 헌정)
The 1978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Jean-Paul Riopelle (캐나다/화가,조각가)

The 1979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Hisao Domoto

The 1980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Hans Hartung (프랑스 추상화가)
The 1981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Arman 



The 1992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Per Kirkeby (덴마크)

The 1991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Setsuko
The 1990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Francis Bacon (아일랜드태생의 영국화가)
The 1973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Pablo Picasso (그 유명한!!)




The 1988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Keith Haring (미국)
The 1987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Hans Erni (스위스)
The 1992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Per Kirkeby (덴마크)
The 1985 Chateau Mouton Rothschild Label by: Paul Delvaux (벨기에)


덧)) 1. 자 이제 감상은 끝이 났습니다. 저 많은 무통을 언제나 다 마셔 볼까요? 또 다른 5대 샤또는.. 또 언제나.. (계라도 들어야 하는건지..) 어쨌든 어렵사리 포스트 정리 하면서 마음 속 다짐을 하나 해봅니다. 해가 바뀌기 전에 샤또 무통 로칠드 시음 기회를 가져봐야 겠다구요.. 혹시 함께 드시고 싶으신분?! ^^ 

     2. 지난 일요일에 찍어서 포스트 올리기까지 어언 일주일 가까이 걸렸네요.. -_-

     3.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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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jpod.tistory.com BlogIcon j 2008.10.24 18:50 ADDR 수정/삭제 답글

    97,8,9,00 레이블이 유머러스하네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10.27 12:40 수정/삭제

      벌써 다 구경하셨군요^^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08.10.25 21:59 ADDR 수정/삭제 답글

    저요! 손 번쩍 들고 -_-;;

    음, 꽤 유명한 작가도.. 유명하지 않지만 나름의 색이 있을꺼라 생각되는 작가들도 있네요. (제가 모르는 작가라고 유명하지 않다 하는건 이 뭘까요 ㅋㅋ;;)
    포스팅하느라 힘드셨겠따는 개인적인 소견과 함께..

    지선님의 박식한 와인이야기에 와인 이제 두어잔 마셔본 초보로서 박수 막 치고 갑니다^^
    즐겁고 편안한 주말되세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10.27 12:41 수정/삭제

      명이님, 무통까지는 아니더라도 조만간 와인한잔.. 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