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내가...

맛보기 2007.09.04 20:58
세상일에 "만일에.."라는 가정은 소용이 없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서 내가 만약 그랬더라면 하는 가정을 품어 보는 것은 밥통에 애매하게 남은 밥한덩이처럼 미련 한자락 남은 것을 처치하지 못하는 때문일게다. 그렇지만 우리는 종종, '내가 만일..'하는 가정을 종종 하곤한다. 바보 같아 보일 지라도 또 그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니 말이다.

요즘 내가 '만약에 내가..'하며 과거를 되짚어 가정을 해보는 단골 메뉴가 있다. 그것은, 만약에 내가 계속 나의 첫번째 회사인 드림을 하고 있다면.. 하는 가정이다.

96년 (어린 나이에, 멋모르고) 창업을 했던 나는 죽기 살기로 정말 열심히 일했고, 회사의 성장을  그에 대한 댓가로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내 스스로 지쳐 유학을 핑계로 내가 창업한 회사를 떠났다. 물론 그만 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그 당시 나는 드림의 미래 전망을 명확하게 그려내지 못한다고 스스로 생각했었다.

여유가 없어서 그랬을 수도 있고, 혹은 능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지속적으로 빠른 성장을 거둔 회사의 미래 전망을, 직원들이 내게 보여 달라고 졸라대었던 회사와 그들 미래의 '비전'을 나는 명확하게 그려 보여 줄 수가 없었다.

드림의 비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드림을 떠나기 몇 달전쯤 드림 전체 직원이 워크샵에 가서 우리의 10년 비전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Dream Communications Group, 즉 DCG라는 종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비전을 그려 내었다. 하지만 드림의 CEO였던 내게 DCG의 비전은 너무 막막하고 중간 다리가 보이지 않는 동떨어진 섬이었다. 물론 그 비전은 드리머들과 함께 길을 찾아 나섰더라면 그런대로 찾아 질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급했던 나는 결국 중도 하차라는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내가 '만일 아직도..'라는 가정을 되뇌이는 것은, 흔히 사람들이 하는 식의 미련 때문은 아니다. 최근들어 홍보대행사에 계신 분들이나 혹은 기업 홍보 담당들을 종종 만나게 되면서 나는 5년전으로 돌아가 드림의 비전을 찾아 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만약 내가 다시 그때의 드림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당장 IT 전문인력으로 팀을 구성할 것이다. 그리고 우선 기업의 홈페이지 작업을 전문 컨텐츠 팀과 결합해서 구축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체계를 정립했을 것이다. 반드시 홈페이지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기업이 가진 컨텐츠를 IT를 활용해 보다 많은 잠재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일에 관심을 쏟았을 것이다. 결국은 홍보에 어떻게 인터넷과 IT를 접목할 것인가에서 답을 구하려 할 것이다.

최근들어 웹2.0시대의 홍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의미로 PR2.0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는데 결국 그렇게 발전하면 그 회사는 PR2.0 회사로 성장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이름도 생소한 PR2.0에 대해서 기업체 홍보 담당을 대상으로 설명하면서, 홍보대행사 팀장급 대상으로 논의를 발전시키면서 나는 10년전 내가 시작했던 일이 오늘에 녹아있음을 발견한다.

회사의 이름은 바뀌었다. 하지만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10년을 몸담았던 신문사에서의 내 흔적과 드림에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민했던 그 노력들이 미디어U의 PR 2.0 서비스에 담겨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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