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 3.0 (5) 벤처기업에게 투자유치가 갖는 의미

맛보기 2007.09.02 16:20

99년, 소위 인터넷 붐이 시작된 이후 테헤란로의 인터넷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투자 유치를 발표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보통 1주당 액면가 5천원의 주식이 열배, 혹은 백배의 배수로 투자 유치를 받았던 것. 단순한 붐을 넘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곤 했었다.

당시 주로 인터넷 벤처 기업들의 '홍보'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테헤란 밸리에서 일했던 나로서는 '투자 유치' 발표는 흡사 성형수술과 마찬가지로 벤처기업들의 얼굴을 바꾸어 놓는 예를 자주 목격하곤 했다. 우선, 투자유치를 하면 CEO의 목이 뻣뻣해진다. 머리 숙여 인사하는 법을 잊어 버린 듯하다. 물론 좋게 얘기하자면 당당해지고 자신만만해진다. 그 다음은, 시계나 양복이 바뀌고, 또 자동차도 바뀐다.

물론 자랑할 만한 일이다. 우선, 기업이 높은 배수로 투자를 받았던 것은 향후 성장 가치를 인정받았던 의미일테니 당연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인터넷 열풍이 불 당시는 조만간 기업을 공개한다는 전제하에 (실제로 투자 계약서에 몇년 이내 IPO를 한다는 조항이 붙는 경우도 흔했다) 기업 공개후 가치 평가를 염두에 둔 프리미엄까지 겹쳐 더욱 높은 배수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투자 받는 것 자체가 곧 있을 기업공개에서 주가가 급상승할 것이라는 예측과도 연결이 되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투자 유치는 곧 '벤처기업의 대박'을 의미하는 것일까?
사실 그렇지 않다. 과열양상이 뜨거웠던 만큼 거품이 꺼질때의 혹독함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투자를 받고 결국 회사의 문을 닫는 경우도 허다했다. 물론 돈을 쌓아 놓고 묻지마 투자를 했던 투자회사들도 사라지는 경우도 많이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기업, 소위 벤처기업에 투자 유치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업 초기의 벤처기업일수록 조금은 안정적으로 원래의 사업 모델을 추진해 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항상 '먹고 사는 문제'가 걱정인 초기 벤처기업에서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투자와 기술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꿈같은 얘기가 아닐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 간과하는 것이 있다. 투자 유치란, 지분을 파는 것이므로 주주구성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변화하는 것이다. 만약 투자 유치를 통해 최대지분율을 가진 주주가 바뀌었다면, 그것은 벤처기업 경영자들의 경영권에 큰 변화가 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늘 변화가 뒤따른다. 그리고 변화는 필요하다. 투자유치는 당연히 긍정적인 변화이고 회사를 키우고 살찌우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성장하면 그 만큼 다른 숙제들이 등장하고 그것을 잘 풀어내야 그 다음 단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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