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속에도 태양은 떠있을까?

생각하기 2011.06.29 18:14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습니다. 동호대교에서 운전중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는 느낌이 좋았는데 도로에서 움직이며 찍을 수밖에 없었고 아이폰의 한계도 있어서 그닥 좋은 사진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소비재 브랜드 마케터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고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장단을 맞추었다. "소비자들이 마트를 한바퀴 도는 사이에 우리의 성적표는 결정됩니다. 매일 매일 전장터에서 매월 성적표에 따라 싫은 소리 듣고 인센티브와 연계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엄두도 못냅니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있으며 이제 기업들도 직접 소통채널을 만들어 어쩌구 저쩌구.. 미팅 내내 내가 떠들어 댔던 '공부 열심히 하면 시험 잘본다'는 소리는 시험 문제를 쪽집게 처럼 집어 주기를 바라는 그에게는 먼나라 얘기로만 들리는 듯했다.
미팅을 마무리 지으며 그래도 내 걱정을 해주었다. 상황이 이럴진데, '기업들을 설득하는게 쉽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왠지 나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 문득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랄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고 더 힘주어 얘기하고 싶었으나 무난한 마무리 인사로 미팅을 끝내었다.

* 얼마전 '온라인 바이럴 업무' 관련 RFP를 받고, 짜치게 알바써서 댓글다는 따위 하지 말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관계관리 하자고 제안을 해서, 그 계약을 땄다. 물론 결정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를 선택한 담당 부서에서는 사내 다른 부서의 사람들에게 한소리 들었다고 한다. '좋은 얘기지만, 그게 가능키나 하냐'는 반문. 참 쉽지 않은 결정이고, 어쨌든 설득한 우리의 제안에 뿌듯해할 여유도 없이 긴장감이 몰려 온다. 블로그 포스트, 댓글 하나 하나가 '비용'으로 환산되는 소위, 바이럴 세계에 진정성을 담은 소통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

* 예전 홍보대행사를 하던 시절 우리 고객이었던 사장님을 십여년 만에 다시 뵙게 되었다. 생활용품 업체를 하고 계셨고 홍보는 대부분 포탈 검색광고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했다. "검색광고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효과도 없구요, 검색어 비딩금액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월 수천만원씩 쏟아 붓고 있는데 결국 네00 좋은 일만 시키는 것같구요. 소비자들도 이제 광고라는 것을 다 알아서 예전만큼 효과도 없습니다." 그 분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민하시게 된 계기라며 말씀해주셨다. 

그야말로 중소기업에는 별다른 광고 툴이 마땅치 않아 놓지 못하고 있는 끈이 검색광고 였는데, 과감하게 대폭 줄이고 소셜에서 승부를 보고 싶으시다는 얘기에 나는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 드리고 있었다. 참, 쉽지 않은 결정인데... 그만큼 소셜의 흐름이 번져가고 있다는 느낌이 온 몸에 전해졌다. 

* 저혈압인 나는 흐린날, 비오는 날은 몸과 마음이 가라앉는다. 심한 경우엔 이유없이 아프기도 하다. 오늘 하루종일, 비오는 것을 보면서 가라앉는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일을 했는데, 문득, 그래도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먹구름 속에도 한줄기빛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 저혈압에는 고기가 좋다는데...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면 혈압이 좀 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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