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비저너리(Visionary), 손정의 회장을 좋아하는 이유

생각하기 2011.06.20 18:23

누군가 당신에게 향후 30년의 꿈을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300년의 비전을 얘기하라고 할때,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혹은, 누군가 자신의 향후 30년 비전을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얘기할 것인가? 주변에서 과연 그런 사람을 본 적이나 있는가?

나는 오늘 그런 사람을 보았고 그의 30년 비전에 더위를 식혀줄 빗줄기라도 맞은듯 시원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오늘 정말로 오랫만에 기자간담회에 참석을 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한국에서 11년 만에 갖는 기자 간담회였다. 비록 기자는 아니지만 간담회에 가게 된 것은 존경하는 기업가이며 트위터 트친(일방적인 팔로잉이긴 하지만)인 손정의 회장이 말하는 향후 30년의 비전을 직접 듣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였다.

손정의 회장의 창업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후 고작 두 명뿐인 직원 앞에서 귤궤짝에 올라서 그가 믿는 IT 기술 혁명이 이루어낼 미래와 소프트뱅크는 그 혁명을 이끌어가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던 에피소드는 신생기업의 꿈과 열정을 얘기할때 단골로 등장한다. 그 당시 손회장의 앞에 있었던 직원은 곧 소프트뱅크를 떠났지만, 그 연설은 손정의 회장의 가슴에 남아 지난 30여년 소프트뱅크를 키우는 나침반이 되고 지도가 되었다. 그렇게 소프트뱅크는 30년간 전세계적으로 800여개 회사에 투자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는 세번째로 순익이 높은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창업 30년 시점에서 손정의 회장은 다시 한번, 이번에는 귤궤짝 보다는 좀 더 잘 갖춰진 무대에서, 향후 자신과 소프트뱅크의 길을 밝혀줄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30년간 IT 혁명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소프트뱅크를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 30년, 그리고 또 30년을 넘어서 300년간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를 이끌어갈 믿음은 과연 무엇인가? 손정의 회장은 그것을 '정보기술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이라고 정의 했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향후 30년의 비전을 세울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보니 결국 사람들은 외로워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가족, 친구들과 같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발견이 소프트뱅크의 비전에 녹아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30년간, 혹은 300년간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며,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그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에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30년간의 비전에서, 구체적으로 소프트뱅크가 해야할 일들은, 물론 지속적으로 IT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될 것이다. 손회장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일본 지진 사태를 겪으면서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를 생각하게 됐는데, 이는 소프트뱅크가 나아가는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번 일로 인해 '전기가 없이는 IT 산업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손정의 회장은 '정보기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다소 장황하고 감상적으로 보이는 비전에 대한 전략에 대해 '전략적 시너지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많은 기업들의 "동지적인 결합을 통해 정보혁명을 이뤄가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전을 주도해온 월드와이드웹에서는 한 두대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수퍼 컴퓨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웹서버가 서로 수평적으로 연결구조를 가지며 변화 발전한다. 지구의 생명체도 위대한 한 두개의 개체를 중심으로 발전했다기 보다는 자기 진화를 하면서 발전한 각 계체간의 유기적인 결합과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왔다. 이런 수평적인, 분산화된 발전 모델이 소프트뱅크가 지향하는 변화 발전의 모델이라고 제시했다.  

누구든지 앞으로 30년을 점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향후 30년의 비전'은 자칫 공허하고 허울좋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의 30년 계획은 상당히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오늘 손정의 회장의 현재가, 바로 그가 열아홉에 세운 '인생 50년 계획'을 이뤄가는 끊없는 열정의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열아홉에 이런 결심을 했다고 한다. 20대에는 세상에 알려지고, 30대에는 운영자금을 마련하며 40대에는 큰 승부를 걸고 50대에는 어느 정도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 하겠다는 것이 그의 인생 계획이었다. 20대에 회사를 차리고 30대에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40대에 일본에서 보다폰을 인수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어 수년간의 적자의 시간들을 견딜 만큼의 '모험'을 감행했고 50대에 비로서 그 모험이 안정기에 들어선 그의 현재가 열아홉에 세운 계획 안에 들어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없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오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저렇게 담대한 꿈을 꾸는 기업가가 없을까.. 생각했다. 비단, 큰 일을 하는 기업가가 아니라도 그렇다. 왜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나침반이 되고 지도가 되는 비전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그것을 스스로 가슴에 새기려 하지 못하는 것일까. 손정의 회장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비전을 가다듬어 보기로 했다. 꼭 그것이 소프트뱅크처럼 거대한 기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나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정도는 느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