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다는 것의 의미

책읽기 2010.05.25 19:02


어쩌다보니 이런 저런 계기로 강의 요청을 많이 받는다. 강의를 하면서 홍보 담당자이거나 사업 하시는 분들이거나 혹은 학생등 다양한 계층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때로는 블로그에 대해서, 트위터에 대해서 소셜미디어에 대해서,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대화를 나눈다.

강의를 한다는 것은, 정의로는, '가르치는' 위치이지만 내가 강의를 할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은, 강의를 통해 내가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때론 머리속으로 어수선한 개념들이 강의를 하며 체화되어 반죽 잘된 빵을 빚어내기도 하고 때론 내 경험담에 바탕을 둔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 하면서,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스피릿(Spirit)을 되찾기도 한다.

또한 강의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강의는 일종의 퍼포먼스(performance)이어서 강의를 듣는 관객들에 따라 신명이 나기도 하고, 때론 강의하는 것 자체가 지극히 힘들고 피곤하기도 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관심어린 표정을 지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표정과 눈 빛이 없다면 나는 준비한 파워포인트에서 눈길을 뗄수가 없어지고 나조차도 지루한 강의시간을 어떻게 메울지 걱정스러울 때도 있다.

어제는 대구경영자독서모임(DMRS)에 초대를 받아 강의를 했다. DMRS는 대구지역의 경영자, 전문직에 계신 분들이 모여서 매달 2권의 책을 읽고 책의 저자를 초청해 강의를 듣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책의 내용을 저자를 통해 직접 듣는다는 발상도 좋았다.

2개월 전에 초청을 받아 한동안 잊고 지내다 드디어 어제, 태어나서 처음으로 KTX 타고 (서울 촌눔 -_-) 대구로 향했다. 60여명이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평균연령은 여느 강의실 보다 조금 높은 듯했지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빛을 조명삼아 나도 차분히 내 얘기들을 풀어갈 수 있었다.

한달에 두권의 책을 읽기란 쉽지는 않다. 나는 트렌드를 쫓아 가기 위해 가능하면 책을 사고,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예의 그 기자적 버릇이 남아 있어 쭈욱 훑어 보고 대략 요약해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책을 읽는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런데 이 모임은 책을 읽고 저자와 만나는 기회를 꾸준히 갖는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강의에 비해 질문이 많지는 않았다. 내 강의를 통해 블로그의 구조를 처음 알았다는 분들도 많을 만큼 블로그가 아직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인 듯했다.

대구까지의 거리만큼 물리적으로 힘은 들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의 눈빛에서, 말 한마디에서 따뜻함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