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TV는 언론인가?

맛보기 2006. 12. 23. 00:06

판도라 TV에서 가해자가 찍은 동영상으로 보이는 여중생 집단 폭행 동영상을 올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

 

블로그스피어에서 일었던 쟁점은 우선, 충격적인 동영상 내용에 있다. 이 부분은 전통 미디어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슈화하는 과정에서 공론화 되어 가해자들이 사법처리를 받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자이크 처리는 했다고 하더라도 이 동영상의 파문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채 동영상을 올린 것에 대해 판도라 TV에 질책을 가하고 있다. 기자 생활을 한 경험도 있고 현재 직업도 미디어에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지라 나는 과연 사용자들의 동영상 컨텐츠를 배포하는 플랫폼으로서 판도라 TV가 기존 언론의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가까이 있는 방송 기자에게 물었다. 만약 방송사에서 이같은 제보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고. 물론 방송사는 동영상 UCC 사이트와는 역할 규정 자체가 다르기는 하지만 말이다. 답은, 일단 실제 주인공들을 찾아 내용을 취재한 후에 재구성해서 기사화 했을 것이다였다. 재구성은 현재 네티즌들이 판도라 TV에 대해 질책을 가하는 사생활 보호의 측면, 사실 진위 여부의 확인 등등 공공적으로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과정이 될 것이므로, 분명 이 사실이 판도라 TV를 통해 배포되지 않고 방송사를 통해 보도 되었다면 네티즌들의 우려는 다소 누그러진채 이 문제의 본질에 주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분명 판도라 TV는 미디어가 갖는 언론의 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질책을 감수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이제까지 판도라 TV가 언론으로 분류되었나하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분명 우리는 언론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었지만,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소위 웹2.0이라는 변화의 물결이 언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고심하느라 아마 신문사나 방송사의 고위층에서는 밤잠을 못이룰런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어떤 대책을 세워, 향후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UCC 컨텐츠로 채워지는 현재 미디어 2.0의 아직은 부족한 모습에서 다소 안도의 숨을 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많은 네티즌들이 판도라 TV에 질책하는 것을 보면서, 동영상 UCC 사이트들이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느꼈다. 논리적인 추론이 아니라 느낌이다.

 

아직은 UCC, 그리고 이들을 품고 미디어 2.0으로 향해 가는 인터넷 서비스들은 그동안 언론이 쌓아온 신뢰도를 따라 가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그 거리 좁히기가 점점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의무로 다가오고 있어 해결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노력할 것이다.

 

방송사들에서는 부쩍 기자들이 리포트에 자주 등장하여, 시청자들과에게 신뢰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켜내기에는 UCC의 잠재력이 크다.

 

이번 경우만 하더라도 어쨌든 기존 개념의 특종은 판도라 TV가 잡은 셈이니 말이다.

 

앞으로 기존 미디어 1.0 대 새로운 체계의 미디어 2.0 군이 벌이는 경쟁이 어떤 구도로 진행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나는 머리는 미디어1.0 진영에 있으나 마음은 미디어 2.0에 빼앗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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