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 'Kogi'의 LA 성공 스토리

산에오르기 2009. 10. 13. 10:43
LA에는 한국인 커뮤니티가 상당히 폭넓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LA의 코리아타운은 규모도 클 뿐더러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죠. 한국 커뮤니티가 커지면서 한국 음식이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입니다. 
그런 만큼 LA에는 유명한 한국 식당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최근들어 LA에서 가장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한국 식당(?) 가운데 하나가 바로 'Kogi'입니다. 


코기(Kogi)는 트럭을 개조해 만든 '이동식 식당'입니다. 트럭으로 이곳 저곳 다니면서 메인 메뉴인 '코기'를 팝니다. 코기는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한국음식'은 아닙니다. 또티아에 불고기 양념을 기초로 다양한 양념의 불고기를 싸서 먹는 멕시컨에 가깝죠. 말하자면 Korean Mexican Fusion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코기를 '가장 LA다운' 퓨전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이 간단한 메뉴로 코기는 LA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코기가 성공을 하자 '칼비(calbee)', '불고기(bullkogi)등 비슷한 류의 트럭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코기는 LA 타임즈를 비롯해서 많은 미디어에서 성공 스토리를 다루곤 했었는데요.. 이번에 코기의 CEO인 로이 최(Roy Choi)를 만날 기회가 있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는데 LA의 entrepreneur인 로이 최를 만난다는 것 이외에도 비즈니스 포럼이 제가 공부했던 USC Marshall School of Business에서 열려서 다시 모교를 방문해볼 수 있었습니다. 


로이 최는 이날 강연에서 가장 커다란 성공은 "한국의 문화를 다른 많은 사람들과 나누게 된 점" 이라고 말했습니다. 코기는 현재 4대의 트럭(이동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대학가나 헐리웃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가서 타코를 팝니다. 주문을 받고 그 자리에서 만들어서 주기 때문에 줄이 쉽게 줄어들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트럭 주변에서 (코기의 냄새를 맡으며) 친구들과 유쾌한 담소를 나누고, 코기를 먹으며 행복해하고, 그런 즐거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강연후 Popovich Hall 앞에 코기 트럭이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네요. 저는 한시간쯤 기다리다가 결국 포기했지만 원래 미국 사람들 정말 줄 잘 섭니다. 친구들과 잡담해가며 꿋꿋이 줄서서 코기를 먹더군요.

코기는 알다시피 사업 초기부터 트위터나 플리커와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을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플리커에 계정을 만들어서 코기를 만드는 사람들의 즐거운 미소와 코기를 먹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을 잘 간직해 두었고 트위터를 통해서는 그날 그날 이동트럭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를 나누는데 활용을 해왔죠. 이런 첨단 웹환경이 코기의 성공과 브랜딩에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로이 최의 설명이었습니다.


이 분이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로이 최입니다. 사실 코기의 경쟁력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맛'인데요.. 이분은 힐튼 호텔 주방장 출신입니다. 이민간 한국인 부모에게 태어난 전형적인 2세대이구요..  

코기의 성공 스토리 만큼 이 분의 인생 스토리도 재미있습니다. 로이 최는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하며 한국의 맛을 전파시킬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얘기하면서도 "한국 부모들은 자신의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투영하는 경향이 있다. 무한한 관심과 애정에 감사하면서도 때로는 부모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할 용기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대학때까지 부모님이 원하는 방향대로 삶을 살아왔던 로이 최는 25세에 다니던 로스쿨을 때려치고 나와 뉴욕으로 건너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요리를 배운 것이지요. 변호사의 길이 아닌 요리사의 길! 분명 한국 부모들에게는 마땅찮은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선택하는 용기를 가졌고 결국 자신의 요리 솜씨로 글로벌 도시 LA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강연 내내 "얼마나 벌것인가"를 생각하기 보다 "뭔가 세상에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를 늘 되새겨본다고 얘기한 로이 최의 한마디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기회였던 것같습니다.

다음에 LA를 가면 꼭 코기 맛을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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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009.10.14 10:48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10.14 12:38 신고 수정/삭제

      죄송합니다만.. 그냥 제 블로그에 간직하고 싶군요.

  •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montreal florist 2009.10.22 01:26 ADDR 수정/삭제 답글

    한국에는 레스토랑으로 체인점을 열어도 잘 되겠어여

  • afterdDIGITAL 2009.11.25 23:49 ADDR 수정/삭제 답글

    90년대 중반에 New Haven에 자리한 Yale대학 병원 앞에도 저런 트럭에서 즉석 볶음밥을 해서 테이크아웃을 해주는 한국분이 계셨어요.
    어머님이 도와주시고 젊은 청년분이 요리를 했죠.

    미국인들의 취향에 따라 들어갈 야채를 고르게 하고 그 자리에서
    볶아서 담아주는데 병원 스탭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았어요.

    그 분이 그렇게 몇년하고는 그 차를 세우고 영업하던 길가의 상점들을 사들이는 수완을 발휘했었는데^^ 한국식 음식을 현지화 한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음식의 재료를 고르거나 오더하는 컬쳐를 이용해
    성공하는 것을 보고는 문화적 작은 차이를 접목하며
    본질적 가치는 훼손시키지 않는 고민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때 그 철판위에서 볶음밥을 하던 청년 요리사도 자신의 열정과
    고민의 자세를 갖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는데 포스트의
    사진을 보던 중 생각이 나서 말씀 드렸습니다.^^

  • Favicon of http://www.roulettesystem.cc BlogIcon roulette system 2010.08.10 05:19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