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세상을 바꾸다 (Naked Conversation)>을 읽고

맛보기 2006. 12. 18. 13:07

10월 14일, 태터툴즈를 통해 블로그스피어에 재진입한 이후 블로그가 가져올 미래에 대한 생각은 내 머리속에서 늘 on-air 상태였다. 그 때부터 '블로그'란 단어는 지나치지를 못했다. 책이나 다른 사람의 글들에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배우려 노력했고 내가 가진 판단이 과연 맞는지 확인하려 노력했다.

그런 관심으로 하여 1판 1쇄 발행일이 12월 15일로 적힌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를 14일 영풍문고에서 진열도 채 되기 전에 구했다. 이 책은 미국내 유명한 파워 블로거로 손꼽히는 로버트 스코블, 셸 이스라엘이 함께 지은 <Naked Conversation>의 역서로 블로그가 단순히 개인의 생각과 경험을 표현하는 수단을 넘어서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 그리고 세상 곳곳의 대화하는 방식을 바꿀것이라 믿는, 말하자면 '블로그 교도'들의 복음서이다.  

확신에 찬 블로그 신봉자들의 주장은 힘이 있다. 그리고 그것을 논리만으로가 아닌,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례를 통해 어떻게 한 기업이 블로그를 활용해서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고 있는지, 어떻게 영국의 재단사가 블로그를 알게 되고 열심히 블로깅을 하면서 비즈니스적인 성공을 거두었는지, 혹은, 한 기업이 블로그의 실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옳지 않은 블로그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어떤 낭패를 보았는지에 대해 실례로 보여준다. 특히 앞부분에 소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블로그라 할 수 있는 채널9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내부 직원들의 블로깅 노력이 어떻게 MS의 기업 이미지를 변화 시켰는지에 대한 얘기는 감동을 느낄 만큼 설득력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혁명기의 가장 성공한 기업의 하나로 손꼽히지만, 가장 '앤티(Anti)"가 많은 회사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빌 게이츠 회장(이제는 은퇴했지만)의 이미지는, 일부 비저너리로서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부자'이거나, '사용자들의 발목을 잡으며, 때론 경쟁사의 아이디어를 도용하고, 시장 지배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악덕기업의 수장'이라는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직원들의 블로깅 노력으로 이러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미지가 대단히 누그러지고, 많은 사용자들이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것은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직원들의 일을 향한 열정이나, 고객을 위한 고민들이 솔직 담백하게 블로그에 노출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책의 강점은 아주 다양한 블로깅 사례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얼마전 내가 읽고 블로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던 <블로그 마케팅: 홍대리가 블로그를 만든 까닭은?>이라는 책과 비교할때 가장 두드러진 측면이 풍부한 사례에 있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두 책은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입소문이 마케팅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인이며 블로그는 입소문의 가장 강력한 툴이라는 점, 현재 일반인들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실제 블로그를 통해 이전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들과 원활하게 대화를 나누며, 그것이 기업 경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블로그의 의미를 무시하거나, 아주 일상적으로 접근해 큰 낭패를 본 사례도 많다는 점등등은 두 책 모두 강조하고 있는 측면이다.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는 좀 더 블로거의 입장에서, 그 사례들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블로그 마케팅>은 좀더 기업에 주는 메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블로그 전략에 꼭 필요한 포인트들을 쉽게 정리해 놓았다는 각각의 강점이 있다.

또 한가지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에서 관심을 끌었던 것은, 블로그와 그것을 수용하는 사회의 문화의 관점을 잘 지적했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왜 IT 기술면에서는 독일이 프랑스 보다 더 발전했다고 할수 있지만 블로그 활용도는 프랑스가 독일 보다 높은지, 왜 아시아에서 블로그 열기가 드높은지, 왜 중국에는 기업 블로그가 적은지, 왜 일본 사람들이 블로그에 몰입하는지에 대해 그 이유를 블로그 수용 문화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의 블로그 커뮤니티를 발전시킬 모델을 찾아냄에 있어서도 우리 사회의 인식과 문화를 반드시 고려해야한다는 좋은 시사점을 주었다.

블로그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남들에게 물어보기 보다 한번에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이미 블로깅에 대해 이해가 깊은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는 아닌 듯하다. 또 한가지, 너무 급하게 번역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는 불만은 있었다. 곳곳에서 원문을 확인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거나, 번역체의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2, 3번 우리 글을 다시 읽어야 하는 불편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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