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 안찌는 몸 만들기

산에오르기 2009.08.16 21:20
이 포스트는 주말동안 읽은 '평생 살 안찌는 몸만들기' 서평이다.

책 얘기에 들어가기 전에 잡담부터 시작하자면 우리 세대는 균형잡힌 사고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자란 세대였다. 뜬금없는 얘기일지 모른다. 굳이 세상의 가치를 흑과 백으로 갈라 뭔가 '다수의 선'이라고 여겨지는 것을 개인의 가치관으로 강요받고 자랐다고나 할까. 그 한가지 예로 몸과 정신에 있어서 지나치게 '정신적인 가치'에 방점을 찍으며 살도록 교육 받았다. (적어도 내 기억속에는 그렇다)

이념, 혹은 정신적 가치를 위해서는 물질적인 가치를 가차 없이 희생하도록 강요 받았다고 느껴진다. 대학교때는 자신의 현실적인 안위나 물질적인 가치를 내팽개치고 대의를 위해 '운동(=사회운동)' 하는 것이 멋지고 용기있는 행동인 것처럼 느껴졌다. 물질적인 가치, 즉 돈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뭔가 대의 명분, 명예를 쫓는 일이 훨씬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가르침을 받았다. 꼭 누군가 강요한 사람은 없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랬다는 것이다.

어쨌든, 시대의 분위가 그러했기 때문인지, 혹은 내 스스로가 태어나기를 '몸'으로 하는 것보다는 '정신'으로 뭔가 하는 것이 더 체질에 맞았던지 모르지만 내 삶도 이런 가르침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대학때 돌던질 용기와 체력도 갖추지 못해 시위의 대열에 끼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내 삶에서도 명분이 중요하고, 돈보다는 '쿨~하고 멋지게', 그리고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내가 요즘 남모를 고민이 하나 생겼다. 사실 '남모를' 고민은 아니다. 요즘들어 늘 입버릇처럼 '뱃살 때문에 고민이다'를 되뇌이니 말이다. 뱃살이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몸무게가 는다거나 혹은 예전에는 있었던 허리라인이 점점 사라진다는 정도의 고민은 아니다. 내가 이나이에 뱃살을 뺀다고 뭔가 대단히 달라진다는 기대를 하겠는가 말이다. '뱃살'이 늘어난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은, 매일 저녁마다 하루를 정신없이 보낸 후 허전한 피로뒤에 밀려오는 식욕을 내가 제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이다. 일주일에 며칠은 술자리로 채워지고, 그렇지 않을때는 10시, 11시 허전함을 (사실은 정신이 피곤한 것인데) 먹을 것으로 달랜다. 그러니 살도 찔수밖에 없겠지만, 불어나는 살보다도 식욕을 참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좌절감(?)이 더욱 나를 주눅들게 한다.

'평생 살 안찌는 몸 만들기'를 읽게 된 것도 불어나는 뱃살에 대해서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책은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했던 한의사 선생님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살이 찌는 원인' 분석부터 차근하게 해준다. '밤늦게 많이 먹어서도 아니고, 운동을 안해서도 아니고 살이 찌는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이다'라는게 신현대 선생님의 비만에 대한 분석인데,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비만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체질 성형'이라는 23일간의 절식요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정말 해보고 싶다. 기회만 된다면... 23일간 내가 온전히 내 몸의 체질을 바꾸기 위해 집중하고 노력할 수 있을지... 

내 몸은 지금까지, 적어도 내가 자유의지를 가지고 살아온 20살 이후 줄곧 나의 정신을 위해 봉사해왔다. 사람들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거의 매일밤 술을 마셔댔던 '기자생활'을 위해서 위와 간이 엄청나게 고생을 해왔고, 그 이후로 조금 피곤하고 힘이 들어도 일을 위해서, 뭔가를 위해서 내 정신이 시키는 대로 혹사당했다. 내 몸을 돌보는 것은 고작, 몸이 견디다 못해 S.O.S를 보낼 때 몸살을 앓아대며 쉬게 하는 것이 고작 아니었을까. 한두달 하다 말다 하는 운동을 시작한것도 지난해 다소 심각했던 병원 진단 때문이었을 뿐, 몸을 돌보는데 너무나 무심했다.

요즘은 부쩍 '장수시대'에 대한 경고를 많이 듣게 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40대 여성의 평균수명이 75세라고 한다면 이 평균수명에는 지금까지 사고로 질병으로 세상을 떠난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작 지금까지 살아 남은 '우리들'은 75세 이상을 살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 만약 내가 60세까지 살아있다면 같은 이유로 더 오래 살 것이라는 사실. 결국 100살까지 살아야만하는 그런 시대가 내게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이렇게 내 몸을 홀대하고, 아끼지않으면서, 과연 노년은 어떻게 보낼까 생각을 하면 순간 아찔해지도 한다. 내 어린시절 교육 - '몸' 보다는 '정신'이 우선이라는 -으로 인한 습성에서 이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이제라도 내 몸이 내게 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일 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제안하는 '체질성형'을 꼭 언젠가는, 올해가 가기 전에 해보리라... 결심해본다. 


설정

트랙백

댓글

  • Favicon of http://acando.kr BlogIcon 격물치지 2009.08.16 2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그 허전함을 달래려 한병 두병 먹기시작한 막걸리가... 이제는... 거의 주 식이 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이제 슬슬 마라톤을 준비하며 몸을 만들 계획입니다. ^^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8.17 09:31 신고 수정/삭제

      마라톤이라.. 좋은 생각이셔요!

  • Favicon of http://blog.naver.com/ddspgb BlogIcon 큰머리아저씨 2009.08.16 23:13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떻게 해서든지 살을 안 쪄볼려고 해도 작심삼일이니 특히 늦게 자는 나에게는 이런 책을 몇 십권읽은듯 무엇하리...한숨

    그래도 이번에 한번 읽고 실천해볼까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8.17 09:32 신고 수정/삭제

      우리는 이제 몸을 돌봐야한다는 얘기였습니다.

  • Favicon of http://trainerkang.com BlogIcon 트레이너강 2009.08.17 07:07 ADDR 수정/삭제 답글

    어제 서점갔다가 살까 말까 하다가 다른걸 샀는데..^^; 사서 봐야겠습니다.^^ 한주의 시작입니다.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주 되세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8.17 09:33 신고 수정/삭제

      강트레이너님이야 그런 걱정 없으시잖아요^^

  • Favicon of http://blog.naver.com/closeme2 BlogIcon 통화남녀 2009.08.17 09:54 ADDR 수정/삭제 답글

    나이키플러스의 10K 휴먼레이스 올해도 하는데,
    한번 참가해보심이 어떨지요~
    작년에 해봤더니.. 운동에 동기부여가 팍팍 되더라구요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8.17 11:02 수정/삭제

      흑..달리기 시러해요 -_-

  • Favicon of http://blog.naver.com/jungjk66 BlogIcon Optimum 2009.08.26 14:04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지선 선생님!

    한국리더십센터에서 블로그 강연 수강 중인 정준규입니다.
    저도 약 30년간 실패했던 체중조절을 4-5년전에 드디어 성공했는데, 제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런 경험 중 하나입니다.
    체중조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식, 운동(유산소 및 근력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마음의 평화(평정심)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쉬운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나 실천하지 않으면서 열매를 얻으려한다면 그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8.26 14:09 신고 수정/삭제

      아 정말 부럽슴다... 제게 젤루 부족한 것이 마음의 평화일듯싶습니다..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