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블로그, 어디까지 가봤니?" - 공공기관 블로그 운영 현황 정리

맛보기 2009.07.27 15:55
"우리나라 정부부처에서 블로그 운영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블로그 관련 강의를 하면, 항상 내가 묻는 질문이다. 대답은 그때 그때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10개 내외라는 답이 가장 많다. 사실 정부부처의 블로그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 부처에서 보통 2개씩 운영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숫자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정부부처의 "대다수"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포인트이다.


현재 정부부처의 블로그들이 공동으로 '정책, 블로그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타이틀의 3천만 히트 블로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페이지를 보면 현재 정책 블로그는 40개라고 한다. 40개의 숫자나 3천만 히트 보다도 적어도 기업 보다 훨씬 '보수적'일 것처럼 보이는 정부부처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공식 블로그 운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국내 기업들의 공식 블로그 운영 비율은 얼마나 될까? 퍼센트를 말하는 것이 의미 없을 만큼 미미하지 않을까?)

시작은 '가이드'에 의해서

'공무원'들이 이렇게 적극 나서고 있는데는 분명 윗선의 드라이브가 있었을 것이다. 전해들어보니 놀랍게도 '블로그를 운영하라'는 가이드는 이전 정부에서 시작될 만큼 역사가 깊다. 다만, 이전에는 정책포탈(www.korea.kr)에 블로그 툴을 붙여 블로그를 만들도록 했기 때문에 꼭꼭 숨어 있었을(-_-) 뿐이다. 그 당시의 블로그 정책은 사실 조금 [단순 무식]했다. 공식 블로그 뿐아니라 국실단위로도 블로그 운영을 권장하며 블로그 숫자 늘리기에 힘썼다고 한다. 또한 블로그 포스트 숫자를 평가에 반영해 보통 월말이 되면 밀렸던 보도자료를 한번에 올리느라 바빴다는 후문도 전해 들었다.

어쨌든 다음 출신의 '민간인'이 국민소통 비서관 임무를 맡게 되면서 정책 블로그들도 네이버나 다음등의 포탈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속 정부부처의 블로그가 눈에 띄며 살짝 어색한 소통을 시작했다.
 
초기 방황기(?)를 거쳐 정착기를 향해

업무로 블로그 컨설팅을 하다보니 정부부처 블로그를 눈여겨 보게 되는데 솔직히 지난해말 부터 올해 초까지 만들어진 정부부처 블로그 가운데는 블로그라는 매체(혹은 툴)에 대한 이해 없이 모양만 갖춘 곳이 많았다. 컨텐츠 측면에서도 너무나 재미없는 보도자료나 기고문을 그대로 올리는가 하면 포스트에 달리는 댓글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 블로그로 뭘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잘 정리되지 않은 곳도 많았던 것같다.

정부부처가 정책포탈에 숨어있을 때는 몰랐으나 일반 포탈에서 운영되면서 블로거들 사이에서 이런 문제점들이 꾸준히 제기 되었다. (참고: 킬크로그님의 '공공기관 블로그 운영에 대한 몇가지 조언')  그 이후 정부 부처 블로그 가운데 정책 블로그의 대표격인 '정책공감'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정부부처 블로그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하고 교육 및 실태분석 등 정부부처 블로그의 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다.

꼭 어떤 프로그램의 힘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반적으로 정부 블로그들이 차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같다. 우선 컨텐츠의 퀄리티가 전체적으로 향상되었고 커뮤니케이션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몇몇 두각을 나타내는 인기 정부 블로그도 생겨났다. 지난 6월에 진행됐던 '비즈니스 블로그 서밋 2009'에서 사례 발표를 했던 국방부의 동고동락 블로그를 보면 '공식적인' 정보 보다는 '스토리'가 인기를 끄는 블로그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한 듯하다. (참고: 미도리님의 '국방부의 동고동락 블로그 멋져~') 국방부가 얘기해야하는 주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낚는" 것이 국방부 블로그 성공요인이라고 과감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이밖에도 장관님이 블로그 운영에 적극 나서기 때문인지 주제별로 블로그를 차별화하며 생활과 밀접한 얘기들을 잘 전달하는 농림수산식품부 블로그와 포스트를 올리면 다음뷰 베스트에 밥먹듯이 오르는 보건복지부 따스아리도 '성공한 정부 블로그'로 손꼽히고 있다.    

직접 소통의 힘

불과 1, 2년 전만 해도 정부부처가 정책을 알리기 위한 방법은 전통 미디어에 홍보를 잘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관보나 책자 제작의 방법도 있었지만 효과 면에서 훨씬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유한한 신문 지면에 정책을 자세히 홍보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블로그라는 미디어는 이런 제약없이 직접 알리고 직접적인 반응도 얻을 수 있다. 물론 가끔씩 민감한 사안의 경우 정책에 반대하는 댓글들이 주루룩 달리기는 하지만, 그것 조차도 직접 소통의 힘이 아닐까 싶다. 정보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정책은 일반 대중들의 생활과 대단히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신문의 지면 사정에 따라 소개되는 것보다는 자신이 필요를 느낄때 검색해서 각 부처의 블로그를 통해 자세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면 훨씬 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다. 정책 블로그의 경우 인기있는 포스트가 10만 조회수를 훌쩍 넘어설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정부 부처의 블로그 운영에 대해 일부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대표적인 것같다. 알리는데 급급해서 양방향 소통에 익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일리가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정부부처들이 나서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직접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자체에 상당한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본격적으로 운영을 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 다음 방향은 자연스럽게 '소통'의 강화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싶은데, 결국 소통은 관심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대화를 하는 것은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 블로그들은 '관심'부터 이끌어내야 좀더 원활한 소통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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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sammie.tistory.com BlogIcon Sammie 2009.07.28 12:36 ADDR 수정/삭제 답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여러 블로그들을 보니 국민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씩 알아가는 모습이 보이네요. 그런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소통"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정부 부처 자체의 아이덴티티나 전략적 포지셔닝에 대해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국방부가 블로깅은 잘 하는 것 같은데...저 모든 컨텐츠들이 전략적인 것인가 하는 것에는 의문이 생깁니다. 저만 그런가요? ;D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7.29 08:41 신고 수정/삭제

      '전략적' 포지셔닝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조금은 긴 안목에서 볼 필요도 있을 듯합니다. 아마 너무 쉽고 재미있는 컨텐츠 위주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요.. 초기 단계에는 아무래도 쉽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www.ebizstory.com BlogIcon 강팀장 2009.07.28 15:21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난 3월달에 공공기관 블로그 관련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

    내용이 비슷해서..... 트래백을 남겨 봅니다. ^^

    아직 공공기관 블로그들이 가야할 길이 먼것같아 한편으로 아쉽기만 합니다.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7.29 08:42 신고 수정/삭제

      트랙백 감사합니다^^ 아직 초기이니까요. 그래도 많은 기업들이 아직도 소셜 미디어가 무엇인지 관심도 갖지 않고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에 비하면,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