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트렌드: 산-소 역전현상

맛보기 2006. 12. 3. 18:05

얼마전 일본 노무라 종합연구소가 2011년까지 웹 2.0시대의 IT로드맵을 발표했었다. (아래 도표 참조)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빨라서 어느 방향으로 진전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향후 5년간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를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얕은 일본어 실력으로 자세히 도표를 살표 보았다.


이 가운데 내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것이 바로 -소 역전현상이었다. 노무라 종합 연구소의 설명은 이전에는 산업/기업 들에서 소비자들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인프라 보급이나 사용 환경이 사용자 측면에서 더욱 풍요로워 지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사용환경에서 기업들이 영감을 얻고 그것을 쫓아 간다는 것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굳이 소비자와 기업(산업)간 역학구도를 따지자면, 이전에는 기업이 우위에 있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상품을 소비자들은 구매하거나 그렇지 못하거나 단순화 시키면 상당히 일방적인 구조 였다.


풍요의 시대가 나은
선택주체의 전환


굳이 우리 어머니 세대들이 입버릇처럼 되뇌였던 보릿고개를 운운하지 않더라도 내가 어렸을 때만해도 먹는 것도, 입을 것도 풍요롭지 않아서, 배를 채우는 일, 부족한 물건을 확보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였다. 우리 세대라면 아마 초등학교(국민학교) 때 혼식 검사를 위해 도시락에 옆 친구의 보리 알을 점점이 박았던 웃지 못할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실제 쌀이 부족해서 나라가 앞장서 보리, 현미등을 섞어 먹는 혼식을 권장했고 각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직접 나서 검사까지 철저히 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 부턴가 상품이 넘쳐나기 시작해졌다. 배고품을 때우기위해서라기 보다는 많은 경우, 맛있는 것을 골라 먹기 시작했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스타일을 창조하게 됐다. 이로 인해 단순히 상품을 생산하면 판매되었던 시기가 끝이났다. 소비자들의 의도를 정확히 알지 않으면 상품을 팔 수 없게 된 것이다. 상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과 소비자의 역학관계가 역전됐음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에서는 생산 설비를 갖추는 것에 못지 않게 시장을 개척하는 마케팅활동에 목을 매게 되었다. 최근에는 생산이야 어디서든 아웃소싱을 하며 오히려 마케팅 조직이 회사의 핵심이 되는 경우도 많아 졌다. 대표적인 회사가 나이키 아니던가. 나이키는 수많은 스포츠 제품군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 아웃소싱으로 생산을 하고 (동남아에서) 실제 나이키는 마케팅 조직만을 갖추고 있다.


IT
의 산소 역전 현상


그런데 이처럼 산업과 소비자간의 역전 현상이 기술분야(IT)에서도 진행됐다는 것은 정말이지 신선한 일이 아닐수 없다. IT는 소비자 (일반 사용자)가 우위를 가질 수 없는 분야 였다. PC가 보급된 것이 불과 25년을 넘지 않은 일이다. 개인용 컴퓨터라고는 하나 회사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PC 였고, 전문성이 없이는 사용하기도 어려운 물건이었다.


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로 대표되는 기술의 취득가가 대폭 낮아졌고 (이제는 정말 100만원 정도만 지불하면 예전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컴퓨터로나 처리가 가능했던 정보 처리력과 정보 저장력을 개인들이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정보를 처리해서 배포하는데 드는 비용이 대폭 낮아지면서 드디어 기술 분야에서도 산-소 역전이 이루어졌다. 기술과 배포에서 일반 사용자들이 기업에 더이상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자 개인들은 사용환경의 변화를 발빠르게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사용환경의 변화 발전은, 사실은 각 주체간의 Interaction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당연히 무거운 조직을 거느린 기업에 비해 개인들이 상호작용의 용이성으로 인해 훨씬 빠른 속도로 더욱 편리한 사용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개인은 조직에 비해 다른 주체와 쉽게 Interaction있다. 다른사람들로부터쉽게습득하고학습을바탕으로새로운개념을발전시킬있기때문이다.


블로깅과 라이프로그를 활용한 기업의 생산성 향상


내가 블로깅을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블로그의 기능들을 사내 인트라넷에 접목시키면 정보의 공유와 발전 (기업내에서의 전문 용어로는 지식경영)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게 됐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시간 관리를 가능케 하는 툴이며 그 자체로 정보의 생산, 공유,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한단계 높은 커뮤니케이션 도구 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개인의 특성을 잘 파악할 수도 있어 더더욱 전문 서비스 회사에는 꼭 맞는 툴이라 생각되었다.


신기하게도 내가 생각한 이 개념이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2.0 로드맵에 담겨 있었다. 기업내 블로그 및 SNS활용 2008년 이후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었다. 도입은 이미 2006년부터 시작되었으나 적극적이 활용과 이를 바탕으로 한 생산성 향상의 연구가 2008년에 이르기까지 지속된다는 의미다.


이는 명확하게 IT기술 분야에서 산-소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을 입증해준다. 이제까지IT기술의 발전은 기업의 투자를 바탕으로 산업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자유로운 기술 이용으로 인해 변화하는 양상들이, 그 내포된 가능성이 기업 경영에 활용된다는 의미이다.


상황이 이렇게 변해가고 있으니 더더욱 기업들에서는 블로그 환경을 비롯해, 일반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흐름과 양상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노무라종합 연구소가 발표한 웹2.0시대의 IT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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