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 뉴미디어(New Media)

맛보기 2006.10.14 14:51

가끔씩 친척들이 함께 모이는 명절이 되면 훌쩍 커버려 어린 얼굴을 찾아 보기 힘든 아이가 주목을 받곤 한다. 아이라도고 할수 없다. 나이를 보면 이미 서른을 넘긴 어였한 사회인 인 것이다. 뉴미디어(New Media)도 미디어 부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알아보기 힘들도록 훌쩍 커버려 어른이 된 친척집 아이와 같은 존재가 아닌가 싶다.


사람들이 뉴미디어(New-Media)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 내가 처음 기자 생활을 시작할 80년대 말엽에도 뉴미디어(New-Media)는 여전히 새로운 것, 이목을 끄는 것, 따라서 뉴스거리가 되는 분야 였다. 전자신문에서 IT를 주로 취재하던 내게 뉴미디어(New-Media)는 신문이나 책, 방송등의 기존 미디어를 결합하고 여기에 디지털의 특성(복제와 검색등이 가능한)을 최대한 살렸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다. 활용분야는 대부분 책의 내용을 멀티미디어(문자나 동영상등 기존 미디어의 표현방식이 종합적으로 결합된)로 구현한 것들이 많았다. 내 기억에는 이 당시는 뉴미디어하면 CD를 떠올렸던 사람들이 많았다. 데이터의 저장/재생 방식이나 판매회사에 따라 CD, CDI등 다른 이름들이 붙여 졌지만 사용자에게는 CD와 다른 것이 없었다. 이 때를 우리의 가까운 친척 아이 뉴미디어(New-Media)의 유아기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이나 방송 등 기존 미디어에서도 뉴미디어를 고민했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표현/기록/저장의 도구 정도로 인식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꼬마 뉴미디어(New-Media)가 운명의 파트너를 만나면서 놀랍게 변신하는 성장기를 맞게 됐다. 바로 인터넷(Internet)과의 결합이다. 인터넷과 결합되면서 뉴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들이 갖는 컨텐츠의 생산방식과 전달방식, 소비방식을 서서히 뒤바꾸어 버렸다. 94-96년까지 우리나라 인터넷 비즈니스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시절을 국내 유수의 신문사에서 IT 기사를 쓰며 지냈는 나는 연일 인터넷 혁명을 기사거리 삼아 연명을 하였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미디어 혁명이 주된 논점이었는데, 보통은 기존의 비즈니스 방식(bricks)들이 어떻께 컴퓨터+인터넷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방식(Clicks)로 전환되었는가를 다루었다. 그 때 나는 (본의 아니게) 조선일보와 한국일보를 옮겨 가며 일을 했는데 조선일보의 뉴미디어 연구소, 한국일보의 뉴미디어 본부등이 새로운 인터넷 혁명을 다루는 일을 주로 맡았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올드 미디어의 관심 속에 세상에 더더욱 빠르게 전파된 뉴미디어는 그렇게 아버지 벌이고 삼촌 벌인 윗세대, 올드 미디어를 배반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후 10여년동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의 발전은, 그 흐름을 따라가기에 숨이 차고 눈이 휘둥그래지며 머리에 쥐가날 정도로 빠르고, 놀라운 광경들을 연출하고, 전면적이었다. 한국일보를 끝으로 올드 미디어와 결별한 나는 IT 전문 홍보대행사를 설립하여 여전히 컨텐츠를 생산, 보급하는 분배 채널에 자리하고 있었다. 거리로 보자면 미디어 보다는 컨텐츠의 원소스에 가까이 간 것이다. 이때에도 뉴미디어는 여전히 관심일 수 밖에 없었다.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나의 고객들이 뉴미디어 (인터넷)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는 만큼 뉴미디어를 이해해야만, 좋은 컨텐츠로 고객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컨텐츠를 타겟 그룹에 전달할 때는 당연히 올드 미디어에 의존해야 한다고 믿었다. 홍보대행사의 역할이 올드 미디어의 속성을 잘 파악하여 올바른 메시지 개발과 전달을 컨설팅 하는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뉴미디어의 발전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여전히 메시지가 전달되는 경로는 원소스 올드 미디어 (신문, 방송, 잡지등) 타겟 대중과 같은 단선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메시지는 어느 정도의 통제와 포장이 가능했다.


그런데 뉴미디어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소리 없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근육을 붙이고 힘을 키우면서 놀랄만한 존재로 급부상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징, 개인 홈피, 블로깅, RSS, 비디오캐스팅 등 사용자 기반으로 발달한 서비스들은 컨텐츠의 소비자를 단번에 생산자로 바꾸어 버리는가 하면 사회 구성원이 정보를 얻는 소스를 바꾸어 정보 전달 채널(예전에 올드 미디어가 거의 독점적으로 행사했던 권리들)을 말할 수 없이 다양하게 만들었다. 올드 미디어가 지켜온 단선적인 구조가 더 이상 커다란 영향력을 갖지 못하는 구조로 변화했다.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최근들어 뉴미디어 에코시스템(New Media Ecosystem)이란 말에 주목한다. 어른으로 성장한 뉴미디어의 모습을 낱낱이 살펴 어떻게 대중들과 커뮤니케이션 해야하는가가 너무나도 중요한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대한 마케팅 측면에서의 분석을 다룬 책들은 더러 출간 되었으나 이를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해석한 예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뉴미디어 에코 시스템에 대한 정의는 다변화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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