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of Thought: 블로그 저작권에 대한 단상

맛보기 2006. 11. 30. 01:32

최근들어 이글루스등 블로그 환경을 중심으로 블로그 저작권을 보호하자는 캠페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Technorati 자료에서 보면 하루에 1백60만건의 글들이 포스팅되고 있다고 하니 가히 블로그스피어를 중심으로 정보의 폭포가 형성된 셈인데,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창작물을 무단으로 활용하는 '저작권'의 문제는 앞으로 블로그가 발달하면서 점점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부분에 대해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의문은 좀 더 근본적으로 과연 사람들의 생각에 '저작권'이 있을까, 혹은 어떤 형태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부여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일례로 오늘 나는 모신문사 국장단 회의에서 'Media 2.0 환경의 전개와 전통 미디어의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주요 내용은 최근들어 내가 뒤늦게 블로그스피어에 동참하게 되면서, 관심있게 보았던 Media2.0 환경에 대해 느낀 점들과 수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 가운데는 제레미 라이트의 '블로그 마케팅'의 내용도 녹아 있었고, 여러 다른 블로거들의 글에서 얻은 insight도 반영됐으며 또 예전 기자로 일할때의 경험, 최근 미디어와 접촉하면서 느꼈던 점들도 포함이 되었다. 몇가지 전략 방안들에 대한 제안에 대해서는, 나는 '저작권'까지 주장할 마음은 없지만 originality는 보장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분명 내 생각 가운데는 다른 사람들의 저술 활동과 생각의 노력이 묻어 있다. 다만 그 내용을 세부 단위로 나누어 생각의 어느 부분까지는 저작권이 어디에 있으며, 어디까지는 어디에서 온 것이고 이렇게 단위화 시키기 어려울 뿐이다. 혹은 과연 그것이 필요한지도 잘 모르겠다.  

생각의 독창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나는 심리학이나 인지과학과 같은 분야에는 전문지식이 없어서, 우리가 '생각'이라는 것을 할때 과거 책이나 자료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얼마나 반영이 되는지, 그것이 가공이 되는지, 혹은 그대로 생각 속에 튀어 나오는지 뭐 그런 복잡한 구조에 대해서는 전혀 아이디어가 없다. 그러나 생각이라는 것이, 많은 부분은 그 사회의 집단적인 교육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개개인들의 가치관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그 속성상 책이나 대화를 통해 전달되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기반을 하고 있다고 본다. 온전히 '독창적'인 생각이 과연 존재할까, 어디까지가 독창적인 생각일까, 뭐 그런 질문들이 계속 머리속에 맴돌고 있을 뿐이다.

또 한가지 '생각의 권리'라는 관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우리가 통칭적인 개념으로 미디어2.0이라고 할때 그 주요 특성 가운데 하나가 '정보의 공동생산/공동소비(Connected Consumption and Shared Production) 라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바탕으로 내 것을 더하고 모아서 하나로 발전시키는 것 자체가 미디어 2.0을 규정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구성원 전체가 만들어 낸 덩어리로서의 '정보'는, 혹은 개별적으로 블로그 포스팅이라고 해도 좋을 그 생각들은 커뮤니티의 공동 자산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머리 속을 어지럽게 할 뿐 정리되지 않은 생각이어서 이야기가 겉돌고 있지만, 굳이 결론을 내리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Copyleft of Thought'를 지향한다. 누군가 미디어2.0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군중의 지혜' 모델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내 생각은 누구나 퍼다 쓸수 있는 자원이 되었으면 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저작권, 혹은 Copyright라는 단어는 상당히 상업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현재의 블로그스피어에는 적절치 않은 단어라는 생각도 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왕성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쏟아내는 장이 블로그스피어이니 만큼 비록 생각이나 주장의 독창성(Originality)을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 하더라도 함부로 남의 글을 그대로 복사하여 자신의 생각인양 올리는 것은 분명 공동체에서의 '예의'와 '도덕성'에 해당되는 일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통 논문을 쓴다든지 책을 낸다든지 하는 저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때 Reference, 참고자료를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등이 있는 것처럼 블로그 환경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방법론이 조금 더 발달하면 훨씬 더 풍요로운 생각의 공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지금은 트랙백이나 링크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참고자료를 밝히고 있지만, 사실 가끔은 예전에 어떤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새삼 링크를 걸자니 어떤 글이었는지 찾기 힘들때도 있고 기억이 가물가물할 때도 있어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가는 이 블로그스피어를 나는 무지하게 사랑한다는 사실 만은 아주 분명하며 copyright이 내게 있는 내 고유의 느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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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gomguru.tistory.com BlogIcon 비탈길 2006.11.30 01:38 ADDR 수정/삭제 답글

    가정이지만, 블로그 글에 대해서 퍼온 것만으로 저작권 소송 등은 일어나지 않을 듯 싶습니다. 상업적 이용이 되려면 보통은 아이디어일텐데, 아이디어는 보호받지 못하니까요. 다만 예의의 범주에서 블로거들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