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을 뽑을까?" - 벤처기업의 고민

맛보기 2009. 2. 20. 18:08
최근에 구인공고를 내고 새식구를 뽑았다. 이제까지는 이력서를 제출한 사람들을 가능하면 많이 만나 보고 선택을 했다면, 이번에는 서류상으로 많은 이력서를 걸러내었다. 면접자들에게 교통비라도 지급하는 것도 아니니 면접을 보러 오는 수고를 덜어주자는 생각이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를 만나보았음에도 여전히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지, 어떤 사람이 과연 우리 회사에 맞는 최적의 인재인지 고민스럽다. 우리 회사처럼 소위 '벤처기업'에서는 '일당백'의 역할을 맡을 사람이 필요하고, 적어도 능력이 못미치더라도(-_-) 그런 마인드를 갖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능력있는 인재의 정의

그렇다면 과연 어떤 사람이 '능력있는 인재'일까? 학벌이 좋거나 대학때 성적이 좋은 사람? (토익/토플 상위 득점자 혹은 각종 자격증 획득자 포함) 혹은 많은 활동을 한사람? 경력이 좋은 사람? 사람들마다 다른 기준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대체로 객관적으로 보이는 수치, 혹은 증명서 등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그간의 채용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때,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 소위 "액면가"(이런 표현이 적절하진 않지만 굳이 비유하자면..)는 대기업 처럼 역할이 비교적 명확히 규정되고 그 역할만 제대로 해주면 크게 문제없는 조직에는 어느 정도 들어 맞을지 모르지만, 작은 규모의 벤처에서는 참고사항일뿐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못한다.

벤처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 용기와 열의가 있어야 한다. 남들이 다하는 방식을 뒤따르는 것만으로는 가치를 크게 창출하기 어렵다. 이력서에 표현된 객관적인 수치나 사실로는 상황을 돌파하고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유연성과 용기, 열의를 점치기가 힘이 들기 때문에 이력서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이력서를 보면서, 남들이 좋다고 하는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거나 대학 학점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 '아, 이 친구는 중고등학교때 (혹은 대학시절에) 방황을 했나보다. 그 방황에서 무엇을 얻었을까?' 궁금해진다. 외람되지만 고등학교때까지 '범생'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던 나로서는 학교 다니는 기계와 같이 단조로웠던 그 시절의 추억이 별로 남아 있지 못하다. 남들이 다 공부해야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릴때 다른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용기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조금 빗나가는 얘기지만 내 말년의 소원이 학교 공부하기 싫어하는 일명 '문제아'들을 위한 학교를 만드는 것인데,  갈수록 규정된 것을 다르게 해석하고 변화를 고민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능력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인정에서 나온다

'자신의 일에 대해 늘 고민하고 뭔가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려는 의지와 열의'는 벤처기업에서 능력있는 인재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지만, 결국 능력있는 인재란 남들이 다 능력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인정이라는 게 좀 미묘한 부분이다. 능력을 줄자로 잴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 물론 최소한의 업무 스킬은 필요하겠지만 - 누군가 능력있다고 믿고 인정해주면 능력이 있는 것이다.

인정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매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잔씩 사주면 인정 받을 수 있을까? 혹은 웃음을 보여주면 될까? 물론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인정을 받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상사에게, 동료들에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늘 대화하고 의견을 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소통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면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결과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 업무 성과를 내었을 땐 칭찬을, 혹은 잘못되었을땐 비난대신 우정어린 조언이나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 경험에서도, 한때 내가 속한 조직에서 정말 무능력한 사람으로 지목되던 때가 있었다. 뒤돌아 보면 그때는, 내가 조직을 관리하지 못하고 조직이 나를 휘감아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고, 내 생각대로 실천하지 못했었다. 스스로 분석해보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장 커다란 문제가 되었던 것같다. 결국 그런 조직에서는 인정받지 못할 뿐더러 오래 버티지도 못한다. 조직에도 개인에도 좋지 않은 결과이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의 중요성

그래서, 결론적으로 (무슨 결론이 있는 글은 아니지만서도..) 능력있는 인재가 되기위해서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인데, 회사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어느 조직에나 잘 적응하고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은 없다. 있더라도 절대 벤처기업에 지원 안할것이며, 하더라도 안뽑는다.(응? 신포도?) 잠재력 있는 (변화의 의지와 열의) 사람을 뽑아서 능력있는 인재로 키워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이다. 회사가 가는 방향, 혹은 조직 구성원들에 대해 잘 이해하는 사람은 일을 잘한다. 그런 사람은 조직에서 인정을 받고, 스스로도 만족할 것이며 오래 회사를 지키는 기둥이 될 것이다.

다양성의 가치

한가지 덧붙이자면,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새식구를 뽑을때, 신입사원이든 경력사원이든, 조직내의 다양한 색깔을 생각한다. 구성원의 조화를 생각하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야 할 것 같지만, 조금은 다른 성향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발전해야 서로를 돋보이게 하고 조직의 잠재력이 풍성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요즘은 이런 저런 생각들로 어지럽다. 미디어U에 '불면증'이 전염병처럼 돌고 있다는데 나역시 어지러운 생각들로 잠을 설치는 경우가 종종있다. 항상 challenge가 있고 그것을 풀어내든가 game over가 되든가. 변화와 도전을 이겨내지 못하고 단조로운 조직은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는 곳에서 누가 일하고 싶을 것인가? 나도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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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www.yamyong.com BlogIcon 얌용 2009.02.20 22:08 ADDR 수정/삭제 답글

    미디어유에 입사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현재 미디어유에 속해 있는 사람에게도 깊숙히 와 닿는 말씀이시네요...

    정말 재미있게 일하고 싶어요~~^^

  • 행인 2009.02.20 23:54 ADDR 수정/삭제 답글

    눈팅만 하던 대행사 사원입니다. 정말 너무나도 공감이 가는 글인 것 같아서 댓글 남겨요~ 반드시 벤처기업이 아니더래도 팀 단위 조직의 중소규모 기업에 다니시는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시지 않으실까 싶네요..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9.02.21 11:59 ADDR 수정/삭제 답글

    적응의 최종 단계는 불면증이었군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2.21 14:23 수정/삭제

      불면증은 일종의 나이들어감의 반증이라고 스스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마 이승환님은 불면증 따위는 걱정 안하셔도 될 듯하네요. 댓글 감사!

  • 행인2 2009.02.21 17:30 ADDR 수정/삭제 답글

    새식구를 뽑으셨군요. ^^
    면접을 봤던 이들중에 한명인데 이번주 중에 결과가 나온다고 하셔서
    기다리다가 소식이 없길래 '아..떨어졌구나.'라는 생각은 했습니다.ㅎ
    좀 아쉽긴하지만 당연히 미디어유의 입장에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하셨으리라
    생각이 드기에 새로운 식구와 함께 미디어유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게다가 너무 가슴에 와닿는 글을 써주셔서 앞으로 새로운 직장을 찾게 될때
    큰 도움이 될듯 싶습니다.
    감사하게 잘 읽고 갑니다. ^^
    좋은 주말 보내시구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2.21 17:40 신고 수정/삭제

      아.. 누구신지 알것같습니다. (면접본 분중에 통보를 안드린 분이 한분밖에 안계시기 때문에..) 연락 못드린 것은 내부 사정이 있어서 였구요. 기다실 거라고 생각은 했습니다만.. 통보가 늦어진다는 메일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월요일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

    • 2009.02.25 18:10 수정/삭제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2.25 18:57 신고 수정/삭제

      우선 죄송합니다. 지금 이메일 쓰고 있습니다. 읽으시면 내용을 아실수 있을 겁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2.21 22:00 ADDR 수정/삭제 답글

    꼭 회사뿐만이 아니라.. 사회를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
    요즘은 너무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말이죠.. ㅜ.ㅜ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2.22 09:07 신고 수정/삭제

      ㅎㅎ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를 외쳐대는건 대화가 아닌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www.dongmin.kim BlogIcon asteray 2009.02.22 01:32 ADDR 수정/삭제 답글

    좋은 경력이 좋은 경험을 입증하는 것은 아닌데 제 또래의 학생들은 항상 Fancy Resume 에 급급한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 )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2.22 09:09 신고 수정/삭제

      경력이 쌓일수록 이력서의 화려함과 취업은 연관성이 줄어드는 듯.. 합니다. 그 자리에 필요한 만큼의 경력이 필요한거죠. asteray님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carlospr.pe.kr BlogIcon carlos 2009.02.23 20:18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번 구인공고에 이어 이번 포스트 역시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능력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인정에서 나온다" 이 부분이 심히 마음에 와 닿네요-
    화이팅하시고! 건승하는 미디어유가 되었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9.02.23 20:51 신고 수정/삭제

      carlos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렇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잘났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났다고 생각해주지 않으면 인정을 받을수 없자나요^^

    • Favicon of http://carlospr.pe.kr BlogIcon carlos 2009.02.25 08:37 수정/삭제

      네- 저도 짧지만 사회 생활을 경험하면서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내가 먼저 남을 인정해주고 상처주지 않는 조직이 되야한다고 생각해요.. 어렵겠지만^^

  • Favicon of http://www.prsong.com BlogIcon prsong 2009.02.25 10:57 ADDR 수정/삭제 답글

    재미있는 직장, 막 출근하고 싶어지는 직장, 서로의 능력을 '보아주는' 동료들.. 참 중요한 듯합니다. 미디어U의 건승을 기도합니다!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2.25 12:23 수정/삭제

      '막 출근하고 싶어지는 직장'이 과연 있을까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직장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는 정말 중요한 요소인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www.prsong.com BlogIcon prsong 2009.02.26 09:54 수정/삭제

      막 출근하고 싶어지는 직장,은 직장도 직장이지만 출근하는 사람의 몫도 크겠지요 :)

  • Favicon of http://xenerdo.com BlogIcon 제너두 2009.09.07 18:07 ADDR 수정/삭제 답글

    시간되시면 한 번 들러주세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