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정부기관의 블로그

맛보기 2008.12.17 18:53

올해는 참 많은 기업들이 블로그를 개설했고 직, 간접적으로 블로고스피어와 소통하기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그런데 기업들 뿐아니라 정부 부처들에서도 활발하게 블로그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히려 블로그 구축 비율을 따지자면 기업들 보다 한걸음 앞서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정부기관들의 블로그가 얼마나 될까하여 조사를 해본 적이 있었다. 과연 몇개나 될까? 열 곳 정도를 상상하고 있었는데 어림잡아도 30곳이 넘었다. 이번에 안 사실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몇년 전부터 정부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정부기관들의 블로그를 모아 놓은 '정책 블로그 포탈'을 개설, 운영해왔다. 따라서 이 정책 블로그에 개설된 정부부처의 숫자를 합하면 정부기관의 블로그는 양적으로는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정책 홍보를 위해 포탈에 입성

정부기관들이 블로그를 개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뭐니 뭐니해도 국민들과의 소통에 있을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정부 기관들의 대국민 정책이나 활동에 대해 '알리는' 홍보의 목적이 클 것이고 부수적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정책 블로그 포탈은 참신한 아이디어 였음에도 불구하고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것같다. 국민들이 정부정책 내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정책 블로그 포탈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는 애당초 생각부터 무리가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네이버나 다음 등 포탈에 정부 기관들의 블로그가 속속 문을 열기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공감' 블로그도 네이버와 다음에 각각 운영중이다. 메타 블로그, 혹은 블로그 포탈 방식의 운영을 포기하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뒷이야기와 각종 행사 등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다른 부처들도 주로 네이버와 다음에 블로그를 개설, 국민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틀을 깨지 못하는 컨텐츠

정책 블로그 포탈 운영으로 크게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정부기관들이 국민의 대다수가 모여 있는 포탈로 발길을 돌렸다는 것은 일견 놀라운 진화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정부기관들의 블로그를 보면서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데, 가장 커다란 이슈는 역시 컨텐츠이다.

블로그 글들을 읽다 보면, 블로그가 아무리 개방적이고 형식을 규정짓지 않는 편안하고 개방된 툴이라고는 하지만 블로그 컨텐츠가 갖는 독특한 맛과 향이 있는데, 정부기관들의 블로그는 이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같다. 

다수의 경우 기관지에 실렸을 법한 딱딱한 어투의 칼럼을 그대로 가져다 붙여 놓거나 보도자료 등 기존 자료를 그대로 싣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컨텐츠 발행 툴로 블로그를 활용했지만, 블로그의 맛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또는, 블로그가 대단히 캐주얼하고 재미있는 컨텐츠가 주목을 받는다는 '강박관념'에서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컨텐츠로만 구성하거나 지나치게 어린 층에 눈높이를 맞춘 서술 방식을 (ㅋㅋ, ~~ 등등의 이모티콘이 난무하는..-_-) 택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정부기관의 블로그는 그 기관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도 블로그가 갖는 '스토리텔링'의 특성을 컨텐츠로 잘 정리해내야 컨텐츠의 힘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소통'을 고민할때

서른개가 넘는 정부기관의 블로그를 모두 싸잡아 이런 저런 개선점을 이야기하는 것은 분명 무리가 있을 듯하다. 어떤 블로그는 훨씬 앞서가고 어떤 블로그는 그렇지 못하고 정부기관 블로그들에서도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때 가장 부족한 점 가운데 하나는 (이 점에 있어서는 기업 블로그나 어떤 '공식' 블로그도 다 비슷하지만)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나 정부기관의 블로그는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혹은 비난하는 반응이라 할지라도 많을수록 좋다고 믿는다. 국민들의 목소리 하나 하나가 소중할테니 말이다.

다른 블로그들에 비해 특히 청와대 공식 블로그나 정책공감 블로그는 블로고스피어의 부정적인 의견을 잘 모니터링해서 소통하는 방법, 혹은 향후 정책 방향에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컨텐츠 기획이나 소통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남지만, 어쨌든 정부기관이 국민들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은 놀라운 진보라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소통의 부재'는 정권 초기부터 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슈인데 블로그라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툴이 이런 단점을 덮어 갈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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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아쉬움 몇가지...
- 정부기관의 블로그 중에는 네이버와 다음에 같은 내용의 포스트를 올려 두 블로그를 (혹은 다른 포탈까지 여러개를)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터넷이 개방된 환경이라기 보다 대형 포탈 중심의 폐쇄 공간으로 자리잡다 보니(요즘 들어 조금씩 개방의 물결이 일고는 있지만) 생겨난 비경제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 정부기관들의 블로그는 왜 스킨이 아동틱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많을까? 정녕 그것이 친근하게 다가서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 블로그에서는 포스트 전체가 그래픽 파일인 그런 컨텐츠는 보이지 않았으면.. 적어도 정부 기관의 블로그에는 신문 스크랩 포스트는 오르지 않았으면.. 보도자료 글을 그대로 올린 포스트도 사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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