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 청계산 '난행'을 마치고

맛보기 2008.11.23 00:46

단체로 산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구성원 모두 산을 좋아하는 동호회도 아니고, 열세명 남짓의 벤처기업이 함께 산에 오르는 이유는, 땀흘리며 무거운 다리 한걸음씩 옮길때마다 서로 얼굴에 내비치는 웃음 한자락 나누면서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아무도 말로 표현하진 않지만, 그렇게 유대감이 쌓이기 때문이겠죠.

지리산 종주도 아니고 서울 사람들은, 산보삼아 온다는 청계산 다녀와서 유대감이니 하는 대단한 이유를 붙이는 것은, 금쪽보다 아까운 주말에 다같이 모여 힘들어 헐떡거리며 산에 올랐다는 게 새삼, 소중한 기억인듯 싶어서 입니다. 또한 '산 오르기'는 제가 늘 한걸음 한걸음이 바위산 오르듯 힘들기만한 벤처기업의 기반다지기에 비유할때 썼던 말이기 때문에 더더욱 의미가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한 주 내내 영하로 얼었던 날씨가 풀려 말끔한 산행을 할수 있었습니다.


청계산 입구에서의 모임. 물과 사탕등을 나누고 산에 오를 준비를 합니다. 아직은 모두 쌩쌩한 모습이네요. (놀림거리가 된 제 목장갑도 웃고 있네요)


초기 갈림길에서 경로를 정하고 단체사진 한컷 찍어 주십니다. 그리곤 무거운 산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청계산을 얘기할 때 모두들 '가볍게' 오를 수 있다고 표현하지만, 오늘 두번째 오른 제 경험으로 볼때는 계단도 많고, 결코 만만한 산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산을 오른다는 것자체가 힘드는 일이지만요.

한계단, 한계단 오를때마다 복잡한 생각을 비우고 오직, 한가지만 생각하고 뇌뇌이며 걸음을 옮겼습니다. '힘든 시절은 모두 뒤로 가고 있다', '모든 어려움 거치고 좋은 날들만..' 긍정의 힘!

고백하건데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평상시 운동을 별로 안하다 보니 난이도 초급의 산행도 쉽지 않을수밖에요.


 매봉 근처로 올라서면 돌문바위가 있습니다. 청계산의 정기를 받아가는 곳이라네요.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고 계셨고 돌문을 세바퀴 돌며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길래, 정성껏 빌어 봤습니다. 과연 이루어질까요? ^^


드디어 매봉에 올라 단체 기념사진! 워낙 사람이 많아서 줄을 서서 찍었습니다. 기적같이 매봉에 오르신 필로스님도 웃고 계시네요.

 
매봉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모습. 날씨가 맑지는 않아서 그림같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상에 오른 느낌은 너무나 상쾌했습니다. 이 맛에 산에 오르는 것이겠죠?

내려오면서 마음 속으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동지의 손 맞잡고!' 하는 오래된 운동가요(?!)를 불렀습니다. 제 결혼식 축가이기도 했던 노래였는데.. 새삼, 함께 길을 가고 있는 미디어U 식구들이 더욱 정겨워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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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kkonal.com BlogIcon 꼬날 2008.11.23 23:55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요즘 청계산 가자고 저희 사장님 조르고 있는데 말이에요 사장님.. ㅎㅎ
    ㅡ.ㅡ 저는 청계산에 막걸리 마시러 가자고.. 블코 식구들은 모두 정말 한식구 같아요. 분위기가 비슷합니다. 멋져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24 00:08 신고 수정/삭제

      예. 다음 포스트에 썼는데 산행후엔 역시 막걸리와 빈대떡이죠. 입구의 '조선면옥' 괜찮더라구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1.24 09:46 ADDR 수정/삭제 답글

    거의 8년전 당시 약 30여명 되던 벤처기업 임원으로 지리산 올라갔다가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ㅜ.ㅜ 너무 좋아보이네요.. 우린 한라산 갔으면서 왜? 단체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을까? ㅜ.ㅜ 모두 다른 사진 찍는데 정신이 없어서 말이죠.. 그런데 최이사님 출발할 때 표정은 좀비신데.. 정상에서는 아주 환한 얼굴 하고 계시네요..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11.24 10:07 수정/삭제

      월요일 아침인데, 아직도 종아리가 아파서 걸음을 잘 못걷고 있습니다..-_- 에궁.. 필로스님은 거의 마법에 가깝게 정상에 오르셨습니다. 주문을 외워 갔다는 소문도 들리구요.. ㅋ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8.11.24 16:18 수정/삭제

      출발할 때부터 춥고 배고팠다고요..ㅠㅠ
      장국밥 먹고 올라가자니까 그냥 다들 무시...ㅠㅠ

  • Favicon of http://zetham.net BlogIcon 세담 2008.11.24 11:28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렇습니다. 사람이 저마다 호락호락하지 않듯 아무리 낮고 보잘것 없는 산이라도 오르기 쉬운 곳은 단 한곳도 없습니다. 그것이 산이라는 존재이지요..... 하지만 첫 산행에 582m급 매봉 정상에 오르셨으니 난행이라시지만 의지가 넘치는 식구들이네요!
    축하드립니다.
    처음엔 정상에 올라 맛보는 성취감으로 산을 찾게 되고 차츰 산 과 숲 그 자체를 보기위해 다니게 된답니다.<정상의 성취감과 조망은 일종의 보너스 같은....>

    무릎과 알 배긴 종아리는 차가운 물로 찜질 해주세요~~~~연골이 오래도록 싱싱하게 보호 될수 있답니다.... 이 겨울 건강하게 나실수 있겠네요~~^^

    • Favicon of https://easysun.tistory.com BlogIcon easysun 2008.11.24 12:42 신고 수정/삭제

      아.. 역시 전문가 다우신 말씀입니다. '산과 숲 자체를 보기 위해..' 산에 오를날이 과연 언제나 올런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8.11.24 16:33 ADDR 수정/삭제 답글

    흐 정말 기적같이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먼저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혼자 갈 수 없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따라 갔는데, 결국에는 올라갔네요..ㅎㅎ
    인증샷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11.24 16:51 수정/삭제

      그러게요. 근데 사실 필로스님 뿐아니라 우리 모두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극히 일부 건장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오늘은 모두들 다같이 엉금 엉금.. 걸어서 점심 먹으러 갔다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