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컨텐츠의 가치

맛보기 2008.03.12 21:28

오늘 IT업체의 대표분과의 점심 자리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고들 하는데, 고성능 PC와 브로드밴드등의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나지만 그 안에 컨텐츠는 없다"며 "왜 교수나 변호사나 혹은 각계 각층의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 컨텐츠를 나누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종종 99년, 2000년 이후 인터넷 붐이 일면서 함께 버블처럼 일어났던 'IT강국'의 환상이 깨어짐을 한탄하는 소리가 들리며 하나 같이 컨텐츠의 부재를 지적하곤 한다. (사실 우리는 아직도 실제 내용을 전해주는 '컨텐츠'에 초점을 두기 보다 눈에 보이는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데 더 큰 무게를 두는 경향이 있다. 설사 알맹이가 없더라도 뭔가 그럴듯한 '하드웨어'가 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는 식의 생각도 하는 것같다)

어쨌든 나는 오늘 점심 자리에서 그 말을 들으면서 네이버의 지식인을 떠올렸다.(물론 지금은 네이버 뿐아니라 다른 포탈들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있지만 편의상 대표 서비스인 지식인으로 그 모든 서비스를 통칭하려 한다) 지식인은 사람들의 생활 곳곳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들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정말로 훌륭한 컨셉의 서비스이다. 네이버의 오늘을 있게한 '킬러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습득한 지식,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웹2.0 정신에도 (물론 네이버나 각각 포탈내의 지식 검색류의 서비스는 폐쇄적이지만 여기에 참여하는 사용자들은 적어도 '개방'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들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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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인 첫화면_2008년3월12일 갈무리>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 지식인을 신뢰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모르는 것은 지식인에 물어봐!'라는 인식은 있지만 지식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컨텐츠의 신뢰도는 초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다. 왜 이렇게 좋은 취지를 가진 서비스가 날로 번성하지 못하고 점차 설득력을 잃어 가는 것일까.

지식인에 조금만 관심있는 사람들은 아마 비슷한 답변을 할 것이다. 그 언제부턴가 소리 소문없이, 그러나 입소문으로 번진(?!) '지식인 알바'들 때문이 아닐가 싶다. 어떤 사람들은 지식인에 '상업적인' 컨텐츠가 무성해지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상업적인 컨텐츠'라는 정의를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파는 기업들이 올린 컨텐츠'라고 내린다면, '상업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진정성이 없는'것이 문제라고 본다.

기업들 입장에서 만약 지식인에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관련 질문이 올라왔다면, 당연히 정보를 가진 당사자로서 뭔가 의사 표명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당사자가 답변을 올린다면, 아마도 기업의 입장이 많이 반영이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정도의 시각의 편차를 감안하고라도 그 답변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물론 '상업적 = 광고성 = 과장된 정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기업들의 참여 자체가 컨텐츠의 품질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할테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식 알바'는 대부분 기업들(혹은 대행사)에의해 고용되어서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써보았는데 참 좋더군요'라고 응대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니 지식인에서 "정말 좋아요!", 혹은 "형편 없더군요"라는 상반된 평가에 대해서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만다.

얼마전 모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팀을 만났을때 들은 경험담이다. 그 팀에서는 대행사를 통해 대학생 알바를 써서 지식인류의 서비스에 댓글을 달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전반적인 인터넷 상에서의 그 제품에 대한 인지도나 호감도는 좋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것이 어디까지가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작업'에 의한 것인지 알수가 없어서 그만 두었다는 것이다.

반드시 대행사를 탓하고 싶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지식인 알바' 열풍 때문에 우리는 컨텐츠의 진정성에 대한 문화를 쌓지 못하고 있다면 조금 과장된 것일까?

반면, 블로그는 컨텐츠의 조작이 쉽지 않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게 믿고 있다. 블로그에는 '경험해보니 좋더라'라는 한, 두마디로는 스토리를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경험한 과정을 적어야 하고 (제품 리뷰이던, 혹은 맛집 기행이던간에) 훨씬 상세한 내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가끔, 블로그 글들을 보다 보면 '작업'의 향기가 나는 포스트들이 종종 있다. '블로그 마케팅'을 표방한 대행사들이 파워 블로거들을 접촉하여 컨텐츠 기획까지 모두 마친 상태에서 블로그에 실어달라는 부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미디어U 또한 '블로그 마케팅'을 표방한 컨설팅 업무를 하나의 영역으로 가지고 있으며, 파워 블로그도 접촉한다.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한 두 건의 예를 '트렌드' 처럼 얘기하는 것자체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_-) 블로그를 1인 미디어로 상정하고, 기존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기법을 활용하는 것까지는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객관적인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 책임인 언론과 개인의 의견과 경험을 담는 곳이라고 믿고 있는 블로그는 컨텐츠 성격 자체가 다르다. 적어도 블로거들에게 '정보소스'를 전달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요리할지는 블로거의 자유이자, 특권이면서, 동시에 책임 (파워 블로거에는 무시 못할 독자층이 있다고 가정할때)이 아닐까.

이제 막 시작된 기업과 블로고스피어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업, 블로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발전 방향이 모색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블로그에서까지 컨텐츠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게 되는 날은 오지 않았으면 한다.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웹2.0의 흐름에 가장 적합한 컨텐츠의 제 1요건은 바로 그게 아무리 사소한 경험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소박한 느낌이라고 해도 '진정성'을 갖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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