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와인을...

산에오르기 2008. 1. 27. 22:41
주말은 언제나 그렇듯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일주일동안 미뤄 두었던 아이들 챙기기에 이런 저런 일들을 하다보면 어느새 일요일 저녁을 맞곤한다.

정신없는 중에서도 가장 즐거운 시간중에 하나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저녁에 '주말의 와인'을 마시는 일이다. 정통(?) 소주파에서 변절한 나는 몇달전부터 골수 소주+폭탄주파인 남편을 개종시켜가고 있다. 처음엔 어쩔수없는 의무감에서 와인을 따라 마셨던 남편은 곧이어 '자신은 아무리 그래도 소주파이니 주종선택의 자유를 달라'고 잠시 반격을 시도하다가 요즘은 자발적으로 와인을 함께 마신다. 일주일동안 소주와 폭탄주로 찌들은 몸을 하루 정도는 와인으로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고, 요즘은 저녁 모임에 와인을 먹는 일이 많아 졌는데, 그런 모임에서 집에서 마신 와인 덕에 와인에 대해 한,두마디 아는척 하는 재미도 꽤 있었던 것같다. (그래도 여전히 그는 소주파이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끔은 소주잔과 와인잔을 건배하는 모양새없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와인을 마시는 저녁이면 요리는 남편이, 와인 선택은 내가, 이렇게 서로의 역할을 나누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은 삼겹살 야채말이였고 내가 고른 와인은 칠레산 1865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겹살 야채말이는 애석하게도 사진을 찍지 못했다. 워낙 배가 고파 허겁지겁했던 관계로.. -_- 역시 나는 전문 블로거가 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것같다)

삼겹살 야채말이는 삼겹살을 얇게 썰어서 깻잎을 깔고 팽이버섯, 채썰은 파, 파프리카, 혹은 김치등의 재료를 넣고 김밥을 싸듯이 말아서 간장(불고기 양념) 소스를 발라 굽는 요리이다. 삼겹살만 구워 먹어도 충분한 것을.. 뭘 그리 어렵게 사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맛은 탁월했다. 특히 파프리카의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삼겹살의 자칫 느끼함을 없애주었다.

1865는 칠레산 가운데서도 내가 좋아하는 와인 가운데 하나. 브랜드 때문에 많은 스토리가 있는 와인이기도 하다. 18홀을 65타에 치게해주는 와인이라고 해서 골퍼들이 좋아하는 와인으로 알려져있다. (골프는 실력이지 와인에 기대다니!)

혹은 우스개소리로 어느 와인샵에 도둑이 들었는데 몇백만원, 천만원에 달하는 5대 샤또 및 유명 와인은 건드리지도 않고 1865를 가지고 갔다는 얘기도 유명하다. 도둑은 '오래된 와인이 비싸다'는 상식만 가지고 1865년에 만들어진 이 와인을 선택했다는 것.

어쨌든, 1865는 칠레산 와인이 가진 묵직함을 제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향과 밸런스가 좋은 와인이다. 게다가 뭐라고 표현할지 모르지만 (나는 정말 와인의 향을 표현하는데는 익숙치 못하다) 1865만의 독특한 나무향이 다시 1865를 찾게 만든다. 이번 주말에 마신 것은 카버넷 쇼비뇽이지만 쉬라즈도 대단히 훌륭했다. 와인 초보자나 와인을 조금 아는 사람에게나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와인이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와인향 가득한 블로그]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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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Favicon of http://www.raytopia.net BlogIcon 레이 2008.01.28 13:05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이거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은 와인이었는디... 가격의 압박이 장난 아니라는 ㅋㅋㅋ 사실 술 한 번 참으면 몇 병도 마실 수 있을 텐데... 담엔 꼭! 이라고 마음을 다져봅니다. ㅋ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8 15:43 수정/삭제

      킹크랩 보다 쌉니다^^ 술을 참는다기 보다 안주를 참으시면.. 충분할듯. ㅎ 신년 와인 한잔해야죠.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28 13:10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하고 꼭 한번 먹어보자고 하면서 와인샵 가면 살까말까 늘 망설이게 하는 와인..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8 15:46 수정/삭제

      이제 드뎌 때가 온거죠. 이참에 한번 드셔 보시지요. ^^

  • Favicon of http://diarix.tistory.com BlogIcon 그리스인마틴 2008.01.28 22:03 ADDR 수정/삭제 답글

    술을 못마시다보니 집에서 담은 2~3병의 와인이면
    일년을 버틸 수 있습니다.
    그것도 가끔 분위기 잡을일이 있을때만 딱 한잔을 마시는 편입니다.
    글을 읽다보니 살짝 궁금해지는군요. 한병에 얼마정도 하는가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29 10:24 수정/삭제

      레이님이 '가격의 압박'이라고 표현하셔서 가격이 궁금하시군요. ^^ 와인 판매점마다 가격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3만9천원에서 4만6천원 사이입니다. 저는 회사 근처 와인샵에 갔더니 3만9천원에 팔길래 냉큼 샀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