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vs. 블로거

맛보기 2007.11.04 18:36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인구가 3천만명을 넘는다고 하니 '네티즌'이 인터넷 사용자의 통칭이라고 할때 네티즌은 더이상 특별한 사람들이 아닌 '보통의 우리들'이 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기업의 온라인 홍보/마케팅 담당자들이 지칭할 때의 '네티즌'은 조금은 독특한 성향을 지니게 된다. 쉽게 흥분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동조하며, 정보를 재빠르게 퍼뜨리는 (마치 바이러스 처럼?!), 그러면서 특히 부정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금 과장해서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잘 통제와 관리가 안되며 껄끄러운 (부정적인 이슈를 빠르게 전파하기 때문에!) 집단인 것이다.

포탈 서비스 뉴스 섹션에 예의 없고 편향되게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 심지어 욕설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통칭적인 '네티즌'을 대표하고 있다.

그런데 논리적으로 보자면 네티즌이 인구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네티즌들이 편향되고 부정적인 성향을 가졌다면 사실 모든 소비자들이, 혹은 타겟들이 그렇다는 의미가 될 터인데, 유독 기업에서는 '네티즌'이라고 칭한다. (물론 인터넷 사용자들 가운데서도 의견을 나타내는데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로부터 당혹스런 일들을 많이 당했기 때문이라는 심정적인 이해는 있다)

블로그 커뮤니테이션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자주하는 질문(FAQ) 리스트에는 언제나 블로그를 운영함으로써 오히려 묻혀질 수 있는 부정적인 이슈들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네티즌'과 '블로거'는 조금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렇게 구분을 짓는 것이 합당한 근거가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블로거들은 네티즌들 보다는 좀 더투명하다. 네티즌이 아이디 만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내느데 반해 블로거들은 블로그 주소를 입력하고 댓글을 달고, 트랙백을 건다. 온전히 익명의 베일에 쌓여있을수는 없다. 블로거들 가운데는 실제 이름과 직업, 등등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래도 블로그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가 모두 드러난다. 심지어 친척들이 주말에 무엇을 하고 지냈는지는 몰라도 내가 관심있는 블로거들이 뭘 하며 지냈는지는 알게 되는 것이 바로 블로고스피어가 아닌가.

어쨌든 블로거들의 악의적인 성향에 대해 걱정하는 기업들에게 나는 자신있게 대답한다. 블로거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뿐이지, 악의적이지는 않다고 말이다. 그리고 비판을 하는 고객이나 사용자의 의견은 기업들이 돈을 주고도 사야할 소중한 의견이라고.

블로고스피어의 이슈들은 때로 부정적이다. 혹은 부정적인 이슈에 블로거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합리적인 이유를 덧붙인다. 그 이유를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던 그렇지 않던 간에 말이다.

또한가지, 블로거들의 적극적인 성향은 블로고스피어에서 힘을 모아 뭔가를 이뤄내는데 익숙하다. 이슈화 시키고, 이슈에 대해 반응하고.. 예전에 포탈 중심의 인터넷 커뮤니티와는 조금 다르다.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그래서 더 영향이 크다.  

얼마전 도너스캠프에서 '나눔배너 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공부방을 지원하고 있는 CJ나눔재단에서 블로거와 함께 펼치는 공부방 아이들에게 방한복 보내기 캠페인이다. 나눔배너를 달면 기부가 일어나는 좋은 취지를 담고 있어 블로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캠페인 4일째인데 벌써 500명이 넘었다. 물론 전체 3천만이 넘는 '네티즌'의 규모로 보면 한강에서 물한컵 떠내는 작은 규모일테지만, 그 인원이 저마다 마음을 담아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숫자보다는 훨씬 더 큰 반향을 가져오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면 적극적으로 나서는, 그리고 남들을 배려하는 그런 블로고스피어가 정말 따뜻하게 느껴진다.

'네티즌'과는 다른 조금 정겨운 이미지로 블로거들이 기억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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