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 아이스크림과 서비스 패키징

생각하기 2015.06.24 16:01

외근에서 돌아오는 길에 동료가 구슬 아이스크림을 사왔다. 우리 둘째가 어렸을때 구슬 아이스크림을 워낙 좋아했던 지라 구슬 아이스크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예전엔 구슬 아이스크림은 마트나 백화점에서 직접 담아주는 식으로만 팔았다. 포장된 형태로 스푼까지 용기에 담아서 편의점 등에서 팔게 됐으니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된 셈이다.





입안에서 구르고 터지며 여러 맛을 내는 구슬 아이스크림이 '상품'이라면 그것을 대량 유통할 수 있도록 용기를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은 '서비스'. 상품이 본질이라면 서비스는 본질을 싸고 있는 포장이다. 본질이 좋아야 잘 팔리는게 당연한 이치겠지만 그 어느때보다도 포장이 중요해진 것도 사실이다.  


상품을 포장할 때 종종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포장을 넓은 의미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본다면 제품에 대해 알리고 SNS 채널을 통해 확산하는 것도 광범위하게는 여기에 속한다. 인터넷 시대이다 보니 상품에 대해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하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 웹이라든지 앱이라든지 검색어라든지, 그 모든 것들도 기술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요즘 O2O (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넓게 보면 이것도 커뮤니케이션이고 포장이다.  O2O의 기본은 오프라인 활동에 앞서 미리 웹이나 앱을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예약하고, 결제하는 등 온라인 활동을 연결하는 것이다. 오프라인에 존재하는 '본질'을 좀 더 잘 알게하고 관심갖게 하고 소비하게 하는 '포장/커뮤니케이션'으로 온라인이 역할한다. 앞으로 더욱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역이다


어쩌다보니 나도 O2O에 한걸음을 디뎠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한 '미친물고기' 서비스가 바로 그것. 개념은 이렇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질 좋은 회(상품)를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메뉴개발, SNS 채널을 통한 홍보, 주문/결제 기능 갖는 모바일 앱 개발 (서비스)등으로 고객 층을 대폭 늘린다는 것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수산물 도매시장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이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덕에 서울 시민들은 바다에서 먼 곳이면서도 싱싱한 생선회와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1971년부터 현재 그 자리에 위치해있어 서울을 찾는 사람들에게 관광지 역할도 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자주 찾아서 단골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맛있는 회를 고르는 것은 조금 불편한 일이다. 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는 있겠지만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을 비집고 속이지 않고 싱싱한 회를 파는 곳을 골라내야 한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십년 넘은 단골이 있는 나는 가끔 친구들에게 단골집을 소개하곤 했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좋은 회를 파는 것에 익숙해있는 단골집 사장님은 조근 조근 설명을 바라는 친구에겐 무뚝뚝하게 비춰졌을 테고 단돈 천원이라도 깍아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들에게는 별로 잘해주는 것 없는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었다


나는 노량진 수산시장을 이용할 때 '품질 좋은 제철 생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나의 십년 단골 사장님이 '품질좋은 생선회'라는 상품을 담당하고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편리하게'라는 서비스를 덧붙여 많은 사람들이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을 때 단골집을 이용하도록 하고 싶었다.


'미친물고기' 를 아이디어에서 시작해서 서비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물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초입부터도 평평하진 않았단 뜻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재래시장의 본질을 아직도 간직한 곳이다. '디지털'의 영역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판매상인들은 새벽 한 시부터 이어지는 경매에 참석해서 소비자들과 만날 상품을 준비하고 아침 먹고 서비스에 필요한 물품들을 정리하고 점심 먹고 잠시 3-4시까지 여유를 갖는다. 이 시간에 보통 쪽잠을 자기도 한다. 5시 정도 부터는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많아지는 시간. 9시 정도까지 정신없이 지낸다. 정리하고 하루를 마치면 또 새벽 경매부터 다시 하루가 시작된다.  별도로 메뉴를 정리하지도 않고 판매고를 엑셀로 정리하지도 않는다. 그나마 스마트폰이 디지털 기기의 핵심. 전화,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수산시장에서 판매하는 품목도 날 것 그대로의 생선, 혹은 해산물. 뭔가 규격화하고 매뉴얼화 하기가 어려운 품목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광어회 한마리'로 인식하지만 한마리라도 양도 다르고 맛도 다르고 당연히 가격도 다르다. 시세가 1Kg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보통 사람들은 광어 한마리가 1kg인지 2Kg인지 알지 못한다. 광어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저울에 재고 가격을 치러도 뼈와 내장을 발라낸 생선회는 얼마나 양이 나오는지 그것도 가늠하기 어렵다


미친물고기라는 서비스를 만들어 기존에 광어, 도미 등 '한마리' 당으로 주문하던 것을 모듬회 방식으로 판매를 하자니 A 메뉴에는 광어가 몇 그램 도미가 몇 그램 들어가는지 정해진 기준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야 모듬회 한접시 얼마라는 정해진 '상품'으로 의미가 있고 그런 인식을 소비자에게 주는 것이 '서비스' 이니 말이다


시험삼아 몇 번을 주문해서 먹어 보았다. 솔직히 주문할 때마다 조금씩 양도 다르고 생선의 품질도 미세하게 차이가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수산시장의 판매상인들이 저울에 재서 판매하지 않는데다 생선이라는 것이 어느 날은 씨알이 굵어지기도 하고 작기도 하여 차이를 보였다


어렵사리 모듬메뉴를 구성하고 여러차례 테스트를 거쳐 '규격화' 해나가고 있다. 아직도 물론 갈 길은 멀다. 소비자들에게 더 편한 메뉴로 구성하고 쌈채소나 매운탕 양념도 곁들여 배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포장' 요소가 너무나 많다


근사하게 포장되어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게 된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노량진 수산시장의 맛난 생선회도 서비스 패키지를 좀 더 가다듬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슬 아이스크림 알갱이 만큼이나 미친물고기 서비스로 가다듬어야 할 요소들이 많은 것 같아, 아이스크림이 결코 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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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장마비 내리는 날의 일기

생각하기 2014.07.24 23:38

오늘은  어쩐지  일기를  쓰고  싶어지는  날이다. 


색깔다른  일들이  내  하루를  채웠고,  나는  오늘도  혼란 스러웠고,  선택을  했으며  아쉬움을  느꼈고,  배부를  만큼  음식을  먹었다.  그래도  다행 스러운 것은  많이  배운  하루였다. 


* 결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극성을  떠는  엄마는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요즘  주목받고  있는  자사고에  아들을  보낸  학부모가  됐다. 공부  죽어라  안하는  둘째가  공부  죽어라  시킨다는  자사고에  가고  싶다고  해서  그냥  입시 원서  제출해준  것밖에  없었지만.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교육감이  당선되고  자사고  폐지에  대한  얘기가  뉴스에  오르내려도  나는  그냥  크게  나와  관계  없는  일로  여겼다. 


그런데  며칠전 부터  카톡  그룹  메시지가  바쁘게  울렸다.  내일  자사고  학부모  시위가  예정된  모양이었다.  아들을  자사고에  보냈고, 나름대로  아이의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는  시위  참석은  못해도  마음으로  라도  응원을  보내는  것이 맞을  테지만  난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솔직히  자사고  폐지가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면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어떻든  나는  우리  아이가  자사고를 간  것이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이런  이율배반을  처음으로  눈 앞에서  마주한  것이다.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  끝에,  어쨌든  학교에서  학생들을  점수로  줄세우는  일은  그만  했으면  한다는  오랜  내  믿음을  다시  발견해냈다.  그러나  세상일이,  현실  앞에  닥친  문제에서는  결론  내기가  쉽지  않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  





* 봉숭아에  명반을  넣고  찧어  봉숭아  물을  들였다.  보통  남자들이  '아들'을  낳으면  목욕탕에  함께  가서  아들이  등밀어주는  호사를  누리고  싶어하는  것이  '아빠의 로망'이라면   딸을  낳아  봉숭아  물을  함께 들이고  싶다는  것이  나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난  쓸쓸히  내  발톱에  봉숭아를 얹었다. 덕분에  적은  양으로  이틀  연속  물을  들일  수  있겠다. 


어렸을  적부터  대학교까지  손과  발에  봉숭아  물을  들이곤  했다.  그  땐  언니들과  함께  였다.  결혼하면서  부터는  이런  것을  잊고  지냈는데,  다시  봉숭아  물을  들이기  시작한지  3년 째이다.  


아주  어렸을  때  틈틈이  우리  자매를  길러  주시던  큰이모를  우리는  '00(지명) 엄마'라고  불렀다.  6.25 때  혼자  되신  이모는  슬하에  자식이  없으셔서  우리 세자매를  딸처럼  여기셨다.  그러던  이모가  3년전에  세상을  떠나셨다.  우리는  정성껏  상을  치렀다.  장례를  치르던  날  절에서  봉숭아를  따다가  물을  들였다.  그  후  이모님  제사때마다  봉숭아  물을  들이게  됐다.  


무엇인가를  기억한다는  것,  기억하며  뭔가를  지속적으로  한다는  것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에  의미를  주는  것같다.  


* 오늘은  공부를  많이  한  날이다.  오후에  '혁신'에  관한  강의를  들었고  저녁에는  도시락  먹으며  디지털  미디어에서  CMS의  의미에  대해  공부했다.  혁신은  '일상적이지  않은  것'과  통한다.  물론  모든  일상적이지  않은  것이  혁신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이라기  보다는  생각과  관점의  변화에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  그런  의미에서  '절박함에서  혁신이  나온다'는  말이  와  닿는다.  CMS는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혁신'으로  가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같은데,  국내  미디어들에서는  그  절박함을  못느끼는  듯하다.  아,  그리  본다면  혁신을  하려면  공부가  필요한  것같다.  모르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을 테니...



횡설수설을  접고  내일  하루도  최선을  다해야  겠다.  매일  출퇴근  길에  손석희  앵커의  뉴스9을  들으니  이런  말이  자연스레  나온다.  '들어간 것'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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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애비뉴(Madison Avenue)가 변화한다.

생각하기 2014.06.24 15:23

전통미디어의 영향력이 급격히 쇠하고 그 자리를 소셜 미디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 소셜의 시대에 광고 산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광고 산업의 변화는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는 주제이다.


지난주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신지웅 교수님(프로필 페이지 링크)의 소셜 시대의 광고 산업의 변화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일부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정리할 기회가 되었다. 강의 중 일부를 정리해봤다. 정리 내용은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재구성했기 때문에 일부 내용은 강의와 다를 수도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광고산업이 직면한 문제들


광고산업은 크게 보아 두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실제 광고 대행사의 업무는 더 상세하게 구분되지만 크게 보자면 두가지라는 의미). 한가지는 브랜드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한 광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의 파트와 매체 집행 파티. 그런데 이 두 파트 모두 소셜 시대에서는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왜냐하면,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대중 미디어의 영향력이 무너지고 개인 미디어가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미디어 믹스 전략이 어렵다) 대중 매체를 활용해서 대량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확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모든 소비자 미디어에 광고를 하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전략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제 매스 미디어 시대처럼 기업(브랜드)가 메시지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전달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었으니 소비자들이 직접 소비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어떻게? 이 부분은 소비자들에게 이야기 할 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가능하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일방적인 브랜드 메시지 보다 소비자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이야기 거리를 발굴해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다시 말하면 인게이지 (Engage)’ 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스토리텔링이 강조되는 것도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인 입소문이 실제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사례로도 증명된 일이지만 아직까지 미국 기업들의 온라인 광고에서 소셜 미디어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도표 참조) 그 이유를 신지웅 교수님은 세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는 광고집행을 결정하는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이 아직도 매스 미디어에 익숙하고 소셜 미디어를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미국도 그렇다니..!) 두번째는 광고 효과 측정의 문제이다. 온라인 광고 (주로 배너광고와 검색광고)에서는 CPM, CPC 등의 광고 효과를 측정하는 수치들이 일반화 되었지만 아직 소셜 미디어 부분에서는 이 부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CPE (Cost Per Engagement) 처럼 참여에 대한 부분을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세번째는 컨트롤 이슈때문이다. 이제까지는 어떤 미디어를 통해 어떤 메시지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할 것인지를 기업에서 결정해 왔다면, 소셜 미디어 상황에서는 원칙적으로 통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소셜 미디어의 매력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서 어쩔 수 없는 영역이니 만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만,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브랜드(기업)이 전적으로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전적으로 통제하는 메시지는 싫어 하지만, 브랜드와 소통을 원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반응을 보이는 브랜드를 원한다.

 

‘Let them talk about it’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도브 (Dove) 캠페인


이러한 미디어와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마케팅 캠페인에서 가장 잘 실천한 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도브(Dove)이다. 도브는 유니레버 계열로 비누, 샴푸 등을 판매하는 브랜드다. 도브는 2천년대 초반부터 아름다움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브랜드로 광고 캠페인을 전개했다. 비누의 청결한 이미지, 브랜드의 특장점을 내세우는 대신에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인지, 그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광고로 제작했다. 예를 들어 미모의 모델이 아니라 30, 40대의 일반인 모델이 속옷 차림으로 광고에 등장(Real Beauty) 하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자기존중 (Self Esteem)’ 을 찾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광고로 제작하기도 했다. 다소 논쟁적인 광고를 광고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수퍼볼 광고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제품의 장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도 도브는 커다란 홍보 효과를 얻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광고가 나간 이후 방송 뉴스나 투나잇쇼와 같은 토크쇼 진행자들이 도브의 캠페인에 대해 꽤 긴 시간 동안 언급을 하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화제를 삼았다. 이렇게 광고를 통해 제품이 주는 실질적인 이익을 강조하기 보다는 시각을 갖춘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는 것이 도브 마케팅 캠페인의 핵심이었다.


(도브의 캠페인 방향은 소셜 시대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져 지난해에는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라는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FBI에서 훈련받은 몽타쥬 작가와 실험을 했다. 두 장의 그림을 그리는데 한번은 본인이 직접 설명한 대로 얼굴을 그리고, 또 한번은 다른 사람이 설명해 준 대로 얼굴을 그렸다. 대부분 사람들이 본인의 설명 보다 다른 사람의 설명대로 그린 그림이 훨씬 아름다웠다. 남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시켜 감동을 준 동영상이었다.)



<Dove의 Real Beauty Sketches 캠페인>


이렇게 생각할 거리’, ‘이야기할 것을 던져주어 사람들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는 것이 소셜 시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향이다.

 

유튜브기반의 바이럴 효과, 올드 스파이스


이제는 광고에서 그 어떤 방송매체 보다 유튜브가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나타난 재미있는 현상은 일반적인 광고의 구조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매스 미디어 시대에는 주로 빅모델을 써서 30 ~ 1분 내외의 CF를 만들고 이를 몇 개월 동안 방송에 광고를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런 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것. 소셜 시대에는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 광고 (동영상)를 올리고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확산시키는 구조이다.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새로운 것, 재미있는 것에 주목한다. 따라서 품질 좋은 한 편을 가지고 몇 개월씩 확산시키는 것 보다는 다소 품질이 떨어지더라도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를 통해 확산시키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다.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동영상이 흥미를 모으면 자발적인 패러디 물이 등장하는데 이런 패러디가 바이럴의 성공요소가 된다. 사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휩쓸게 된 것도 초기에 수많은 패러디의 힘이었다. 



<Old Spice 광고, 2010>


미국의 남성용 데오도란트 브랜드 올드 스파이스 (Old Spice) 2010‘The Man Your Man Smell Like’라는 시리즈 광고를 선보였다.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배우 아이제아 무스타파 모델로 다소 재미있는 설정으로 영상을 구상했다. 광고가 등장하자 불과 4개월 만에 유튜브에는 180여건의 패러디 광고가 등장했고 6백만건 이상의 조회수와 22,500 정도의 사용자 댓글이 달릴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광고의 실험, Art, Copy & Code


소셜 미디어가 기존 광고의 공식을 깨고 있는 시대, 이제 다음은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지웅 교수님은 구글이 벌이고 있는 흥미로운 실험 ‘Art, Copy & Code’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rt, Copy & Code는 구글이 지난해 대외적으로 발표한 프로젝트로 예술, 창작의 영역에 기술을 접목 시키는 것이다



<구글의 Art, Copy & Code 프로젝트, 영상보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사용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개개인의 컨텐스트에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실험하고 있다. ‘영상보기 (Watch the film)’를 선택하면 지금 현재 사용자가 있는 장소, 날씨, 시간 등을 반영해서 서로 다른 영상이 보여진다. 아직까지는 몇가지의 데모용 버전을 만들어서 완전한 개인형 광고로 볼 수는 없지만 앞으로 사용자의 성향 분석을 반영한다면 훨씬 더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광고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이 부분은 비단 광고 뿐 아니라 다른 콘텐츠로 확대 적용도 가능할 것이다. 이제까지는 개념으로만 얘기됐던 부분이 기술과 결합되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과연, 광고대행사는 위기일까?


, 그렇다면 이렇게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 대행사는 과연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 신지웅 교수님은 소셜의 시대에는 스토리텔링이 강조 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도 콘텐츠 생산자 (Content Creator)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광고대행사의 경우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준비해 간다면 성장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국내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갈수록 브랜드 자체의 메시지 보다는 콘텐츠로서의 가치가 강조될 것이라는 흐름. 손에 잡히지는 않지만 믿음으로 간직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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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청중들은 독설에 열광할까?

생각하기 2014.02.06 00:33


언제부턴가 '강연'으로 대중들을 사로 잡고 인기를 얻는 스타강사가 탄생하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힐링 트렌드를 주도한 서울대 김난도 교수, 혜민 스님, 여러가지 문제 연구소 김정운 교수 등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사진출처: 유튜브 entertainmentSBS 채널에서 캡처>



최근에는  철학자  강신주  박사가  뜨고  있다.  며칠전  SBS  힐링캠프에  나와  방청석에  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개  상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사람들에게  거침없는  직설과  독설을  날렸다. 시작부터  '제일  싫어하는  말이  힐링'이라며  힐링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한  은퇴한  아버지가  가족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  고민이라며  아버지가  외롭지  않고  즐겁게  지낼  수  있는지를  묻는  상담자에게  강신주  박사는  "질문의  요지는  아버지가  즐겁게  혼자  잘  지낼  수  있으면  가족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며  "아버지를  제거하는  방법,  아버지를  집에서  떠나  혼자  놀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자를  당혹하게  만드는  돌직구식  표현으로  일단  질문의  요지를  뒤집어  해석했다.  혹은  가면에  가려진  사람들의  마음에서  한꺼플을  걷어  내고  알맹이로  질문을  다시  표현한  것이다.


힐링캠프  방송  후  강신주  박사는  (그  이전에도  잘  알려져  있었지만)  대중적인  인기주로 급부상했다.  그의  책이  서점가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기사도  나왔다.  


힐링을   제일   싫어하는  그가  던진  돌직구와 독설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  맘대로식  해석이지만  '색다름'과  '가면을  벗기는  후련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에서  다른  제안을  던져  준다.  위의  예를  든  상담자처럼  간섭이  심한  아버지를  두고  '아버지가  즐거워  졌으면  좋겠다'고  표현하는  사람에게,  사실은  아버지를  제거하고  싶은 것  아니냐고  되묻는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시각은  늘  감탄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독설이든  돌직구든  가면을  벗겨  맨얼굴을 보게  만드는  후련함도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다.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한계가  있지만  맨얼굴만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강신주  박사가  힐링 캠프  이후  인기가  치솟는  것을  보면서  '독설'로   스타   강사의  반열에  올랐다  순식간에  무대를  내려온  김미경  원장이  생각 났다.  결국  '힐링'이든  '독설'이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알맹이가  아니다.  도구이며  치장일  뿐이다.  간혹  치장에만  요란해서  구름같은  인기에  의지하다  보면  또  어느날  소나기  처럼  날아가  버리는  것같다.  


우리는  지나치게  치장에  의존한다.  힐링이  대세이다  싶으면,  모든  것에  '힐링'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그것이  지겨워  질  때쯤  또 다른  유행을  만들어  낸다.  힐링이든  독설이든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살다보면  아무런  이유 없는  위로가  필요한  게  사실이고,  그렇다고  무작정  위안만  받을  수도  없는  게  인생이다.  독하게  자신을  돌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  


어쨌거나  당분간은  '독설'이나  '돌직구'가  인기를  끌  것같다. 팍팍한  삶이  되겠구나....



덧))  내가  강신주  박사를  알게  된  것은,  예전에  김어준  총수의  색다른 상담소에서  게스트로  출연했을  때였다.  팟캐스트로  챙겨  들으면서  그의  시각의  참신함이  좋았다.  그  후  강신주  박사의  책을  선물로  받아  읽어  보았는데  철학자가  참  글도  잘  쓰는구나... 생각한 적이  있었다.  최근에 나온 '감정수업'이라는  책은  어렵기도  하고  지겹기도  하여  조금  읽다  말았다.  


얼마전  그의  '노숙자'에  대한  시각이  SNS 상에서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공격의  논조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웬지  아는  사람인  것처럼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힐링캠프  방송을  보면서,  이미 무대에  올라  '스타'가 된  강신주  박사는  참  낯설게  느껴졌다.  방송은  재미가  있었는데  말이다.  마치, 알던  친구가  유명해져서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려워진  느낌이랄까.. 물론 과장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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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iring Note를 펼치며

생각하기 2014.01.21 18:08


 <사진: Inspiration 출처: Flickr, http://www.flickr.com/photos/16230215@N08/3068888802 >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지난  연말에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인스파이어!'이다.  인스파이어는  말하자면 ' 스피커 매니지먼트'를 하는  곳이다.  지식사회의  주인공인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  그들의  콘텐츠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잘  확산해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책이고  강연이다.  요즘은  동영상과  같은  형태의  콘텐츠도  대중화되고  있다. 


이  일을  잘 하려면  우선,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을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우리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얻어야 한다.  '콘텐츠'라고  표현을  했지만  쉽게  한  분야의  전문성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통칭하여  '장안의 고수'라고  표현하고  싶다. (탤런트 이름을 떠올리지 마시길...)  그래서  알음  알음으로  연결  연결 하여  지난  몇 달동안  무림의  고수들을  많이  만나고  다녔다. 아직  만나야 할  사람들이  훨씬 많지만. 


고수들을  만나  우리  일의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은  고단하지만  설레고  결론이  쉽게  나지는  않지만  뭔가  뿌듯한 일이었다.  쉽게  얘기하자면  결과는  별  볼일이  없고  과정 은 좋았다는  의미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대면하는  일은  참으로  피곤한  일이다.  비록,  어려서부터  사람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져왔지만,  그리고  설득해야  먹고  사는  일로  근근  입에  풀칠하고  살았지만,  상대는  저마다  '한 칼'이  있는 고수들이  아닌가...  그런데,  소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앞서,  나는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  어떤  이는  목소리를  높이고,  말을  많이  하고  어떤이는  나직한  목소리이고  또  말을  아끼기도  한다.  하지만  말수가  많고  적고  목소리가  크고  적음에  상관없이  뭔가  자신만의  '관(viewpoint)'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한마디로  나를  긴장시키고,  나에게  배움을  주었다.  아,  이  일이  오래도록  내게  자극과  긴장감을  주겠구나...  생각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누군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에게서  '최고의  콘텐츠'를  이끌어  내고  그것을  대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의  그릇(강연이든  책이든  무엇이든  그릇이라고  표현하자)에  담아내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임을  절감했다.  무엇보다도  그것은  내가  만난  고수를  절반이라도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고  많이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올해는 내가  한  백  명  정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겠구나...  사랑은  설레지만  버겁기도  하다. 


하지만  일은  장안의  고수들을  만나고  그들이  나의  손을  잡게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수들의  한  수를  좋은  그릇에  잘  담아내야  한다.  가장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기업이나  각  기관들의  각종  교육  프로그램들에  고수들의  강연  기회를  만드는 것,  대중적인  코드로  책으로  엮어내는  일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올  한해는  더더욱  그  어느  때보다  책도  많이  읽고  강연도  많이  쫓아  다니고  만들어  가면서  살게  될  것  같다. 


고수들의  한마디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영감이  될  수  있기를...  그런  자리를,  그릇을  잘  만들고  빚어 내기를... 


예전부터 스타들은 있었지만 SM이나 YG, JYP등의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등장하며 연예산업은 체계적으로 재편되고 연예인도 성장하고 엔터테인먼트의 질도 높아졌다. 같은 효과를 지식 산업에서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과연 채워질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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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부터 배운 것

생각하기 2014.01.19 11:51

지난 토요일 부터 감기에 걸려 꼬박 일주일 넘게 고생을 했다. 그러면서 든 생각. 


우리는 흔히 건강하게 살기 위해 운동을 하는데, 지금 이 순간 몸을 움직여 근육을 단련하는게 2, 3년 후에도 계속 그 영향이 남아 건강을 유지시켜 줄 것처럼 생각한다. 재작년 중반 부터 열심히 산에 다녀 지난해에는 다행히도 감기 한번 없이 지낼 수 있었는데... 작년에 30회 산행 목표 달성 후 두 달 정도를 쉬었더니, 그 사이 체력이 약해진건지 면역력이 떨어진건지 덜컥 감기가 걸렸다. 몇달을 했든, 몇년을 했든 운동은 '지금' 하고 있지 않으면 건강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 


비슷한 예로, 우리는 한 때 열중하던 사랑, 옆에 없으면 죽을지도 모를 것 같은 사랑을 이유로,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 사랑이 나를 바라보고, 나를 그리워하고, 나를 지켜 줄 것이라, 혹은 지켜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요구하지만, 내가 그를 향해 열중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눈길이 없어지면, 그 사랑 또한 계속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 몇달을 사랑했든, 몇년을 사랑했든, 지금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랑은 내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서, 우리는 고 3때 죽도록 공부했던 기억 하나 믿고, 그래서 얻은 대학 졸업장에 기대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성인' 소리를 듣고 싶어하지만, 내가 지금 책을 들고 지식을 얻고자 노력하지 않는 한, 주변에 스승을 찾아 나서 그 지혜를 전수받지 않는 한, 내 세포 속에 '지성'이란 남아있지 않는 다는 것. 


그리하여, 지금 여전히 운동을 해야하고, 지금 여전히 뜨겁게 사랑해야 하며, 지금 여전히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지독한 감기한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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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기 2014.01.06 23:37

"어떻게 살 것인가?" 


내 스무살 때를 돌이켜 볼 때 머리 속에만 남아있는 그 기억의 잔상들이 행여 남들에게 보이면 어떡하나 무척 민망해지는 장면이 있다. 시국 선언후 도서관에서 뛰어내려 죽음 선택한 선배, 학교에 깔려있는 전경들, 시험거부/출석거부로 둘로 나뉘어 서로 등돌리는 친구들이 있는 학교를 피하듯 도망나와 근처 술집에서 잔돌리며 혀꼬부라진 목소리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고, 다짐하고, 옆 사람에게 윽박지르던 그 방황하는 청춘의 모습이다. 


고등학교 때까지 영문도 모르고 공부했던 내가 어느날 갑자기 바람 빠진 풍선처럼 하늘을 헤집으며,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몰라 비틀대는 모습이란,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고, 가벼웠는지... 그 때를 떠올리면 얼굴에 잔뜩 힘을 주어 주름을 만들었던 억지 심각함이 오히려, 마치 이마에 '나 어려서 그래요...'라고 대놓고 떠들어 대는 것만 같았다는 생각 들곤 한다. 


그 때에 비하면, 나이를 많이 먹었다. 어느 새 나이는 그 때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내가 나은 아이가 벌써 그 나이를 넘겼으니... 나이를 먹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잠시 잊고 살았다. 그렇게 근본적인 것을 고민할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없어서인지, 먹고 살기 급급한 다른 고민이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해가 바뀌고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어 나이가 정말 많이 들었구나... 하며 심난해하던 중, 지난 주말 신문기사 하나가 문득 내 뒤통수를 치며 삼십년전의 고민거리였던 '어떻게 살 것인가?' 질문을 다시 내게 던졌다. 



<한겨레 신문 : 이진순의 열림 '채현국 이사장 인터뷰. 기사 바로가기>

(저 사진은 비록 저작권에는 위배되겠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 기록용으로 링크와 함께 내 블로그에 저장해두기로...)


인터뷰는 마침 내 스무살 시절, 가녀린 몸으로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자신있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뚜렷이 기억에 남아있는 이진순 선배가 쓰신 글이었다. 이 글을 통해 처음으로 채현국 이사장님을 알게 됐다. 이 어른의 됨됨이, 사업을 크게 일구고 드러나지 않게 주변 사람들을 돕고, 홀연히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를 가장 낮추고.... 그 훌륭한 인품은 물론, 감동적이고 감탄이 절로 날 만하다. 


그런데 인터뷰 곳곳에, 그 분의 생생한 목소리가 내 뒤통수를 때리는 듯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지식을 믿지 못한다 하시며...)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가 쉽다.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


(사람들은 저 잘나서 돈을 많이 번 줄 알지만 원래 제 돈이란 없는 것이고 세상 살아가는 동안 잠시 맡아 두는 것 뿐이라고 하시며... ) "돈이란 게 마술이니까… 이게 사람에게 힘이 될지 해코지가 될지, 사람을 회전시키고 굴복시키고 게으르게 하는 건 아닐지 늘 두려웠다. 그러나 사람이란… 원래 그런 거다. 비겁한 게 ‘예사’다...."  


(그리고 사는 것에 대해 한 말씀...) "쓴 맛이 사는 맛이다" 



열심히 살고, 좀 더 발전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하나라도 더 배우는게 남는 것이라며 믿고 있는 (비록 그렇게 실천을 못할지라도...) 중생에게 던지는 하느님의 부처님의 소리와도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공유하며 댓글을 달며 감명을 전했다. 단순히 '좋은 말'이 아니라 그 분의 생활 속에 녹아 들어있는 말씀이었기에 더더욱 울림이 컸던 것같다. 


주말에 영화도 봤고 부엌에도 있었고, TV도 봤고 책도 읽었다. 중간 중간, 이 어른의 한마디 한마디가 머리 속에 늘 흐르는 전류 처럼 흐르고 있었다. 일상을 살면서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스무살의 질문을 내게 던진다.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직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큰 어른이 내 평상시 생각과 꼭 같은 말씀을 해주셨다. "쓴 맛이 사는 맛이다!" 쓴 맛을 곱씹으며 매일 내게 묻고 또 물어야 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 어른 처럼 종교처럼 살지는 못해도, 적어도, 신도 처럼은 살고 있는지... 얼마나 살았는지, 얼마나 더 살 것인지 보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아야 하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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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으니까 힘든거다!

생각하기 2013.03.22 13:30

"굶으니까 힘든거다!"


다이어트 얘기는 아니다. 헉헉대며 하루종일 일에 치여 사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다. 그들은 때로 일을 '독립운동' 하듯이 심각하게 하고, 렌즈를 가깝게 좁혀서 눈 앞에 문제에 매달리며 힘들어 하고 있다. 물론 때로 나도 그렇지만...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갖고 싶은 건 모든 사람들의 소망이다. 그런데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굶을 수는 없다. 식사량 조절은 꼭 필요하지만 그와 함께 운동을 병행해서 살아낼 근육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건강을 찾을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게 중요하다. 업무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무조건 열심히 시간을 투자한다고 성과가 나지 않는다. 근육량이 늘어야 살아갈 근력이 생기고,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음식을 좀 더 먹어도 물살이 되지 않는 것처럼 업무 효율을 위해서는 근력을 키워야 한다. 기본적인 업무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다. 그건 어떻게 길러지느냐..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자기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폭넓게 보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는 '고민의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그 고민의 과정에서 좋은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평소 지식도 쌓고 사람을 이해하고 트렌드를 잘 쫓아가는 등등의 잡다한 정보가 도움이 된다. 마치 매일 매일의 식습관 (=지식/사람과의 대화/트렌드에 대한 정보)이 근력(=고민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통찰)을 강화해서 건강한 몸(= 업무 능력, 성과)을 만드는 것과 같다. 


주위를 보면 다들 힘들어 한다. 특히 주니어 들은 매일 매일 처리해야 하는 업무에 치여 종합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일이 힘든 것만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선배인 입장에서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누가 대신 밥을 먹여주고, 대신 운동을 해줄 수 없는 것처럼, 대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전달 할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니, 굶지 마라. 무턱대고 야근한다고 업무 능력이 키워지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힘들다고 징징대지도 마라. 자기가 몸을 움직여 밥먹고 사는 사람중에 힘들지 않은 사람 아무도 없다. 너무 냉정하다고? 헬쓰클럽의 독한 트레이너가 건강 체질을 만드는 법이니...! 


이제 주말이다. 특히 주말에는 아직 멀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주변에 어른거리고 있을 봄을 찾아 몸과 마음을 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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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 창립 6주년의 의미

생각하기 2013.02.27 11:12

(페북 타임라인에 글을 쓰다가, 블로그로 '저장'해 두는 것이 좋을 것같아 옮겨 적었다.) 



내일이면 창업 6년을 맞는다. 


나이를 먹듯 회사도 한 해 한해 숫자가 쌓이는 거지만 창립기념일이 다가오면 그래도 지난 세월을 되돌아 보느라 숙연(?)해진다. 


요즘 며칠 지난 시간들을 곰곰 되새기며 나에 대한 반성을 했다. 왜, 매일 다람쥐쳇바퀴 돌듯하는 이 일을 내가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새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처음 창업을 한 것은 96년이었다. 드림 커뮤니케이션즈라는 홍보대행사를 시작했을 당시, 정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창업을 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아무튼 그땐 온 몸과 마음을 바쳐 일했고 늘 한걸음 더 나아가는 일에 매진했다. 그런 시각으로 회사를 경영했고, 직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6년만에 나는 방전 상태가 되었다. 이제서야 고백하지만, 2002년 별안간 MBA 공부를 하겠다고 유학을 갔던건 내가 있던 자리에서 지속할 에너지가 떨어져 가고 있음을 스스로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어제도 누군가와 그런 얘기를 했지만 유학가서 내가 배운 것은, 역설적으로 드림 6년동안 내가 이루었던,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의 가치였다. MBA과정에서 여러 과목들을 들으면서 나는 내가 창업하고 경영했던 회사를 케이스로 분석할 수 있었다. MBA에서 가르치는 '지식'의 잣대로 보자면 어설프기 짝이 없었다. 경영학에서 역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위험의 분산'이다. 만약 내가 96년에 사업계획서 쓰는 법을 알았다면, Financial Projection을 96년의 시점에서 정확하게 했다면 결코 나는 창업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드림이 내세웠던 '벤처 기업을 위한 홍보 파트너'는 미친짓이었으니까. 당시는 벤처 기업들이 홍보에 신경을 쓰지 못할 때였고 국내 기업들이 홍보라는 기업 정보와 관련된 일을 아웃소싱한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지 않던 때였다. 


비단 창업 뿐아니라 조직운영, 회계 등등 MBA에서 듣는 과목들을 나의 이전 회사에 대입시켜 보며 찬찬하게 케이스 분석을 한 결과, 나는 2002년 당시 내게 필요했던 것은, MBA를 통해 경영에 대한 지식쌓기가 아니라 도닦기, 혹은 지금의 표현대로 하자면 힐링(Healing) 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지 않으면 쉽게 지치고 방전된다는 값진 교훈도 얻었고,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한 가치는 결코 숫자로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나의 유학생활은 수업료를 내고 도닦는 과정이었다.  


그 덕분인지 미디어유 창립 6년이 되는 이 시점에서도 나는 다행히 아직 방전되지 않았다. 여전히 새로운 것을 해보려고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그런 노력이 어떤 성과를 가져왔느냐고 물으면 딱히 내세울 것은 없지만... 


여전히 회사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여전히 나는 가끔씩 '내 팔자야...'라는 말을 마음 속으로 되뇌이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조직에 대한, 지금 내가 하는 일에 대한 고마움과 그 중요성을 잊지는 않고 있다. 


지난 며칠 반성한 것은,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외면하고 살았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옳고 그름의 정확도로 정의할 수 있는 일보다는 사람과 관계로 풀어내야 하는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자, 6년을 무사히 버틴 내게, 그리고 함께해준 MU 식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짝! 짝! 짝! 그리고 다시, 일년을 무디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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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의 말춤, PR 효과는 과연?

생각하기 2012.12.11 17:55

 

'현실창조공간'이라는 제법 알려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이승환님과 함께 일한 적이 있었다. 그는 면접날 부터 면접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더니,중간중간 회사 얘기를 '직장일기'로 승화시켜 고정 독자층이 많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곤 했다. 내용이야, 조금 왜곡되기는 했으나 주관적 해석으로 봐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가 나를 빗대어 쓰는 짤방은 나의 올드한 감성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던 이승환님이 새로운 매체를 기획한다고 원고 청탁을 해왔다. 정치인이 왜 말춤을 추는 것이며, 과연 홍보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민감한 때 정치적인 이슈를 글로 쓰고 싶지는 않았으나, 정말로 순수하게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정리해 보기로 했다. 따라서 아래 거론된 특정 후보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아니라는 사족을 달아두고 싶다. 

 

애써 쓴 글이니 내 블로그에도 담아보려 한다

 

=================================================================== 

2012년은 뭐니 뭐니해도 싸이(Psy)가 대세다. 올해 발표한 '강남스타일'의 뮤직 비디오가 인터넷 방송국 유튜브를 타고 전세계인에게 인기를 모았다. 유튜브 조회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더니 미국 주요 방송 프로그램에 당당하게 한국말로 노래 부르는 싸이가 등장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싸이를 따라 말춤을 추고 미국의 대학생, 군인, 각계각층에서 떼로 말춤을 추며 즐거워 했다. 전세계를 돌며 공연을 하고 뮤직비디오 상을 탔다.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와 공연을 할 정도 



 싸이 바람을 타고 말춤이 정치권에서도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공화당의 미트 롬니도 NBC '제이 레노의 투나잇 쇼'에 출연해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 추는 영상을 공개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물론 나중에 이 영상이 백댄서의 춤에 롬니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말춤이 보수적인 정치인이 젊은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소재로 활용된 것은 변함이 없다

 

국내에서도 대선주자들이 말춤을 추며 젊은이들과의 화합을 역설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그는 지난 9, 부산선대위출범식에 참석해 식전행사에서 여대생들과 함께 말춤 동작을 선보였고 11월에도 비전 선포식에서 청바지를 입고 본격적으로 말춤을 선보였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9월 중순 통합진보당 당원 결의대회에서 젊은 당원들과 말춤을 추며 당의 결속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  

 

보수거나 진보거나 성향에 상관없이 정치인들이 말춤을 추며 대중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과연 이런 시도가 그들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었을까?

 

정치인들이 말춤으로 얻으려하는 첫번째 홍보 효과는 대중적인 인기 코드 활용하려는 것이다. 대중들이 강남스타일만 들으면 흥겨워지고 말춤을 보면 어깨가 들썩해지는 만큼, 말춤을 추는 것은 강남스타일에 집중된 관심과 환호를 자신에게 투영시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은 말춤을 선보임으로써 이 시대에 가장 핫(Hot)한 이슈를 내 것으로 만들어 시대를 앞서가고 트렌디한 이미를 갖고 싶어 한다. 특히 말춤을 젊은 층과 함께 추며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화합하는 이미지를 주는 것은 대선주자들 누구나 원하고 소망하는 일 일 것이다.

 

여기에 더 중요한 PR 효과가 있다. 정치인들은 보통 공식적인 자리에서 격식을 갖춰 말하며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서는 위엄과 품격 있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는 있지만 인간적인 매력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대는 갈수록 권위보다는 인간적임에 귀기울이고 있다. 말춤을 추며 살짝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혹은 음악에 맞춰 흥겹게 흔들어대는 모습 자체가 대중들에게 친근함을 주고 인간적인 면을 부각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와 이정희 대표가 말춤을 추어 원하는 홍보 효과를 거두었을까? 물론 그에 대한 평가는 각자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이기 때문에 하나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다만, 이십오년을 기자와 홍보일을 하며 미디어의 주변에 있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보자면 실패라고 진단하고 싶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컨텍스트(context)이다. 어떤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된 전후사정이 때론 메시지를 한층 강력하게 전달하게도 하고 김을 빼기도 한다. 박근혜 후보가 처음 말춤을 선보인 날, 오전에는 서울에서 과거사 사과 기자 회견을 마친 직후였다. 더군다나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인혁당 (사과문 프롬프트를 잘 못 읽어) ‘민혁당이라고 말하는 실수를 한 후여서 정황상 오후의 말춤이 섞이지 못하는 물과 기름 같았다. ‘사과말춤은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아니던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도 말춤을 춘 이후 이런 저런 비난 세례를 받았다. 그 당시의 상황이 계파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된 이후였기 때문이다. 당내 갈등으로 탈당을 한 사람들의 눈에 이정희 대표의 말춤은 트렌디하지도 않았고 젊은층과의 화합 이미지를 전달하지도 못했다. 홍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전후 맥락(=컨텍스트)을 고려하지 못한 기획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또 한가지 말춤을 이용해 홍보효과를 거두고 싶다면 꼭 기억해야할 것이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이미지이건 젊은 층과의 화합이건, 혹은 인간적인 모습이건 본인이 말춤을 즐겨야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강남스타일의 말춤이 전세계인의 막춤으로 자리잡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말춤을 추었고 유튜브에 올렸다. 그 패러디 영상이 사실상 말춤의 세계화를 완성했는데 핵심은 말춤을 추는 사람들 모두 너무 즐겁게 추었다는 것. 싸이가 아니어도, 내 이웃들이 신나서 춤추는 모습이 보는 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선 주자들의 말춤에는 어색함이 절반 이상이다. 뭔가 각본에 의해 움직이고는 있으나 말춤이 즐겁지는 않은 모습이다. 그러니 보는 사람들도 어색하고 거북할 밖에체화되지 않은 메시지를 진정성있게 전달할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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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알바를 위한 조언

생각하기 2012.11.12 12:47

오늘 SNS상에서 널리 확산된 글이 하나 있다. 


"트위터에서 친박성향 글이 60% 이상인 까닭" 


서울대 사회학과 장덕진 교수의 글이다. 이 글의 요지는, '트위터에서 친박 성향의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계정으로 보면 12%에 불과하지만 1인당 올리는 트윗의 양은 일반적인 평균의 35배가 넘을 정도로 열성적으로 포스팅하고 RT를 하며 확산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그 도달 범위에 있어서는 야당성향의 트윗에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글을 읽으며 쓰다 만 포스팅이 있어 감히, 댓글 알바를 위한 조언을 마무리해보려 한다. 선거때가 되면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트윗들로 넘쳐난다. 특히나 대통령 선거이니 그 열기는 더욱 뜨겁다. 때로는 신선한 시각과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양적으로 밀려오는 정치 포스팅은 피로감을 주기 십상이다. 게다가 언제부터 친구였는지도 모를 트친, 페친들이 저마다 스팸처럼 정치 관련 얘기들을 쏟아낼 때는 방법이 없다. 친구를 끊을 수밖에.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생각과 주장을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것인지, 지울 것인지는 듣는 사람의 몫이니까. 그런데 우리의 온라인, 혹은 소셜 환경이 더욱 어지러운 것은 댓글 알바들이 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시사 팟캐스트 '나는꼼수다'에서는 이런 알바의 존재를 설득력있게 분석해냈고 '십알단'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꼭 나는 꼼수다의 분석이 아니더라도 트윗 알바의 존재는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대선 전부터 정부부처의 트윗에는 서로의 메시지를 RT하는 우호군단이 있었다는 사실을... 


어쨌든 알바이든, 아니면 자발적인 참여이든 친여 성향의 트윗들은 아직까지 양적으로는 활발하게 다리짓을 하고 있으나 확산의 질을 분석하면 늘 '부족' 판정을 받아왔다. 오늘 장덕진 교수의 컬럼도 결국은 열심히 하는데 확산의 질을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연 왜 그럴까?


네트워크의 질이 확산의 파괴력을 결정 


트위터는 가장 단순한 확산의 플랫폼인 것 같지만 생각만큼 단순하지는 않다. 트위터 상에서 포스팅을 하고 이것이 리트윗되고 확산되는 과정 자체는 내부의 얽힌 구조를 파악하지 않으면 단순히 양적으로 파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예를들어 장교수의 분석처럼 친박 빅마우스의 글을 열심히 리트윗하는 계정수가 3천개에 이른다고 가정해보자. 3천명이 30만명에게 확산이 된다는 것은 3천명의 평균 팔로워수가 100명이라는 얘기다. 사실은 아마 100명이 더 될 것이다. 하지만 아마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는 3천명이 서로 중복된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면 확산 효과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두들 평균 팔로워수가 1천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 가운데 900명은 이렇게 저렇게 중복이 될수가 있다. (예를들어 맞팔당에 가입해서 팔로워를 늘리거나 혹은 서로 비슷한 커뮤니티의 사람들일 경우) 이 경우 3천명의 팔로워 평균이 1천명씩이라고 하더라도 3백만에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중복된 수를 제외하고 확산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댓글알바를 기획한 '그들은' 실제 30만명 정도의 확산 효과인 트윗 활동을 3백만에 전파됐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게 양적인 접근의 허상이다. 




얼마전 번역한 책 [Grouped -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을 보면 이 책의 저자 폴 아담스가 네트워크의 질이 확산의 파괴력을 결정한다는 얘기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 우리의 '유유상종의 문화' 는 네트워크를 제한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폴 아담스는 기업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SNS 상에서 친구(네트워크)의 구조를 잘 구성해야 확산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단순히 서로 다른 그룹에 속해 있는 친구들로 구성을 해야하는 것 이외에도, 그 그룹 멤버의 성향이 새로운 소식을 잘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성향인지 아닌지도 매우 중요하다. (역시 다시한번 이 책의 폭넓은 인사이트에 감동!^^)


사람에 대한 신뢰도의 영향력


또 한가지 일반적인 댓글 알바의 확산효과가 양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커지지 않는 이유는 평소 트위터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신뢰도가 메시지의 신뢰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댓글 알바는 계란계정(프로필 사진을 입력하지 않은 계정)이거나 아이돌 그룹, 예쁜 여성의 사진으로 프로필을 대체해 뭔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있다. 만약 자신의 프로필을 당당하게 밝히고 트윗을 한다면 그 내용이 나의 의견에 맞지 않더라도 경청할 가치가 있을 것이지만, 상대가 트윗을 단순 확산의 도구라고 생각한다면 그 얘기에 귀기울일 사람은 줄어들 것이 자명한 일이다. 


나는 댓글 알바를 몹시 싫어 한다. 정치인든, 혹은 기업의 프로모션이든 진정성이 없는 댓글이나 활동이 SNS를 황폐히 만든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부부처가 앞장서서,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댓글 알바를 활용해 어떻게든 양적인 확산 수치를 확보하기에 급급하다는 점은 부끄럽기까지 하다. 알바이든, 목적성이 분명하든 어쨌든 앞으로는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서 질적인 효과까지 달성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 우리의 SNS 환경을 조금은 정화시킬수 있다고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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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은 '과정'이다 - "메이킹 필름"에 주목할 때!

생각하기 2012.11.08 15:52

오늘 오전에 내부 회의하면서 나왔던 얘기 중에 공유하고 싶은 것 한가지 소개하려 한다. 논의의 주제는 '해외의 소셜 마케팅 사례는 근사하고 멋진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눈에 띄는 성공사례가 없을까?'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늘 페이스북 성공사례로 리바이스, 디젤, IKEA 와 같은 해외 사례를 들먹인다. 해외 브랜드들은 진정으로 SNS 상에서 고객을 친구로 만들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자발적으로 '좋아요'를 찍게 만든다. 우리의 성공 사례는 확산의 측면에서 성공한 사례는 많겠지만 마음을 움직인 사례를 꼽으라면 망설이게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가지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지만, 내 마음 속에 들어온 한가지는 "우리는 과정 보다 결과에 너무 집착한다"는 것이었다. 


아래 동영상은 스위스에 인구 100명이 채 안되는 작은 마을, Obermutten의 페이스북 캠페인에 대한 일종의 '메이킹 필름'이다. 



스위스 작은 동네에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면서 아주 작은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좋아요'를 누르는 모든 팬들은 마을의 게시판에 올려준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좋아요를 누르는 팬들의 프로필을 인쇄해서 마을 게시판에 올려 주었고 온통 건물의 벽을 프로필로 뒤덮을 만큼 캠페인은 성공 적이었다. 수많은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홍보 효과를 거두었고, 작은 마을에 관광객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캠페인의 성공은 '과정'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는데 핵심이 있다. 반면, 우리의 소셜 이벤트들은 과정 보다는 '확산' 결과에 집착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확산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상품을 활용한다. 아이패드 처럼 눈에 띄는 것이든 커피 한잔이든 상품 없이 진행한 이벤트를 보기 어렵다. 그리고 항상 이벤트 결산에는 전체 몇명의 좋아요, 댓글, 공유가 이루어졌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이벤트에 참여해서 '좋아요'를 눌렀던 그 팬들이 지속적으로 기업의 목소리에 귀기울일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가 시각을 바꾸는 일인 것같다. 이제까지 '광고'의 개념에서 도달율과 PV, UV에 익숙해있던 기업들이 소수라도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호감을 가진 팬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지... 적어도 결과 보다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주목한다면 우리 주변에서도 손쉽게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볼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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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팡에 빠진 사람들

생각하기 2012.10.24 10:34

다음은 LG전자의 소셜LG에 기고된 글입니다.  (소셜LG전자 바로가기)


얼마 전 단풍이 절정을 이룬 설악산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자연이 꾸며놓은 절경을 찾아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 등산하는 내내 다른 사람들과 섞여 산을 오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우리 일행 뒷 편에서 아주머니 두 분이 흥겹게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거리가 가까워 어쩔 수 없이 들어보니 바로 애니팡 이야기였다.

“그기 자꾸 터지데… 그래서 폭탄을 눌렀다 아이가! 그래 갖고… 전신에 펑~펑거리든데… “ 한 아주머니가 본인의 최고 점수를 기록하던 때의 무용담을 늘어 놓았다. 최고 점수를 기록해 너무 기분이 좋아서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하트를 보내줬다는 내용이었다.

얼마 전부터 나도 친구의 전도로 애니팡을 시작한지라 아주머니의 구성진 경상도 사투리의 무용담을 모두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재미있어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니 놀랍게도 50대로 보이는 아주머니들이었다. 게임이나 스마트폰과 친해보이지 않는 그 분들까지 애니팡에 열광하다니, 과연 이 게임을 ‘국민 게임’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니팡 사용자 2천만 명’이라는 보도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애니팡은 카카오톡과 연계된 게임이다. 게임 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게임을 하려면 하트가 필요하다. 하트는 친구들이 보내 주는 것을 이용할 수도 있고 구매할 수도 있다. 혹은 8분을 기다리면 하트가 하나씩 생긴다. 둘째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화면에 표시되는 동물을 움직여 같은 동물을 3개씩 모아야 한다. 3개가 모이면 ‘팡’하고 터지며 점수가 올라간다. 4개 5개를 모아 터뜨리면 팡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수가 늘어나고 여러 개의 ‘팡’으로 콤보를 만든 후에 폭탄을 터뜨리면 보너스 점수가 훨씬 많아진다. 셋째 따라서 점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번 반복해서 ‘팡’을 만들어 콤보를 늘리거나 레벨을 올리면 된다.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단순 게임이지만 애니팡 사용자가 급증하며 인기를 끄는 것은 바로, 친구들과 연결된 카카오톡 기반으로 하며 서로 하트를 주고 받고 점수를 공유하며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녀노소 구분없이 열중하고 있는 애니팡. 그러나 세대별로, 그룹별로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다른 것같다.

10대에게 애니팡은 게임

10대는 애니팡을 순수하게 게임으로 즐긴다. 등하교길 버스를 타고 잠깐 앉을 때나 쉬는 시간 짬짬이, 나보다 점수 높은 친구들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손을 놀린다. 라이벌 친구가 나보다 순위가 높다면 밤 잠을 설치며 게임을 할 것이다. 가장 게임의 룰에 충실하고 게임에 익숙한 세대다. 하지만 너무 다양한 게임을 섭렵한 이들에게 애니팡은 너무 단순하다. 따라서 아마도 세대별로 가장 먼저 애니팡에서 멀어지는 집단이 10대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애니팡이 가진 여러가지 매력 가운데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다소 약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승부욕 강한 사람들에게 애니팡은 ‘점수’

애니팡에서 올린 점수는 기록된다. 일주일 단위로 카카오톡 친구 그룹 가운데 순위를 매긴다. 게임이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친구들과의 점수 비교가 우리를 애니팡에 붙들어 매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평범해 보이는 친구들이 30, 40만점을 넘어서며 1, 2위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 뭔가 멋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승부욕 강한 사람들은 무조건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1분 이내 최대한 많은 콤보를 만들어 폭탄을 터뜨린다지만 한계는 있다. 사람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치는 기껏해야 5, 60만점 정도이다. 그런데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같은 모양끼리 모아주는 자동 반복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 프로그램을 개발한 사람도 대단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월등한 점수를 받겠다는 사람들도 대단하다. 퍼즐 게임 하나에 이 정도의 열정을 보일 수 있다니 말이다. 하지만 늘 혼자 1등을 하면 그게 무슨 재미일까 싶다. 이들은 그저 ‘애니팡을 대하는 자세’가 다를 뿐이다.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다.

30대 직장인에게 애니팡은 ‘전략’

얼마전 커뮤니티 사이트나 SNS를 통해 인기를 끈 문건이 있었다. 이른바 ‘애니팡 매뉴얼’. 금융회사의 이모 대리가 작성했다는 이 매뉴얼은 꼼꼼하다. 대단히 ‘전략적’으로 애니팡 하는 법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반드시 두 손으로 게임을 하라’, ‘절대 현재 손가락의 터치를 확인하지 말고 눈으로는 다음 움직임을 생각하라’, ‘연속 콤보를 생각하고 터뜨려라. 가장 중요한 것은 콤보를 유지하는 것이다’, 등등의 주옥 같은 실행 가이드를 적어 놓았다. 장담컨대, 이 매뉴얼을 숙독한다면 5만 이하의 점수를 순식간에 10만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 금융회사 종사자답게 ‘애니팡 콤보는 복리’라고 게임의 원리를 설명한 이 분에게 개인적으로 ‘집단지성을 위한 공로상’을 수여하고 싶다. 순위경쟁의 게임논리를 깨고 함께 잘하는 법을 공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여성들에게 애니팡은 ‘관계’

상대적으로 남성들에 비해 게임 몰입도가 낮은 여성들에게 애니팡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카카오톡 기반으로 연결된 친구들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하트를 보내고 또 받는 재미로 애니팡을 한다. 여성들은 오래전 알고 있었지만 연락을 못했던 서먹한 친구들에게도 보내고 시누이에게도, 동서 형님에게도 하트 하나 보내는 것으로, 혹은 그렇게 받는 것으로 금새 흐뭇해지는 게 여성들이다. 하지만 우리 여성들은 기억하고 있다. 내가 하트를 보냈는데 답을 하지 않는 그들을 말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성들에게 하트를 받았다면 꼭 하트로 보답하기를 권한다.

세대를 넘나들며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팡이지만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하트를 얻기 위해 카카오톡 친구들에게 초대를 보내면서 스팸성 메시지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톡과 애니팡이 국내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같다. 다만, 우리의 ‘스마트한 모바일 시대’가 하트에 목매고 애니팡 순위 경쟁에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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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대 카카오톡' 관전포인트

생각하기 2012.08.01 16:35

* 머니위크에 기고한 글입니다. 심층취재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고 사용자로서의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옮아 가면서 주목 받는 서비스가 있다. 바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Kakaotalk)과 라인(line)이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를 단시간에 5천만명을 넘게 한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연세드신 어른들 사이에서도 카카오톡 그룹 채팅에 끼고 싶어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예가 많다고 들었다. 반면 NHN의 라인은 일본에서 열풍이 시작되어 국내로 넘어온 색다른 케이스다. 라인과 카카오톡 모두 가입자수 5천만명을 넘어섰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용자를 넓혀가며 글로벌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사실 포탈이나 검색 서비스에서는 네이버, 다음 처럼 우리 서비스가 전성기를 맞았던 반면 SNS로넘어오면서 국내 서비스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주자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 안타까운 측면도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모바일 메신저에서 국내 서비스가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다.

라인이든 카카오톡이든 경쟁 서비스가 있다는 것은 언제나 사용자들에게는 좋은 일이다. 경쟁을 하면서 보다 좋은 성능을 선사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라인과 카카오톡의 경쟁에는 몇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양사의 서비스 경쟁을 더욱 관심있게 지켜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2대의 영광이 재현될까?

우선, 첫번째 관전포인트는 라인과 카카오톡 모두 인터넷 명문가를 이룬 집안이 모바일 시대까지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NHN이 탄생시킨 (정확하게는 NHN의 자회사인 NHN 재팬) 작품이다. 카카오톡은 한게임을 설립하고 네이버와 합병을 통해 인터넷 최강좌의 자리에 올랐던 김범수 의장이 설립한 회사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패러다임이 바뀔 때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기존의 틀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라 보기에는 너무 가진 것이 많고 사각(死角)이 많아 세상의 흐름을 꿰뚫어 보기도 힘들고 정조준 하기도 힘들다. 인터넷이 번성하면서 수많은 오프라인 기업들이 쇠퇴한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보아 왔다. 때문에 모바일 시대로까지 성공의 날개를 펼친 두 회사의 서비스에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형제의 시장 격돌, 승자는 누구?

또다른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는 카카오톡과 라인의 시장 격돌은 한솥밥 먹던 형제간의 재대결이라는 점이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NHN의 이해진 의장은 한게임 네이버 합병을 일궈낸, 그리하여 국내 시장의 독점적인 지위를 갖는 NHN의 기반을 닦은 사업 파트너였다. 김범수 의장은 2007 NHN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불과 4-5년 만에 카카오톡으로 국내 모바일의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모바일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일본, 대만을 시작으로 서서히 라인태풍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이제까지 모바일 메신저는 가입자를 늘리는데 집중했던 반면 수익 모델 측면에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사용자들이 서로의 휴대폰에 저장될 정도로 친근한 인맥으로 연결된 플랫폼 내에서 어떤 수익 모델로 실질적인 성과의 열매를 거둘지 이제부터 본격적인 제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자란 카카오톡과 일본에서 성장한 라인, 그들의 운명은?

두 서비스의 제 2라운드 경쟁을 지켜보면서 정말로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또 한가지는 출생의 비밀(?)과 연결된다. 카카오톡은 순수 토종으로 국내에서 사용자를 키우고, 해외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라인에 비해 국내 인지도가 높다는 점이 카카오톡의 최대 강점이겠지만 반면에 모바일 시장의 확대로 주도권을 잃어가고 있는 국내 이통사들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난제도 안고 있다. 얼마전 카카오톡이 사용자간 무료 음성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보이스톡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이통사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반면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서비스 기반을 닦은 라인의 경우에는 해외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순항을 하고 있는 듯하다. (적어도 국내 이동통신사와의 직접 대결은 아직은 없었으니 말이다)

 

인터넷 시대를 넘어서 모바일 시대까지 좋은 서비스로 사용자를 확대해나가는 라인과 카카오톡 두 서비스가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두 서비스의 경쟁으로 분명 사용자의 한사람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분명하지만,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벌이는 고단한 싸움에는 안쓰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적어도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 열심히 달리는 선수에게 발목을 걸지는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유일하게 발목을 걸 수 있는 사람은 서비스 품질의 향상을 원하는 사용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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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평범한 이웃들의 마음 속에 있다.

생각하기 2012.05.03 17:37

오늘 오전 미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오는 중간에 팟캐스트 '이털남(이슈털어주는남자)'을 들었다. 지난 5월 1일 방송분(다시 촛불을 드는 이유)으로 촛불 4주년을 맞는 현 상황에서의 촛불의 의미에 대한 얘기였다. 2008년 당시 광우병 대책위 조직팀장으로 일했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물론 여기서 광우병 얘기를 꺼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2008년 촛불 집회는 NGO 활동가들이나 정치인들도 놀랄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이 되었고,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걱정해서 행동에 나선 시민들의 우려는 정당했고 또 여러가지 성과를 거뒀다는 안팀장의 평가였다. 그러면서 그는 늘 중요한 국면이 있을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행동으로 의사를 표현했고 그것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고 결론 지었다. 



오후에 무료한 시간에 페북 뉴스피드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영상이었다. 1992년 4월 MBC의 특종 TV연예라는 프로그램에서 신곡 소개 코너에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선을 보였다.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지금 듣기에도 촌스럽지 않은(물론 스타일은 촌스럽지만..) 음악이 그 당시에는 얼마나 새롭게 받아들여 졌을지... 하지만 우리 가요사의 한 획을 긋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무대에서 잠재력을 알아본 것은 전문가가 아니었다. 심사위원으로 작곡가, 작사가, 평론가, 가수 등이 나오는데 그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썩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진가를 알아준 것은 바로 평범한 일반 팬들이었다. 



요즘 주기적으로 트위터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변모씨가 갑자기 생각났다. 따지고 보면 그가 비난 받는 것은 내뱉은 말도 말이지만 일류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의식을 가지며 일반인들은 뭣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시각에 있다. 역사는 승자만을 기록한다지만, 세상은 사실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뭉쳐서 발전을 했다. 승자이거나 리더이거나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오래 권력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너무 다른 얘기들을 어거지로 하나로 묶는지 모르겠지만 평범한 이웃들의 마음을 더 잘 표현하고, 더 잘 읽는 도구로 SNS가 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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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버림과 잃어버림에 대하여...

생각하기 2012.04.30 23:27

내 성격은 비교적 쿨한 편이다. 나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한다. 세상이 흘러가는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쿨한 성격은 굳이 '좋고' '나쁘고'를 따지자면 좋은 성격에 속한다 할 수 있겠지만, 꼭 그럴 일도 아니다. 성격은 그냥 태어난 그대로이다. 바꾸기 무척이나 어려운 속성이니 성격을 가지고 좋고 나쁨을 엄격히 나누는 것은 정당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이십년도 더 지난 일이다. 남편과 내가 결혼전 데이트를 할 때인데 강화도 보문사를 놀러간 일이 있었다. 그때는 치마도 입고 핸드백이 아닌 장지갑 형태의 손지갑을 들고 한껏 멋을 내었다. 그런데 배가 도착했다고 벌떡 일어나는 바람에 그만, 무릎위에 곱게 얹어 두었던 손지갑을 그만 바다에 빠뜨렸다. 눈 앞에서 내 하나의 호사품이었던 손지갑이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면서 서둘러 내려야만 했다. 배에서 내린 후 난 잃어 버린 것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신분증과 신용카드 등을 어떻게 복구할까에 골몰했다. 물론 지갑이 아깝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굳이 찾자면 변명거리도 있었겠지만 이미 지난 일을 어찌 하겠나.. 싶었다. 남편이 나에 대해 놀란 에피소드로 가끔씩 이야기를 한다. 


그 이후에도 나는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않는 편이었다. 잃어버림도 잊어버림(혹은 잊혀짐)도 마음을 괴롭히는 요인이 되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으려 노력했다. 


얼마전 아끼던 안경에 색을 넣어 썬글라스로 개조했다. 그냥 여름에 편하게 쓰고 다닐 수 있는 썬글라스 겸용 안경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60%로 색을 넣었더니 햇빛도 적당히 가려주고 늘 쓰던 안경이니 편하고 정말 좋았다. 


지난 주말 백담사 놀러갈 때 드디어 썬글라스 겸용 안경을 처음 쓰게 되었다. 백담사를 둘러 보고 함께 간 일행들은 설악산 산행을 하는데 나는 자그마한 폭포아래 널직한 바위에 눕기도 하고 사진찍기도 하며 편하게 놀았다. 


그런데, 결국 자리를 정리하면서 잠깐 사이 썬글라스를 잃어 버렸다. 금방 옆에 벗어 두었던 것같은데 찾을 수가 없었다. 추측컨데 바위 옆으로 굴러 떨어져 물살을 타고 쓸려 내려간 듯했다. 아, 잃어 버렸구나.. 하며 다른 짐을 챙겨 내려오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슬펐다. 잃어버린 썬글라스에 대한 미련 때문은 아니었다. 이제는 나이가 드니 자주 기억도 안나고, 깜빡하기가 일쑤다. 방금 옆에 있었던 썬글라스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를 만큼 말이다. 타박 타박 산을 내려 오면서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것을 잃고 살아야 할지... 그 때마다 나이드는 쓸쓸함에 젖게 되는 건 아닐지... 애써 내게 "괜찮다!" 용기를 주었지만 풀이 죽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물가에서 노는 사이 사진을 찍었다. 바위에서의 편안한 휴식이 사진의 제목이다. 이제 사진으로 밖에는 남지 않은 썬글라스를 추억하며...

(과연 저 노란색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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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졌다! - 총선이 남긴 교훈

생각하기 2012.04.12 00:01

원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대학때야, 마음으로 돌을 던졌고 실제로 돌 던지는 친구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살았지만, 그 이후에는 정치적 사안에 별로 관심 가져본 일이 없었다. 대학 졸업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우리나라 정치사에 그 많은 일들이 있었건만... 난 대통령 선거 아니면 별로 투표도 안했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라고 하기에는 조금 과하지만 그냥 정치가 싫었다. 


오늘 하루 투표율을 확인하고 개표방송을 지켜 보면서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래, 졌다! 적어도 내가 믿는 그 가치는 이번 선거에서는 졌다. 그리고는 투표율을 저조하게 만든 젊은 층을 탓하기 전에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래서 우리 나라에 정치문화를 실종시켰던 내 젊은 날을 반성했다. 


오늘 패배한 것은, 이번 선거가 가진 의미 - 현 정권의 지난 4년간의 말도 안되는 실정에 대한 심판 -가 그 첫번째다. 나는 정치 평론가나 시사전문가가 아니므로 이 중요한 의미들이 어떻게 희석되고 잊혀져 갔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만한 사람이 못된다. 다만,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보자면 하나로 집중된 메시지와 보수언론의 승리이고, 다양성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흐르는 SNS의 패배라고 말하고 싶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의 승리'라 말할 수 있다. 박근혜 위원장이 곧 여권의 핵심 메시지였다. 속으로야 한통속이던 어떻든 현정권과 선을 분명히 긋고 시작한 점에서 점수를 땄고, 그녀를 중심으로 결집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이미지를 주었을 것이다. 반면, 야권은 등장인물이 많았다. 많은 등장인물이 저마다 역할을 분명하게 했다면 더욱 힘을 발휘했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원래 가진 매력적인 메시지 마저 재확인시키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이번 선거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SNS의 패배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잠시 제껴두고 '정권 심판론'을 역설했고, 바람이 부는 것으로 느껴졌다. 보수언론은 미친듯이, '언론'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편파적이었지만 그 정도는 우리의 결집된 힘으로 이겨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사실, 투표전에 SNS 사용자 대상으로 'SNS 이용과 총선의 상관관계' 설문조사를 했었다. (그 결과는 추후 발표 예정) 설문 조사 결과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79%에 육박했고, 33% 이상이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SNS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물론 설문조사 대상이 SNS 이용자들이니 그룹핑의 바이어스가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투표 결과와는 너무나 차이가 나는 결과였다. 


결국 보수언론의 승리였고, SNS가 아직 주류를 움직이는 힘을 얻지는 못했다는 슬픈 현실을 드러낸 선거 결과였다. 또 어떤 면에서 보자면 SNS 사용자들이 서울, 대도시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아직은 전국 단위로 확산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개표를 보면서, 친구들끼리 그룹채팅을 했다. 이제 어찌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얘기였다. 애써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것 뿐이다. 영차, 영차 힘을 모아 줄다리기를 했는데 (비록 전국 단위는 아니지만)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이겼고, 이번에는 졌다. 자, 삼 세판이 남아 있으니 다시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정치에 애써 등돌렸던 젊은 날로 다시 돌아가, 다시 정치를 후퇴시킬 수는 없으니... 


*PS: 내 스스로도 정치 관련 포스팅을 선거당일에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개표방송은 힘빠지고, 잠을 자기에는 너무 답답하여.. 내 삶의 기록이라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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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5주년의 감상

생각하기 2012.02.28 17:47
오늘로 미디어유 창립 5주년을 맞았습니다. 
아침부터 처음으로 고백하는 사람처럼 편지를 쓸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하루가 저물어갈 무렵에서야 함께 일하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제게는 뜻깊은 날이라 편지 전문을 블로그에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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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미디어유 가족 여러분, 

오늘은 참 평범한 날입니다. 2월이 하루 더 있어 조금은 여유도 있고, 계절이 바뀌어 봄을 향해가는 문턱에서 날씨도 풀려 한결 지내기 좋았습니다. 봄기운이 퍼지니 가로수길은 한가로운 사람들로 붐비네요. 설렌 마음으로 가로수길 구경 나온 사람들과 마주치는일도, 이제는 일상적인 소소한 기쁨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평범한 일상과 달리, 오늘은 하루종일 특별하게 제 마음을울리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 창립 5주년이 되는 날이다보니, 지난 시간들의 조각 조각이 순간 순간 떠오릅니다. 회사를처음 만들었을 때, 적은 인원으로 모이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매일 매일이 회식처럼 보냈던 일도 생각이납니다. 혹은 우리와 함께 일하는 기업의 수가 늘어날 때마다 함께 환호성 지르고, 프로젝트를 잘해보기 위해 고심하던 얼굴들도 떠오릅니다. 물론 그얼굴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지만, 그 노력과 열정은 여전히 미디어유의 지난 5년 속에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회사가 어려운 적도 많았습니다. 험난한 고비들을 듬직하게 견뎌내고 버텨내어 여기, 오늘 함께 한모든 사람들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오늘 내내, 지난 5년간의기억들로 상념에 젖었으나, 저는 그 가운데서 두 가지를 발견했습니다.하나는, 그래도 우리는 항상 ‘진심’을 담아서 고객의 성공을 위해, 또 우리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자신감입니다. ‘진정성’이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부각되고 있는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서, 우리는 늘 진심을 고객과의 서비스에담으려 노력했다는 것은, 정말 마음이 뿌듯해지는 일입니다. 그리고지금 이후로도 계속해서 우리가 가지고 가야 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소셜을 모르는 고객들에게, 함께 소셜 환경을 소개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일했고 그 고객들이 또 고객들과 진심을 다해 만날수 있도록 컨텐츠 기획에서, 소셜 캠페인에 이르기까지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10주년, 15주년이될 때에도 그 진심을 간직하며 일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하나는, 5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뿌듯함 때문인지, 온갖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의 미래는 지금 보다는 밝겠구나 하는까닭 모를 확신입니다. 앞으로 어려운 일이 없어지리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충분히 이겨내고 견뎌낼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믿음은 물론 지난 5년의 세월이 씨를 뿌리고 여러분들의 말과표정이 키워낸 것이겠지요. 
 

오늘의 회식은 떼부짱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번거로운행사들도 다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떼부짱은 처음 미디어유가 둥지를 틀었던 사무실에서 자주 가던 곳이었습니다. 물론 지점은 다르지만요. 막연하게 낙관적인 미래를 꿈꾸었던 그 때의마음으로, 편안하게, 서로의 피로를 소주 한잔으로 풀어 내었으면합니다. 그리고 또 그렇게 진심을 담아 함께 일하면서 미디어유의 10년을, 그 이후를 만들어 보았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이지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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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블로그에서 부시럭 부시럭 다시 찾아 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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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에서 얻으려 했던 것, 팟캐스트로 얻고 있는 것

생각하기 2012.02.21 16:10

때가 때인지라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의례 정세분석이 주된 토픽이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 쏠린 관심이 크다보니 저마나 전망을 쏟아내고 '~카더라' 통신의 확인을 위해 서로 서로 알고 있는 정보들을 모아본다.

이전같았으면 정치, 축구, 군대 얘기는 들어도 하품나오는 소리로 딴생각을 했을 터인데, 신기하게도 요즘은 사람들이 하는 정치 시사적 이슈와 정치인들의 이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그동안 출퇴근 길에 열심히 팟캐스트 프로그램 이것 저것을 섭렵한 결과 였다. 아, 신기하기도 하다.

어제 모임에서도 얼마전까지 이슈가 되었던 '나꼼수와 비키니 사건'의 전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종편의 참담한 시청률과 메인 뉴스가 방송사고로 방송시간이 지연 되어도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지나치고 말았던 채널A에 대해 저마다의 정보를 꺼내 놓으며 종합편을 만들었다.

나는 문득, 종편과 팟캐스트의 아이러니를 발견하고는 혼자 웃음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몇년간 신문사들은 방송채널을 갖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두고는 종편 사업자로 선정이 되었다. 전통 미디어의 강자들은 시들어가는 광고 시장에 대한 고민을 해결할 비법으로 '방송의 힘'을 빌리고자 했다.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꿈을 이루어 종편 채널을 가지게 되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한 시청률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종편의 입장에서 보자면) 더욱 더 놀랄 일이 벌어졌다. 케이블 채널 한번 가져 보려고 온갖 고행(?)을 다하고 지칠대로 지친 사이, 어느날 나타난 듣보잡이 팟캐스트라는 역시 이름도 생소한 방송으로 엄청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니 말이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과 F4가 시작한 나는 꼼수다는 시청률로 환산하면 25%를 넘는 기록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는 꼼수다'의 성공 덕분에 팟캐스트나 유튜브, 혹은 자체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전달하는 '대체 방송' 프로그램이 연이어 생겨났고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처음 종편이 출범할때 많은 사람들이 우려한 것 가운데 하나가 보수 언론이 모두 종편 채널 사업자로 선정되다 보니 이제 보수에 대항하는 목소리가 전파될 채널이 없어질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결과는 종편의 흥행실패로 진보적인, 혹은 보수에 대항하는 방송들이 그 어느때보다도 힘을 얻고 있는 셈이 됐다.

이런 아이러니는 어디서 시작됐고, 어떻게 가능했을까? 답은 '흐름'이라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같다. 

지상파나 전파, 케이블망과 같은 대단위 인프라가 없이도 컨텐츠를 전파하는 인터넷 방송을 가능케 한 기술의 흐름이 종편과 팟캐스트의 역설을 만들어 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컨텐츠의 '흐름', 혹은 더 거창하게 얘기하면 민심의 '흐름'이다. 나꼼수를 위시한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단연코 컨텐츠 때문이다. 전통언론에서는 다루지 못했던, 듣고 볼 수 없었던 정보들을 전해주기 때문이다. (전통언론은 종종 편파성, 객관성의 결여, 개인적인 캐릭터의 문제 등등으로 팟캐스트 프로그램 흠집내기에 연연하기 전에 대중이 알고 싶어하는 정보의 흐름을 읽지 못한 자책부터 하는게 맞다.)

결국 기술과 대중이 원하는 정보의 흐름을 읽은 팟캐스트는 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독자층과 그 프로그램을 신뢰하는 팬층을 얻었고, 그렇지 못한 전통언론은 기득권으로 방송채널과 시스템을 갖췄지만 가장 중요한 독자(시청자)층을 얻지 못했다. 

팟캐스트의 역설이 어디까지 힘을 발휘할 것인지가 사실은, 올해의 두 번의 선거를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일텐데... 나는 일반적으로 정세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점치는 것보다는 훨씬 더 희망적(?)이다. 왜냐하면 기존의 신문이나 방송이 힘을 발휘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팟캐스트 미디어들이, 혹은 SNS가 유권자들을 결집해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치얘기는 외국어를 듣는 듯이 흘려 버렸던 우리 아줌마들이, 선거를, 우리 일로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그리고 지극히 낙관적이고 개인적인 나만의 생각일 뿐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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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알바 공화국의 그림자

생각하기 2012.02.09 09:10
소비재 제품을 판매하는 A사의 마케팅 본부장인 H 이사는 지난해 다소 과격한 결정을 내렸다.

갈수록 온라인 상에서의 평판이 제품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A사에서도 소셜 미디어를 포함한 온라인 매체에 대한 활동이 날이 갈수록 강화되었다. 그 가운데서 가장 눈에 띄는 형태가 바로 '바이럴'이라는 이름의 마케팅 활동이었다. 바이럴 활동에서 중시 되는 것은 A사 제품에 대해 소위 '파워 블로거'들을 동원해 긍정적인 블로그 글을 만들어 내고, 또 주요 타겟층이 활동하는 카페에 자사 관련해서 긍정적인 게시글과 댓글을 다는 일이었다. H 이사의 입장에서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가감없는 의견과, 요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검색 결과시 얼마나 자사 제품 관련 글들이 많이 나오는지, 관련 카페에서 얼마나 댓글이 많이 달리는 지가 워낙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인지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에 떠밀려왔다. 

그러다가, 기업의 평판이나 브랜딩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난해, 회사가 대행사를 통해 생산해내는 인위적인 댓글달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회사의 경영철학과 노력에 공감할 수 있는 소비자 집단들과의 관계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포탈 카페 게시글, 댓글, 지식검색 등등에 집중했던 온라인 활동의 많은 부분을 소셜 미디어, SNS 등에 집중키로 했다.


그렇게 일년쯤 지난 현재, H이사는 조금 과장 하자면 좌절을 겪고 있다. 소셜 미디어나 SNS 상에서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호응과 반응이 크게 증가했지만, 아직도 포탈 카페나 지식검색 등에는 경쟁사들의 댓글 알바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카페의 댓글만 보자면 A사는 거의 존재감이 없이 묻혀 있었다. 경쟁사인 B, C 사에서는 '바이럴'에 목숨을 거는 것처럼, 자사 제품 추천 게시글과 인위적인 댓글을 다수 '살포'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사내 다른 부서의 불만과 지적도 거세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대응이 서투르다'는 질책까지 받은 터였다. 

A사는 아마 조만간, 다시 '바이럴 강화 정책'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의 관계관리, 대화와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귀기울여 듣는 것이 시장에서 이기는 비결이라고 이해하고 있지만, 경쟁사의 댓글 공세에,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에 쌓여가는 조바심과 불안감을 이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기업의 온라인 마케팅(홍보) 담당자들이 위의 사례에 공감할 것이다. 나도 적어도 공감과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우리는 눈가림으로 댓글 알바에 의존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소셜 미디어 활용 가이드라인'을 통해 익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지만 반드시 기업의 관계자임을 밝히고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것이 명시돼있다. 결코 소비자들을 속이지 말자는 다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정치적 사회적 이슈가 생길때마다 온라인 기사에, 포탈 토론방에 트위터에 소위 '댓글 알바'로 보이는 여론 몰이배들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심지어 정부기관에서도 '댓글달기' 지침을 내린다는 소리도 들리니 할 말이 없을 뿐이다. 

문득, 이번달 말로 미디어유가 창립 5주년을 맞게 되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기업들이나 공공기관에서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해야할지, 관심조차 갖지 못했던 2007년 2월 설립해서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때도 있었지만 언제나 나를 좌절하게 만들었던 것은, 마케팅 담당자들의 조급함이 근시안적인 눈가림에 불과한 '댓글 알바'를 부추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지난 5년동안 결코 바뀌지 않았다. 도대체 언제까지 갈 것인가. 

그래도 나는,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신뢰'라고... 커뮤니케이션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잊어서는 않되는 것이 바로 진정성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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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의 마케팅팀이 펼친 '알바를 위한 몰카'응원을 보며

생각하기 2012.01.19 12:01
어제, 오늘 페이스북 담벼락에는 코오롱의 '500명 대학생 알바를 속인 감동의 몰래 카메라' 동영상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치솟는 등록금, 바늘구멍 만한 취업문 등 첩첩이 쌓인 세상의 문제들 앞에서 움츠러드는 대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코오롱 마케팅팀이 아이디어를 냈다. 아르바이트 모집이라고 공고를 낸뒤 선발된 500명에게 루나틱 공연을 보여주며 응원한다는 스토리. (일단 안보신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동영상을 보면 처음에는 아르바이트 설명회에 참여하는 다소 삶에 지쳐 보이는 대학생들의 표정이 점차 루나틱 공연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힘내라는 백마디 말보다 더 효과가 있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동영상이 퍼지면서 사람들은 코오롱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외국 회사의 UCC 포맷을 따라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뭐 어떠랴. 감동을 주는 동영상이면 됐지. 

나는 이 동영상을 보면서, 소셜 마케팅의 관점에서(밥벌이 이므로... -_-) 두가지를 생각했다. 

▶ 역시 진심은 통한다
소셜 마케팅, 혹은 소셜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2초도 생각지 않고 '진정성'이라고 말하겠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잠재) 고객과 1대 1로 대화를 나누는 툴, 방법이 소셜이라고 할때, 진정성이 없이 어떻게 1대 1 대화에서 마음과 생각을 전할 수 있겠나 하는 측면에서 그렇다. 재미나 신기함이 가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하지만 그냥 재미있는 컨텐츠와 마음을 울리는 컨텐츠는 다르다.

코오롱의 감동의 몰래카메라에서도 젊음을 응원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대학생들의 표정에서 우리에게로 충분히 전달된다. 그래서 이 동영상이 사람들의 박수를 받는 것이다. 

▶ 참여의 여백
소셜 시대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의 변화중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기업이 혹은 브랜드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하려는 타겟층을 참여시키는 데 있다. 세계적인 홍보대행사 에델만 CEO 리차드 에델만이 '이제는 PR(Public Relation)이 아니라 PE(Public Engagement)의 시대'라고 역설한 것처럼, 타겟을 대화에 참여시키고 그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는게 바로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이다. 

코오롱 마케팅팀이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을때, 코오롱의 역할은 '아르바이트 모집인 것처럼 500명을 모으고 루나틱 공연을 보여준다.' 까지 였다. (물론 뒷단에서 그 과정을 찍어서 동영상으로 만들고 확산하고가 있었겠지만) 그 자리에 온 대학생들이 그 프로그램에 감동할지, 혹은 속았다 생각할지는 알 수 없는 부분. 나머지는 참여한 사람들의 몫으로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감동은 그 자리에 참석한 대학생들의 표정에 있기 때문에 원래 기획의 단계에서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에 얽매인 사람들은 종종 불안해한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참여의 힘'은 바로 소셜의 핵심인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는 처음 익숙해지기까지 낯설고 견디기 힘들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처음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나왔을때 포탈 류의 서비스 업체가 차려주는 풍부한 정보, 볼거리에 익숙했던 사용자들은 당혹스러워 했다. 트위터에 회원가입하고 로그인을 했는데, 브라우저가 텅 비어 있다는(팔로잉 사용자가 없으므로 타임라인은 비어있다) 사실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마치 이런 변화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기업의 메시지를 녹여내고,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셀러브리티나 화려한 영상이나 전파력 높은 매체를 활용했던 전통 마케팅의 눈높이로는 소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인 참여의 여백, 그 힘을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가 됐다. 그 벽을 적어도 넘으려 시도했던 코오롱 마케팅팀에 박수를 보낸다. (내 박수가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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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광고, 과연 효과 있을까?

생각하기 2012.01.17 12:08
페이스북 사용자가 전세계적으로 10억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용자수가 증가하면서 마케팅 툴로 페이스북에 대한 관심은 올해도 역시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팬들을 모으고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활동은 기업이나 브랜드에게는 이제 '필수'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렇다면 페이스북 광고는 어떨까? 과연 효과가 있을까?  페이스북 광고를 집행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 한다. 물론 이 내용은 전적으로 내가 경험한 케이스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 광고를 시작한 이유

지난 11월말 가로수길로 회사를 옮기면서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가로수길 지름기' (https://www.facebook.com/garosugil365 ) 멋지고 활기찬 동네에 대한 정보를 혼자만 알기는 아까우니 함께 나누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보니 정보 업데이트도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 페이지 자체가 알려지지 않아 뭔가를 올려도 반응이 없어 영 흥이 나지 않았다. 팬이라 보았자 한달 반동안 13명 모은 것이 고작이었다. 그것도 모두 내 주변 사람들 뿐이었다. 

지난주에 문득, 이왕 시작한 일이니 좀 활성화 시켜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트위터로 '좋아요 찍어 주세요' 트윗을 날렸더니 4명쯤 늘었다. 대략 트위터 팔로워가 2900명이 넘는데 4명이라니... 휘발성이 강한 트위터에서 사람들을 모으려면 한시간에 한번씩 트윗을 날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괜히 친구들에게 누를 끼치지 말고 차라리 페이스북 광고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 광고 결과
페이스북 광고 페이지를 눌러 광고 신청을 했다. 광고 신청 과정은 간단했다. 캠페인 명을 정하고 (임의로 정하면 됨) 기간과 타겟층 (국가, 연령대, 성별 등등을 설정할 수 있음)을 정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 범위를 정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광고는 오른쪽 광고 란에 노출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CPC(cost per click)로 과금이 된다. 노출된 광고를 보고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해서 내 페이지로 오면 과금이 되는 형태이다. 예산을 무한대로 설정하면 계속 노출이되고 클릭하면 과금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예산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늘어날 수 있어서 내 경우는 하루 30불, 일주일간으로 지정을 해놓았다.

 
지난 목요일부터 오늘까지, 4.5일간의 광고 결과를 보여주는 리포트이다. 23만7천명이 보았고 광고를 클릭한 사람은 1,094명, '좋아요'를 누른 팬 수는 197명으로 집계됐다. 광고비는 총 159불 정도를 썼으니 대략 한명의 팬을 모으는데 80센트 (900원 정도)가 들었다.

▶ 광고, 효과적인가?
페이스북 팬 한명을 모으는데 광고비로 환산하여 약 900원 정도 비용이 들었다면 과연 효과적인가? 이에 대한 답은 기업이나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광고 리포트 상에는 광고를 통해 증가된 팬수가 197명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 현재 팬수는 224명, 여기서 13명은 원래 팬수이므로 추가로 13명은 친구의 친구를 통해서 들어왔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팬이 13명일때는 하루에 페북에 포스트를 올려도 한명도 추가되는 경우가 없었다.) 


또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팬수가 200명을 넘어서면서부터 'talking about this(이 페이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가 늘어나더니 156개로 증가했다. 위에서 얘기한 13명의 추가 팬과 페이지 내의 인터랙션 (talking about this)의 수는 광고를 통해 얻어지는 부수적인 '네트워크 효과'이며 이 페이지의 자산이 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이 경우는 개인적인 예산으로 실험을 해본 것이어서 예산을 최소화 했지만 기업이나 브랜드의 경우 하루에 100불, 200불 정도의 예산으로 광고를 할 경우, 부가적으로 친구망을 통해 얻어지는 팬수나 인터랙션이 비례적으로 증가될 것이기 때문에 광고 효과가 더욱 증대될 수 있을 것같다. (물론 컨텐츠의 유형이나 기타 등등 많은 변수가 있겠으나 굳이 일반화하자면 그렇다)

결론적으로 페이스북 광고는, 초기 기업이나 브랜드 페이지의 팬을 모을때, 혹은 캠페인 등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을때 추천해볼만한 광고 플랫폼인 것 같다. 특히 광고 리포트 이외의 부수적인 효과가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효과를 높여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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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공식, ?(물음표) + . (마침표) + ! (느낌표)

생각하기 2012.01.02 18:36
매년 보내고 맞는 해지만 새 해의 다짐은 늘 신선하고 설레인다.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고 받는 덕담도 진부하지만 또 어떤 면에선 정겹기도 하다.


누구나 한 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짐하고 계획을 세우는 시기인 만큼 미디어유 식구들 다같이 모여 올 한해 방향을 가늠하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올 한해를 살아가는 공식으로 세가지 문장 부호를 이야기했다. 
먼저, "일하면서 항상 물음표(?)를 갖자" 일상적으로 해오던 일에 대해서도 더 좋은 방법은 없는지, 과연 잘 하고 있는지 늘 되묻고 더 좋은 길을 찾자는 의미다. 시크릿 가든 김주원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정신이랄까...

두번째는 마침표(.)이다. 회사 내에서 물음표를 가지고 새롭게 시도했던 것들, 창의적인 도전들을 조직 차원에서 마무리 짓고 갈무리를 하며 다음 걸음을 떼자는 의미이다. 작은 회사에서는, 자칫 벌여놓고 시도하는 일들은 많은데 마무리가 안되어 흐지 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그런 전철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마지막은 느낌표(!). 미디어유에서 하는 많은 일들이 감탄사가 나올 만큼 best practice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문장 부호이지만 물음표와 마침표, 느낌표 세가지 만으로도 알찬 한해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 새로운 꿈을 꾸고 새로운 다짐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새해는 밝고 희망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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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이어(Empire)'가 아니라 '샤또(Chateau)'같은 회사를! - MU 시즌3을 준비하며

생각하기 2011.11.14 14:18
회사의 이사 준비가 시작됐다. 팀에서 한 두명씩 자원자를 뽑아 이사준비위원회가 꾸려졌고, 체크리스트 정리가 한창이다. (준비위원회 멤버중 김00 과장은 가장 중요한 일가운데 하나인 '자리배치' 담당이 되었는데, 그건 그가 건축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란다..)

2007년 논현동에서 둥지를 틀면서 시작된 미디어유(MU)는 중간에 학동역 부근으로 자리를 한번 옮겼다. 이제 11월 말 가로수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학동역 MU가 시즌2 라면, 가로수길에서 MU는 시즌3을 시작하게 되는셈.

그동안 시장은 참 많이도 변했다. 성장도 했고 또 문제점도 드러났다. 미디어유에도 이런 저런 변화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때는 구성원들의 절반이 바뀌는 어려운 시절도 넘겼다.  

MU 시즌3를 가로수길에서 시작하게 된 것은 사실, 몇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최근 2, 3년을 지나면서 나는 미디어유를 '대형 에이전시'로 키우기 보다는 '개성있는 전문회사'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엠파이어(Empire) 보다는 샤또(Chateau) 같은 회사를 만들고 싶다.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되, 운치와 낭만과 개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모든 일이 어렵지만 SNS 컨설팅/대행업무는 사실상 쉽지 않다. 때로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가야할 때도 너무나 많다. 젊은 에너지가 가득찬 역동적인 가로수길에서, 가끔은 업무의 스트레스를 풀수 있었으면 한다.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 - 샤또는 아니지만 직접 찍은 사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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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막강했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생각하기 2011.10.28 08:37
10/26 선거에서 트위터의 힘이 얼마나 막강했는지에 대한 정리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은 SNS를 강화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SNS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또 한차례 SNS 열풍이 불겠구나.. 싶다. 물론 '소셜'로 밥벌이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좋은 신호이다. 그러나, 문득 SNS의 영향력만 강조되고 속성에 대한 분석은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에 씁슬해진다. SNS는 분명 막강한 매체력을 가지고 있다. 전통 언론을 뛰어 넘는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SNS가 그렇게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활용하는 입장에서는 이제까지 언론을 활용했던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제는 PR이 아니라 IR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IR은 Investor Relation(투자자 관계관리)가 아니라 Influencer Relation( 영향력자 관계관리), 혹은 Individual Relation(개인 관계관리)를 의미한다. 물론 내가 임의로 만든 단어이므로 단어자체 보다 그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

PR이 대중들에게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 영향력있는 매체를 활용했다면, 이제는 SNS를 기반으로 친구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들, 그 중에서도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가가 중요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조국교수, 공지영 작가를 비롯해서 많은 '트위터 영향력자'들의 참여와 지지가 박원순 시장 당선에 큰 힘을 발휘했다. (물론 이번 선거는 우리 모두가 참여했지만...)

한겨레신문이 트위터 관계망분석 사이트를 통해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간의 관계망을 분석한 것을 보면 SNS상의 '관계'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겨레신문에서 발췌, 기사 원문 참조>

SNS는 소셜 네트워크, 즉 트위터 팔로워나 페이스북 친구처럼 친구망을 타고 그들의 RT와 '좋아요'로 확산의 물결을 만들어 낸다.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내 의견이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친구들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 친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내 컨텐츠가 엄청나게 매력적이거나, 친구들과 나의 관계가 돈독해야 한다. 사실, 관계가 더 중요하다. 나와 관계 있는 사람의 의견은 언제나 귀기울여 듣게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종종 SNS를 또 다른 PR 채널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관계관리'가 주는 미묘함과 감성과 헌신을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양적으로만 접근하려 한다. 때로는 트위터에서 팔로워 수의 단순 비교만으로 영향력을 판단하거나 (상품등을 내세워) 기계적인 확산에만 치중한다. 하지만 '관계'에 대한 고민없는 SNS 활용전략은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 4년반동안 기업들에게, 혹은 정부기관에 소셜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면서 내가 얻은 교훈이다. SNS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특히, 트위터 예찬론이 퍼지는 이 시점에서 꼭 다시 한번 새겨봐야할 교훈이 아닌가 싶다. 


  * 덧.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지만, 어제 모임에서 나름 업계 관계자, 전문가 분들은 트위터가 우리 사회에 얼마나 소중한 것을 가능케 해주었는지에 대해 말하며, 고마워했다. 덧붙여 트위터가 국내 서비스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들은 얼마나 자괴감이 들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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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엄마가 되고 싶다!

생각하기 2011.10.21 18:01
요즘 사춘기의 절정을 향해 막나가고 있는 둘째 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리지어 다니면서 친구들을 때리는 자기반 친구를 어떻게 피하거나 제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1대 1이라면 왕창 맞더라도 맞짱 한번 뜨자고 하겠는데 서너명씩 몰려다니는 터라 그도 여의치 않다는게 그 아이의 '전략 분석'이다. 그렇다고 엄마, 아빠나 선생님등 '제도권'의 힘을 빌려 보아야 근본적인 해결이 안된다는 분석도 했다. 둘째가 선택한 방법은 대학 다니는 형을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형이 비록 싸움을 잘 할 타입은 아니지만 일단 대학생이라는 위치가 주는 위압감을 십분 활용해서 겁을 주자는 속셈이다. 둘째의 형, 그러니까 큰 아들은 워낙 중학교때 공부보다는 노는 쪽 무리에 있어서 둘째를 패고다니는 무리들의 심리를 잘 알것이니 내가 생각해도 현명한 전략이라고 생각이 된다. 

둘째의 고민얘기를 물론 내가 직접 들은 것은 아니다. 둘째가 어느날 잠을 이룰수 없다며 할머니 방에 들어와 '인생상담'을 청하며 털어놓은 이야기다. 나는 이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둘째가 엄마인 내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 생각했다. 태어날때부터 자신을 돌봐주고 늘 염려하고 걱정하는 할머니의 푸근함이 엄마에겐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반성했다. 엄밀히 말하면 '문제 해결'의 방법에 대한 조언을 엄마가 더 잘해줄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작정 그 얘기를 들어주고 걱정해주고, 아이의 선택을 격려해주고 도와주는, 그런 존재였을 것이다. 아마, 내게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하더라도 형을 활용하는 전략(?)을 지지해주었을 것같다. 하지만, 아이에게 '엄마'는 논리적으로 해결책을 줄 지언정 푸근하지는 않은 존재였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푸근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나대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하지만, 대화의 부족이든, 이미지의 문제든 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결국 내가 푸근하지 않은거다...)

어쨌든, 언제부턴가 항상 논리적으로 생각하려하고, 해결책을 고민하고 숫자로 표현되는 명확함을 추구하게 됐다. 세상이 나를 그렇게 키웠다. (세상탓? ㅋ) 하지만, 사실, 가족은 논리적인, 명확한 결론을 내주는 존재가 아니라 품어주고 안아주고 편히 쉬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특히 엄마는...

할머니에게 그 얘기를 들은 후부터 나는 일부러라도 아이에게 좀 모자란 질문들을 많이 한다. 그리고 엄마가 힘든 얘기들도 거침없이 터놓고 있다. 혹은 실수한 얘기도 과장되서 하고 말이다. 하루 아침에 깍쟁이 같은 엄마가 푸근한 엄마로 탈바꿈하지 않겠지만, 조금은 편하게 말을 건넬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가 아이를 위해 뭔가 더 해줘야 하고, 더 좋은 길로 인도해야하고 그래야 한다는 욕심을 접고, 친구같은 엄마가 되는 것이다. 이제 훌쩍 나보다 키도 커진 아이이니 오늘은 슬쩍 티비 보다가 아들에게 기대보기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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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현상의 이해: '제도권'과 '장외'의 부딪침에 대하여...

생각하기 2011.10.14 18:19
어느새 '나는 꼼수다' 열혈 팬이 되었다.  정치와는 담쌓고 살던 내가 정치인에 대한 관심도 생겨났고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 들에 대해서도 내 의견을 정리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선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모든 변화가 나꼼수로부터 시작됐다. 정치 문외한인 나를 변화시킨 힘으로 나꼼수는 전세계 팟캐스팅 1위 석권을 넘보고 있다. (아마 에피소드 별로는 이미 1위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꼼수가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정치 이슈에 영향을 미치는 '유력한' 세력이 됐다. 세력이라 표현해야할지, 혹은 방송이라 표현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나꼼수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가니 드디어 나꼼수에 대해 소위 '제도권' 진영에서도 관심을 보이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 대표가 인터뷰를 자청해 나꼼수에 출현을 했다고 하고 오늘자 동아일보에는 정치부장의 컬럼도 실렸다. ('내맘대로 언론' 그들이 부럽다... 보러가기 사실 이 컬럼이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했고 이 컬럼의 비유대로 '제도권'과 '장외'라고 제목을 지었다) 그뿐아니다. 엊그제 술자리에서 만난 검사님도 나꼼수를 챙겨 듣는다며 당혹스러운 입장을 얘기했다. 

그렇다. 지금 '제도권'은 나꼼수 현상에 대해 상당히 당황해하고 있다. (아직도) 유력일간지로 손꼽히는 동아일보 칼럼은 현재 제도권이 느끼고 있는 당혹스러움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핵심 메시지는 대략 이런 것이다. "장외는 정통 언론이 아니니까 함부로 얘기할 수 있고 함부로 얘기할 수 있으니 재미있고, 그러니 인기 있는 것이다. 정통 언론은 지켜야할 본분이 있고 장외와는 급이 다르다. 차라리 마음껏 생각나는 대로 얘기할 수 있는 장외가 부럽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많은 '제도권'에서는 박수를 쳤을 것이다. 그리고 안도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코 이런 방식으로는 당혹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꼼수'로 대표되는 장외의 영향력이 결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제도권 언론이 '나꼼수는 제대로 사실 확인도 안된 얘기들을 책임감없이 내뱉는다, 편협된 시각이다, 거시적으로 보지 못한다. 그런데 재미가 있으니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러니 장외에서 그냥 떠들뿐이다.'라고 나꼼수 현상을 간단하게 정리해버린다면, 나꼼수 현상의 핵심에도 근접하지 못한 것이다.

나꼼수의 힘은 팟캐스트를 찾아 듣고, 그 내용을 일상생활에서 전파하는 청취자들에서 나온다. 물론 그들을 움직이는 건 나꼼수의 컨텐츠이고, 그것의 핵심은 재미일테지만 말이다. 김어준 총수는 십년도 훨씬 전부터 '딴지일보'에서 제도권이 들으면 못마땅해할 얘기들을 해왔고, 팬층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때도 그의 시각은 신선하고 재미있었으나, 그땐 정말 그야말로 '장외' 였을 뿐이다. (총수님, 죄송!) 하지만, 지금의 나꼼수는 서울시장 야권 후보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많은 이들의 정치적 시각잡기에 단서를 제공하는 강력한 채널로 성장했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달라진 것인지를 면밀히 살펴볼 일이다. 나꼼수 현상을 분석해보면 몇가지 핵심적인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컨텐츠
첫번째는 물론 컨텐츠의 힘이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인 상황과 연결해서 분석을 해놓았다. 정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다 보니 속시원히 해석하고 정리해주는 4인방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꼭 반정부적인 얘기를 속시원하게 한다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정부 비판적인 미디어는 과거에도 넘쳐났다. 그런데 4인방은 각자의 위치에서 통찰을 전해준다. 그것도 유쾌하게 시원하게 전달한다. 직설법과 솔직함이 먹히는 것이다. 그래서 유쾌하다. 청취자들은 그리 바보가 아니다. 일부 나꼼수 내용 중에 편향적인 시각이라거나 과장이 있다는 점도 아마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판단도 청취자에게 넘긴다. "싫으면 듣지마" 자신 만만함도 호감이 배가되는 이유다.

영향력을 가진 개인들의 집합
나꼼수가 컨텐츠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등장하는 4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정보를 모으기 때문이다. 제도권 언론이 아니라고, 그들에게 언론인이 아니라 예능인이라고 누가 쉽게 이야기 할 수 있겠는가. 만나본 적은 없지만 그들은 결코 이 가볍게 이 프로그램을 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꼼수 뿐만 아니다. 트위터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 자신의 자리에서 정보를 열심히 모아서 남들에게 제공하는 사람들. 물론, 때때로 언론의 '엄격한' 잣대로 보자면 주관적일 수 있는 얘기들과, 사실 확인 안된 얘기를 올릴 수는 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있다. 그렇게 영향력을 가진 개인들이 생겨나고, 늘어나고, 그들은 세상을 움직이는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꼼수는 그렇게 영향력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서 활동을 하는 하나의 대표적인 프로젝트일 뿐이다. 핵심은 이제까지 제도권 언론이 가졌던 영향력이 많은 부분 개인들로 넘어가는 추세라는 점이다. 제도권 언론이 관성을 내세워 영향력 가진 개인들의 힘을 부정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대세를 바꿀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적 관계망 
영향력있는 개인들이 모여서 시의적절한 컨텐츠를 담아내는 나꼼수 만으로도 훌륭한 방송이 될테지만,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의 폭발력은 사실, 나꼼수를 듣는 청취자들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이들은 모두 사회적 관계망으로 묶여 있다. 그건 늘 그래왔다. 다만, 결속력이 부족했다. 그런데 SNS 처럼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되지 않도록 이어주고 좀 더 확장시켜주는 사회 인프라가 형성이 되면서 이들의 사회적 관계망은 단시일내에 '파도타기'가 가능할 정도로 힘을 갖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얘기한 영향력있는 개인들이 동맥, 정맥의 역할을 한다면 SNS를 통한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실핏줄들이 움직여 근육을 움직여낼 힘을 얻는 것과 같다. 

나는 나꼼수 현상은 '소셜의 시대는 개개인들이 미디어 파워를 갖는다'는 개념적인 얘기를 실체로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냥, 나꼼수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제도권'의 틀에서는 보이지 않는 사각이 너무 많다. 흐름을 보기 위해서는 틀을 깨야할 때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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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속에도 태양은 떠있을까?

생각하기 2011.06.29 18:14

<사진은 본문 내용과는 관계 없습니다. 동호대교에서 운전중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원래는 느낌이 좋았는데 도로에서 움직이며 찍을 수밖에 없었고 아이폰의 한계도 있어서 그닥 좋은 사진을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 미팅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소비재 브랜드 마케터의 목소리가 귓전을 울렸고 차창을 때리는 빗소리가 장단을 맞추었다. "소비자들이 마트를 한바퀴 도는 사이에 우리의 성적표는 결정됩니다. 매일 매일 전장터에서 매월 성적표에 따라 싫은 소리 듣고 인센티브와 연계되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엄두도 못냅니다." 미디어 환경이 바뀌고 있으며 이제 기업들도 직접 소통채널을 만들어 어쩌구 저쩌구.. 미팅 내내 내가 떠들어 댔던 '공부 열심히 하면 시험 잘본다'는 소리는 시험 문제를 쪽집게 처럼 집어 주기를 바라는 그에게는 먼나라 얘기로만 들리는 듯했다.
미팅을 마무리 지으며 그래도 내 걱정을 해주었다. 상황이 이럴진데, '기업들을 설득하는게 쉽지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왠지 나는 엷은 미소가 번졌다. 문득 척박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랄까... 세상은 변하고 있다고 더 힘주어 얘기하고 싶었으나 무난한 마무리 인사로 미팅을 끝내었다.

* 얼마전 '온라인 바이럴 업무' 관련 RFP를 받고, 짜치게 알바써서 댓글다는 따위 하지 말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관계관리 하자고 제안을 해서, 그 계약을 땄다. 물론 결정하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우리를 선택한 담당 부서에서는 사내 다른 부서의 사람들에게 한소리 들었다고 한다. '좋은 얘기지만, 그게 가능키나 하냐'는 반문. 참 쉽지 않은 결정이고, 어쨌든 설득한 우리의 제안에 뿌듯해할 여유도 없이 긴장감이 몰려 온다. 블로그 포스트, 댓글 하나 하나가 '비용'으로 환산되는 소위, 바이럴 세계에 진정성을 담은 소통의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인가...

* 예전 홍보대행사를 하던 시절 우리 고객이었던 사장님을 십여년 만에 다시 뵙게 되었다. 생활용품 업체를 하고 계셨고 홍보는 대부분 포탈 검색광고에 의존하고 있었다고 했다. "검색광고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효과도 없구요, 검색어 비딩금액만 높아지고 있습니다. 매월 수천만원씩 쏟아 붓고 있는데 결국 네00 좋은 일만 시키는 것같구요. 소비자들도 이제 광고라는 것을 다 알아서 예전만큼 효과도 없습니다." 그 분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을 고민하시게 된 계기라며 말씀해주셨다. 

그야말로 중소기업에는 별다른 광고 툴이 마땅치 않아 놓지 못하고 있는 끈이 검색광고 였는데, 과감하게 대폭 줄이고 소셜에서 승부를 보고 싶으시다는 얘기에 나는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내 드리고 있었다. 참, 쉽지 않은 결정인데... 그만큼 소셜의 흐름이 번져가고 있다는 느낌이 온 몸에 전해졌다. 

* 저혈압인 나는 흐린날, 비오는 날은 몸과 마음이 가라앉는다. 심한 경우엔 이유없이 아프기도 하다. 오늘 하루종일, 비오는 것을 보면서 가라앉는 몸과 마음을 다독이며 일을 했는데, 문득, 그래도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먹구름 속에도 한줄기빛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꼈다. 저혈압에는 고기가 좋다는데...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면 혈압이 좀 오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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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코리아 사용자 여러분께 보내는 반성문

생각하기 2011.06.23 11:56
'연애편지'에 급기야 반성문을 적게 되는 군요. 비도 오고, 아침부터 마음이 착잡합니다. 하지만, 반성문은 감정적으로 적지 않겠습니다. 감상적인 요소들을 걷어내고, 솔직 담백하게 적겠습니다.

오전 미팅에서 돌아오는 길에 '블로그코리아 접속 불가능, 망한걸까'라는 블로거 윤뽀님의 글이 다음뷰 베스트에 올랐음을 알게되었습니다.(블로그 글 바로가기)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는 느낌이었죠.

블로그 글에는 블로그코리아 접속이 안되는데, 망한거 아닐까 하는 추측과 그렇더라도 공지라도 해야했던 것 아니냐는 질책이 담겨 있었습니다. 댓글도 대부분 비슷한 내용과 덧붙여, 요즘은 블코 안들어가본지 오래됐다는 가슴아픈 현실들도 적혀 있었습니다. 

블로그코리아의 현상황을 말씀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블로고스피어 초창기에는 다음, 네이버 포탈 블로그와 이글루스, 티스토리 등 블로그 전문 서비스의 블로그들이 서로의 글을 모아서 보며 교류할 공간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블로그코리아와 같은 메타 블로그가 관심을 끌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소셜 미디어가 성장하고 다음이나 네이버등 포탈에서 블로그 강화 전략을 펴면서 블로그를 모아 볼 공간이 포탈 중심으로 재편성되었습니다. 특히 다음 블로거 뉴스 - 다음뷰로 이어지는 서비스가 메타블로그의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더 많은 사용자(블로거 + 독자)를 확보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블로그코리아와 같은 전문 메타 서비스 보다는 포탈로 트래픽이 이어 졌습니다. 

게다가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SNS,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블로그 컨텐츠 중심으로 운영되는 블로그코리아 자체의 매력도도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덩치 큰 포탈과의 경쟁, SNS의 다변화 시대라는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던 것이 블로그코리아 서비스의 활용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은 조금씩 늘어나고 이것이 시스템의 부하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사용자와 관계없이 회원이 증가하면 회원의 모든 RSS를 수집해야하는 시스템의 부하는 함께 증가됩니다.) 블로그코리아를 운영하는 미디어유는 스무명도 채 안되는 직원으로 운영되는 아주 작은 기업입니다. 그러다보니 블로그코리아 운영에 필요한 서버비용, 인건비 조차도 사실상 부담스러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개편의 시기도 놓쳤고, 개편이나 운영에 투여되는 리소스가 전체 조직 차원에서도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시간이 흐르면서, 솔직히 블로그코리아 서비스를 접을까도 여러차례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하다보니 서비스의 문제는 쌓여만 갔습니다. 자주 블로그코리아 서버가 다운되는 문제도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던 끝에 두달 전에 전략 방향을 수립했습니다. 현재 블로그코리아의 이런 저런 많은 서비스들을 다 축소하고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블로거들 입장에서 블로그코리아를 자신의 컨텐츠를 최대한 다양한 소스로 확산시키고 그 확산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컨텐츠 대쉬보드'의 개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던 리뷰룸을 새로운 서비스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방향이 정해진 이후 리뷰룸 개편과 블로그코리아 개편을 서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죄송스럽게도 리소스가 풍부하지 않아 생각처럼 빨리 움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개편 작업을 8월말까지는 완료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에 대해 제때 공지를 못한 점은, 사용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메타서비스 운영자로서는 어쩌면 가장 잘못한 일인것 같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위에 적은 것처럼 방향을 잡기까지 이러저러한 변수도 있었고 확정되기까지 시간도 많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증을 제기하신 이 시점에서야 이런 얘기들을 나누게 됨을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윤뽀님의 포스팅과 댓글을 보면서, 아직 남아있는 여러분들의 기대를 희미하게 나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는, 그리고 저희 팀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얘기들이 머리 속에 어른거리지만 나머지는 개편이후로 미루고 이쯤에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조금 염치 없지만, 지켜봐달라는 부탁을 끝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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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비저너리(Visionary), 손정의 회장을 좋아하는 이유

생각하기 2011.06.20 18:23

누군가 당신에게 향후 30년의 꿈을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300년의 비전을 얘기하라고 할때,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혹은, 누군가 자신의 향후 30년 비전을 이야기 한다면 우리는 그에게 무엇이라고 얘기할 것인가? 주변에서 과연 그런 사람을 본 적이나 있는가?

나는 오늘 그런 사람을 보았고 그의 30년 비전에 더위를 식혀줄 빗줄기라도 맞은듯 시원한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

오늘 정말로 오랫만에 기자간담회에 참석을 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한국에서 11년 만에 갖는 기자 간담회였다. 비록 기자는 아니지만 간담회에 가게 된 것은 존경하는 기업가이며 트위터 트친(일방적인 팔로잉이긴 하지만)인 손정의 회장이 말하는 향후 30년의 비전을 직접 듣는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였다.

손정의 회장의 창업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소프트뱅크를 창업한 후 고작 두 명뿐인 직원 앞에서 귤궤짝에 올라서 그가 믿는 IT 기술 혁명이 이루어낼 미래와 소프트뱅크는 그 혁명을 이끌어가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던 에피소드는 신생기업의 꿈과 열정을 얘기할때 단골로 등장한다. 그 당시 손회장의 앞에 있었던 직원은 곧 소프트뱅크를 떠났지만, 그 연설은 손정의 회장의 가슴에 남아 지난 30여년 소프트뱅크를 키우는 나침반이 되고 지도가 되었다. 그렇게 소프트뱅크는 30년간 전세계적으로 800여개 회사에 투자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본에서는 세번째로 순익이 높은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창업 30년 시점에서 손정의 회장은 다시 한번, 이번에는 귤궤짝 보다는 좀 더 잘 갖춰진 무대에서, 향후 자신과 소프트뱅크의 길을 밝혀줄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30년간 IT 혁명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소프트뱅크를 이끌어 왔다면 앞으로 30년, 그리고 또 30년을 넘어서 300년간 손정의 회장과 소프트뱅크를 이끌어갈 믿음은 과연 무엇인가? 손정의 회장은 그것을 '정보기술로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 이라고 정의 했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 향후 30년의 비전을 세울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트위터를 시작했는데,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보니 결국 사람들은 외로워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가족, 친구들과 같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발견이 소프트뱅크의 비전에 녹아들어간 것이다.

앞으로 30년간, 혹은 300년간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며,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그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세상에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간다는 비전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30년간의 비전에서, 구체적으로 소프트뱅크가 해야할 일들은, 물론 지속적으로 IT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 될 것이다. 손회장은 최근 소프트뱅크가 일본 지진 사태를 겪으면서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를 생각하게 됐는데, 이는 소프트뱅크가 나아가는 방향을 선회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번 일로 인해 '전기가 없이는 IT 산업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담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손정의 회장은 '정보기술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다소 장황하고 감상적으로 보이는 비전에 대한 전략에 대해 '전략적 시너지 그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것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많은 기업들의 "동지적인 결합을 통해 정보혁명을 이뤄가는 것"이다. 인터넷의 발전을 주도해온 월드와이드웹에서는 한 두대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수퍼 컴퓨터가 주인공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웹서버가 서로 수평적으로 연결구조를 가지며 변화 발전한다. 지구의 생명체도 위대한 한 두개의 개체를 중심으로 발전했다기 보다는 자기 진화를 하면서 발전한 각 계체간의 유기적인 결합과 상호작용을 통해 발전해왔다. 이런 수평적인, 분산화된 발전 모델이 소프트뱅크가 지향하는 변화 발전의 모델이라고 제시했다.  

누구든지 앞으로 30년을 점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향후 30년의 비전'은 자칫 공허하고 허울좋은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의 30년 계획은 상당히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었다.오늘 손정의 회장의 현재가, 바로 그가 열아홉에 세운 '인생 50년 계획'을 이뤄가는 끊없는 열정의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열아홉에 이런 결심을 했다고 한다. 20대에는 세상에 알려지고, 30대에는 운영자금을 마련하며 40대에는 큰 승부를 걸고 50대에는 어느 정도 비즈니스 모델을 안정화 하겠다는 것이 그의 인생 계획이었다. 20대에 회사를 차리고 30대에 글로벌 비즈니스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40대에 일본에서 보다폰을 인수하면서 이동통신 시장에 뛰어들어 수년간의 적자의 시간들을 견딜 만큼의 '모험'을 감행했고 50대에 비로서 그 모험이 안정기에 들어선 그의 현재가 열아홉에 세운 계획 안에 들어있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없다.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오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저렇게 담대한 꿈을 꾸는 기업가가 없을까.. 생각했다. 비단, 큰 일을 하는 기업가가 아니라도 그렇다. 왜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나침반이 되고 지도가 되는 비전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그것을 스스로 가슴에 새기려 하지 못하는 것일까. 손정의 회장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비전을 가다듬어 보기로 했다. 꼭 그것이 소프트뱅크처럼 거대한 기업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나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정도는 느껴야 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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