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부드러움-Edelweiss Snowfresh

맛보기 2015.08.17 18:30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3)


대학 때부터 술을 좋아했다. 


우리 젊은 시절은 '술'을 마실 줄 알아야 사람들과 어울리기 쉬웠다. 대학시절, (지금 젊은 세대와는 다른 이유로) 암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밤마다 술자리에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내며 보냈다. 한창 일할 땐, 사람들 만나느라, 일이 힘들어서, 하루의 마무리를 술로 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도 유독 맥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맛없는 술이라 생각했다. 


술을 즐기는 타입이다 보니, 달달하고 약한 술 보다는 조금 묵직한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맥주도 역시 페일 에일이나 IPA 류의 묵직하고 쌉싸름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밀맥주'는 어떨까 싶어서 선택한 'Edelweiss Snowfresh'는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어졌다. 유럽은 어딜 가나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드는가 보다 싶다.


에델바이스라는 꽃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상큼하고 부드럽다. 보리 맥아와 홉의 향이 강한 페일 에일 계열에 비해 밀맥주는, 마치 라떼처럼 부드럽다. 


산뜻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맛. 아, 이 아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요즘 열심히 읽고 있는 유럽 맥주 견문록이라는 책에 보니 맥주는 배가 고플 때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허기진 상태로 먹어라... 아마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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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자, 한국 맥주! - Be High

맛보기 2015.08.12 14:45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2) 


많은 사람들이 한국 맥주 맛없다고  평가한다. 수입맥주가 흔치 않은 시절을 겪은 우리 세대는 그저 맥주 맛이 그런가 보다 했다. 나는 맥주를 싫어했다. 그래서 다들 맥주에 소주를 타마시기 시작했다. 맛없는 맥주가 '폭탄주' 전성시대를 가져온지도 모르겠다.


SSG 마켓이 목동에 문을 열었다고 해서 구경 갔다. 우연히 진열대 가득한 맥주를 보다가 눈에 띄는 장소에  놓인 맥주 몇 병 골라왔다. 맛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아, 맥주가 맛이 있구나! 





비 하이는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만든 맥주다. 충북 음성에 브루어리가 위치해있고 일본에서 유명한 히타치노네스트 (일명 부엉이 맥주)의 기술진이 생산에 참여했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자회사인 것도 같고, 독일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하니 한국 맥주라고 말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국적 여부에 상관없이 맛있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맥주로 알코올도수는 7%로 높은 편. 첫 맛에 감귤향이 난다. 그러나 날아갈 정도로 상쾌하지는 않다. 딱 향기로울 정도의 감귤향 뒤로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맥주 맛이 받쳐준다. 


비 하이를 알고 난 후부터 맥주에 반했다. 열심히 책 찾아 읽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시음해보려 하고 있다. 


이제 맥주에 소주를 타마시는 무례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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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향으로 상큼하게 즐기는 맥주 - Tangerine Wheat Ale

맛보기 2015.08.11 16:46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1) 

요즘 맥주에 꽂혔다.

내 성격상, 뭔가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 놀랍게 집중한다. 그리고 공부한다. 술이 좋아지면 열심히 마시고 그 술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보고 싶어 진다. 


세상에 맛없는 술이 맥주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나라 맥주는 맛없다는 사실의 산 증인인 셈이다. 오죽 맛이 없으면 소주를 타마실까나... 알코올 도수라도 높여야 묵직한 맛에라도 먹을 수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슈퍼마켓에 있는 '크래프트 맥주'를 사다 마셔 보았는데... '개안 (eye-opening)'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세상에, 맛있는 맥주도 있더라. 알고 보니 많더라고...


그 뒤로 시간 나는 틈틈이 맥주를 찾아 마셔보고 있다. 아직 마셔본 맥주가 많지 않지만 그 경험을 나눠보기로 한다. 


첫 번째 맥주는 어제 마신 탠저린 휫 애일 맥주. 


<사진출처: 로스트 코스틑 브루어리 홈페이지>


몰트와 밀을 섞어 만들었고 탠저린 (귤의 일종)이 들어간 에일 맥주. 탠저린 함량은 1% 미만(수치는 기억 안 나는데 아주 조금이다)인데 한 모금 마시면 상큼한 귤 향이 번지면서 기분이 상큼 발랄해진다. "아, 맛있어!"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코올함량 5.5%로 도수도 어느 정도 있지만 목넘김도 부드럽다.  첫 잔으로 마시기에 아주 좋은 맥주다. 마시면 일단 기분이 상큼해지니 강추!  


구글에 검색해서 이 맥주를 만든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더니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었다. 약사 출신이었던 바바라 그룸(Babara Groom)씨가 맥주집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맥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수년간 영국, 웨일스 지방을 다니면서 맥주 공부를 했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1989년 캘리포니아 유레카(Eureka - 지도를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참 북쪽에 있는 도시인 듯)에서 그녀의 꿈을 현실로 옮겨 로스트 코스트 브루어리 앤 카페 (Lost Coast Brewery & Cafe)를 시작했다고 한다. 

(홈페이지 http://www.lostcoast.com/main.php 참조)


푸근하게 마음씨 좋아 보이는 바바라 씨의 꿈을 서울에서도 마시게 되다니! 참 놀라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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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기(1) 자연산 막회는 언제나 옳다!

맛보기 2015.07.19 15:36

한 삼일 정도는 매일 회를 먹어도 물리지 않는 독특한 식성을 가졌다. 그렇다고 바닷가 태생도 아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 되기 까지 회를 먹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일식집 초밥 정도가 전부일까. 그런데 정말로 회를 좋아한다. 많이 먹다 보니 맛도 알게 되고 맛없는 회로 입맛을 버리느니 아예 입을 대지 않는 까탈스러움도 생겨났다. 어쨌든 회는 라면과는 다른 음식이니 말이다. 


바닷가로 여행을 가면 당연히 회를 먹는다. 웬만하면 항구를 찾아 나서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바닷가 번듯한 집들 보다는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 그 사람들이 찾는 허름한 횟집을 찾는다. 안되면 수산센터에서 회를 뜬다. 이 정도가 그동안 경험으로 가지고 있는 나만의 노하우다.


이번 제주여행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원래는 차를 가지고 배 타고 제주를 가려했으나 태풍 찬홈 때문에 배가 뜨질 못했다. 부랴부랴 비행기표를 구해 제주에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내 비가 왔다. 


첫날 숙소인 남원에 자리를 잡고 그래도 제주 여행 첫날인데 회를 포기할 수는 없어 남원항을 찾았다. 완전 파장 분위기. 철도 이른데다 태풍까지 부니 한두 곳 문을 연 횟집도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더 큰 성산이나 서귀포 쪽으로 나가야 할까 고민하다 골목에서 아주 허름하고 조그마한 '괸당네 어시장' 횟집을 찾았다. (제주말로 괸당은 '친척'을 뜻한다고 한다) 


7,8 석밖에 없는 작은 식당.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동네 단골들이 많은 집인 것 같았다. 메뉴는 이것 저것 많았는데, 따돔과 한치를 주문했다. 제주 사람들은 돔(=도미)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갓돔, 황돔이 나름 고급어종에 속한다. 따돔은 제주말로 '따치'라고 부르는 작은 생선. 가격도 한 접시에 3만 원. 양식을 할 이유가 없는 생선이었다.





두께가 얇지만 돔의 특성을 그대로 갖췄다. 탄력 있게 씹히는 식감, 살이 고소하고 달았다. 그래, 이맛이야! 제주 횟집에서는 회를 시키면 쓰끼다시로 다양한 것들이 나왔다. 제주에서 나는 딱새우, 해삼, 개불 등등. 꽁치구이 매운탕은 당연한 것.



따돔이 귀한 생선은 아니었지만 정말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한참 생선회와 술 한잔을 즐기고 있을 때 남편의 지인이 합류했다. 제주 성산에 사시는 분이 전화 한 통화에 추적추적 내리는 빗길을 뚫고 달려온 것이다. 그 분은 "따치는 그냥 소주 한 잔할 때 먹는 거지..."라며 갓돔을 추가로 주문했다. 한 마리 18만 원. 우리가 먹은 것 보다 6배가 비싼 생선. 갓돔은 검은 줄 무늬가 있는 도미로 흔히 줄돔으로 알려진 것이다. 


또 어마어마한 양의 쓰끼다시가 나오고 갓돔회가 상에 차려졌다. 잔뜩 배부른 뒤에 먹은, 갓돔은 따돔에 비해 별거 없었다. 솔직히 깊은 맛은 인정해주고 싶다. 물론 배고픈 상태에서 하나를 고르라면 갓돔을 먹겠지. 그러나 가격을 생각했을 때 딱히 완벽한 선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5번에 한번쯤은 갓돔을 고르겠지만 나머지는 따돔을 먹겠다. 


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 바닷가에서 먹는 자연산 막회의 '살아있는 맛'은 정말 최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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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량 밀면과 왕만두

맛보기 2015.07.06 14:08

아침에 서둘러 KTX를 탔더니 11시 반이 조금 못되어 부산역에 도착했다. 일요일 오전, 마음껏 게으름을 피워도 좋을 시간이다. 역도 한산했다. 목적지로 향하기 전 이른 점심을 먹고 움직이기로 했다. 어느 새 부산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가 된 밀면으로 정했다. 


"조금 걸어서 잘한다는 집으로 갈래, 아니면 그냥 가까운 데 갈까?" 남편이 물었다. 

"(아니 그걸 말이라고....) 당연히 조금 걸어서 잘한다는 집이지! "





부산역에서 10분쯤 걸어 초량밀면집으로 향했다. 입식 좌석이 몇 개 있고 좌식 테이블이 열 개쯤 있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 식당이었다. 2년 전인가... 한 참을 기다려 먹었던 개금밀면 집은 훨씬 더 컸고 뭔가 전문점 같은 '포스'가 느껴졌는데 초량 밀면은 그런 위용은 갖고 있지 않았다. 


메뉴도 간단했다. 물밀면, 비빔 밀면 - 소 3,500 / 대 4,000, 왕만두 3,500, 사리 1,000원이 다였다. 물밀면 작은 것 2개와 왕만두를 시켰다. 하얗게 예쁜 면발의 국수와 시원한 국물, 다진 양념, 오이채, 편육 한 점, 계란 삶은 거 반 개. 깔끔하게 나왔다. '왕'만두는 이름에 걸맞게 컸고 만두소에 야채가 많이 들어간 담백한 맛이었다. 





초량밀면은 많이 알려진 집 답게 대개 손님이 타지에서 온 관광객 같았다. 여행 짐을 들고 들뜬 표정으로 맛있게 먹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였다. 


맛있게 먹고 나오니 식당 문 앞에 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보니 뭔가 더욱 뿌듯한 느낌으로 배가 더 불렀다. 


부산에서 밀면은 정말 흔한 메뉴다. 김밥집에도 있고 분식집, 일반 식당에도 있다. 먹어보진 않았지만 웬만한 곳의 밀면은 다 비슷하게 맛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조금 더 알려진 곳을 찾아 먹는 재미도 한 층 맛을 더한다. 서울에서도 더 많은 곳에서 밀면을 만날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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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 원조냉커피와 불량주스

맛보기 2015.07.04 17:14

'집밥' 백종원 선생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덩달아 그의 프랜차이즈 가게 들도 줄을 선다고 한다. 사무실 앞 상가에 빽다방이 생겼다. 평일 점심시간, 아이스커피가 가장 생각날 때는 빽다방 앞에 줄이 장사진을 치고 있어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오늘 같은 주말에야 겨우 맛을 볼 수 있었다. 





앗메리카노 아이스는 2,000원인데 원조냉커피 (커피, 설탕, 크림에 얼음을 넣은 냉커피)는 2,500원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비싼 원조냉커피에 눈이 간다. 게다가 분말가루로 탄 오렌지주스를 '불량주스'라는 이름으로 판다. 이건 그냥 추억의 맛이다. 다른 커피 전문점에서는 볼 수 없으니 더욱 정겨운 맛인지도 모르겠다.


맛은... 둘 다 너무 강하다. 원조냉커피는 너무 달고 불량주스도 달고 시다. 얼음이 어느 정도 녹아야 겨우 정상의 맛으로 돌아온다. 그런 고로 줄까지 서서 다시 먹게 될 맛은 아니다.


푸근한 백 선생님. 하지만 집밥 선생이 소개한 음식을 딱히 먹고 싶진 않다. '훌륭한 사업가'라고 평하신 황교익 샘의 말이 정확한 듯. 그래도 사업가이면서 밉지 않으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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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맛이 그리울때... 여의도 [성심집]

맛보기 2015.07.02 18:29

여의도에서도 제일 오래된 아파트로 손꼽히는 시범아파트 상가는 옛 정취가 살아 있는 곳이다. 아파트 상가이면서도 시장 느낌이 난다. 한쪽에 식당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통로 한 편으로는 간이로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늘어서 있다. 식당들은 대부분 치킨집이다. 알려진 치킨 브랜드는 다 있다. 여의도 주민들이거나 주변 회사원들이 간단하게 닭튀김에 맥주 한잔 하기에 좋다. 요즘에는 한강 시민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주문이 몰려 꾸준히 손님들이 몰리는 곳이다. 


치킨집들이 줄줄이 서있는 곳 끝에 삼십년 된 선술집이 있다. [성심집]. 한 곳에서 삼십년이 됐다고 한다. 메뉴는 순대와 머릿고기, 술국, 감자탕이다. 





식당 안에도 4-5 자리가 있고 밖에도 그쯤 앉을 만한 테이블이 있다. 단골들이 주로 오고 술 좋아하는 남자 손님이 대부분이다. 


예전엔 돼지 머릿고기가 흔했다. 새우젓에 찍어 먹는 돼지 편육도 많이 먹었다. 언제 부턴가 먹을 것이 많아지면서 머릿고기 파는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모듬 안주를 시키면 순대, 찹쌀순대, 머릿고기, 편육이 나온다. 찜기처럼 물을 붓고 채반을 얹어서 휴대용 가스렌지에 얹어 준다. 식지 않게 데워 먹을 수 있도록. 


맛? 먹을 것이 풍부한 시대에서 자란 사람들에겐 모르겠다. 내게는 옛날 맛도 나고, 기본적으로 돼지고기를 삶아 새우젓에 찍어 먹는 맛이 있다. 술 한잔 곁들이면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맛이다. 술국도 함께 시켜 국물과 같이 먹으면 좋다. 


무엇보다 한자리에서 삼십년 된 식당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기본을 지킨 다는 뜻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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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피문어와 조개찜의 조화

맛보기 2015.06.29 16:18

여의도 빌딩촌. 매일 저녁,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술판을 벌이는 여의도에서 살아 남으려면 일단 가성비의 경쟁력을 갖춰야한다. 회식이든 접대이든 혹은 고단한 노동에 대한 보상이든 맛도 좋으면서 값도 크게 부담 없는 곳을 찾으니 말이다 (접대의 경우에는 좀 다르겠지만). 

'e문어 세상'은 증권사들이 모여있는 초입, 홍우 빌딩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6시 반을 넘기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술집이다. 메인 메뉴는 식당 이름에 나와있는 것처럼 문어. 동해안 피문어를 취급한다는게 주인장의 자랑거리다. 문어는, 경험상 남해안 돌문어 들보다 동해안 피문어가 맛있다. 이 집은 특히 문어의 퀄리티는 최고다. (그래 봐야 겨우 두 번 먹어본 경험이니 감안해서 들으시길). 푸짐하기로는 조개찜이 최고 (왼쪽 사진). 


쫄깃하고 담백한 문어와 보는 것 만으로도 푸짐하게 배가 부른 조개찜 정도면 대 여섯 명이 즐겁게,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어느 날 밤 늦게 출출해서 뭐 좀 먹어볼까... 하고 마실 겸 나갔다가 이 곳을 발견했다. 그 땐 이미 저녁도 먹은 후라 문어 작은 거 한 마리에 소주 한 잔 마셨다. 문어가 너무 맛있어서 그 다음 친구들과 모임 때 다시 찾았을 정도. 밤 늦은 시각, 조금 한산해져 그 곳 사장님과 술잔 나누다가 알게 된 몇 가지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어릴 적 친구들끼리 (약간의 좌절 상황에서) 강원도 삼척을 찾았다가 그 곳에서 문어를 먹게 됐고 문어 파시는 분과 친해져서 결국은 지금 식당까지 차리게 됐다고 한다. 원래는 마포점을 냈고 여의도는 두 번째로 문을 연 곳. 재료가 좋고 성실하게 손님을 대하니 식당은 잘 운영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친구들끼리 마음  맞춰하고 있다는 점이 좋아 보였다. 


식당 이름이 좀 뜬금없었다. 'e 문어 세상'이라니.... 모바일 시대에 왜 'e'를 붙였을까 생각했지만 그도 이유가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친구들이 모두 가수 이문세씨의 왕 팬이었다. 'e 문어 세상 = 이문세'. 그래서인지 식당에 이문세씨의 대형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다. 메뉴판도 '가로수 그늘 아래 해천탕', '광화문 연포탕' 그런 식이다. 생뚱맞은 조합인 것은 맞지만, 뭐 어떤가. 나  좋아하는 식당에 내가 좋아하는 가수 이름 좀 써도 되지... 


여의도에서 유쾌하게 한 잔 할 때 추천하고 싶은 집이다. 하지만 조용한 분위기를 바라는 것은 과욕. 


e 문어세상. 여의도 홍우빌딩 1층. 02-761-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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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동 |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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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tertoffee 커피와의 만남

맛보기 2015.06.27 15:47

커피는 내 오랜 취미이다. 


사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커피를 마셨다. 그 땐 물론 인스턴트 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듬뿍 넣어 마셨다. 대학교 때부터 직장인이 되는 동안 맛없는 자판기 커피가 잠시 쉬어가는 순간의 친구가 되었다. 


커피는 기호품이기도 했지만 '여유로운 삶'의 상징과도 같았다. 직장인 시절, 결혼 후 집안 일과 회사일을 동시에 하느라 숨이 턱에 막힐 때 동병상련의 여자 선배들과 늘 '커피 향에 배인 일상'을 꿈꾸곤 했다. 


그 일상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커피 내리는 향을 맡으며 청소를 마치고 식탁에 앉아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커튼이 기분 좋게 들썩이는 것을 바라보며 예쁜 잔에 커피 한 잔 따라서 마신다. 커피 마시는 동안 여유롭게 하루를 계획하고,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리는, 그런 반짝 반짝 빛나는 일상이었다. 물론 그런 것은 현실에는 없었다. 평생 한 번쯤 아침에 여유 있게 커피를 내렸을 지언정 그 날은 아마도 추워서 창문을 열어놓지 못했거나, 창을 열어 살랑거리는 바람이 들어올 정도의 기분 좋은 날씨 였다면 계절에 맞는 커튼을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상이 늘 호떡집 불난 듯이 투닥 거려도 늘 커피는 내 곁에 있었다. 이전처럼 자판기 커피를 자주 마시지 않게 되었고 에스프레소 머신이 만들어낸 '아메리카노'를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 변했다. 물론 핸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가끔씩  누리기도한다. 


커피를 그렇게 좋아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맛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커피 맛을 미세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래 마시니 커피는 다 좋았다. 가끔씩 인스턴트 믹스 커피가 그리울 때도 있을 만큼 정선이 빠진 싼 맛에도 정이 들었다. 굳이 하나 꼽으라면 '하와이언 코나' 커피를 좋아하지만 흔하지도 않고 너무 비싸기도 해서 어쩌다 기회 닿을 때 한 잔씩 마시는 것으로 만족한다. 


내가 꼭 한 가지 커피를 고집하던 때가 있었다. 2002년 LA에서 유학할 때였다. 워낙 커피 종류가 많은 그 곳에서 약간 향이 첨가된 커피를 마셔 보았는데 너무 좋았다. Buttertoffee 커피. Don Francisco 회사에서 만든 것이었는데 캔에 들은 커피를 사서 커피메이커에 내려서 마셨다.


 4년 내내 집에서는 주로 이 커피만 마셨는데, 서울에서는 찾기 어려운 향이었다. 유학 생활을 접고 서울에 돌아올 때 몇 캔 사와서 먹었고 2008년 우리 남편이 LA로 잠시 나가서 일을 하게 되자 다시 사서 나르며 이 커피를 마셨다. 2011년 돌아올 때 여러 캔을 사가지고 와서 냉동실에 두고 마셨다. 간혹 그 후로도 미국 갈 일이 있으면 몇 개씩 사다 날랐다. 이제 마지막 캔을 땄다. 




이제 이 것을 비우면 그냥 다른 커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서운했다. 벌써 십 년도 넘었으니... 어느 덧 습관이 되었나 보다. 


이제 세월이 좋아졌다. 아마존닷컴에서 직구를 하면 된다. 오늘 벌써 아마존에 들어가서 카트에 넣어 두었다. 조만간 직구 해서 몇 통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다.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을 고집하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다. 그런 것 같다. 커피 하나도 익숙한 것, 습관이 된 것을 벗어나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그러나, 커피 정도이니 그냥 벗어나지 않고 습관에 따라도 어떠랴 싶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변해 숨이 찰 것 같은 시대에, 그냥 변함없는 내 것 하나쯤.. 괜찮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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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마늘구이와 레몬소주

맛보기 2015.06.26 16:23

금요일이다. 주말을 맞는 기쁨이 가장 큰 순간이다. 퇴근무렵부터 '불금'을 외치는 SNS 친구들의 함성이 몰려온다. 나도 빠질 순 없다. 이번 주, 특히나 힘들고 고단했다. 그렇다고 맛집 검색해가며 다닐 기운도 없다. 좀 조용하게, 오붓하게, 그러나 '우아'함도 잃지 않으며 나만의 불금을 즐길 방법은 없을까? 


어떤 경우에도 불금엔 맛난 것을 먹는 게 최고다. 그렇다고 요리하느라 기운 빼는 건 노! 노! 


새우를 샀다.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장을 보면 가장 좋겠지만, 멀고 번거롭다면 그냥 마트에서 사도 된다. 흰다리새우, 그리 크지 않은 것 8~10마리만으로도 너끈히 피곤한 불금을 즐겁게 해줄 '새우마늘구이' 한 접시 만들어 낼 수 있으니 말이다. 


새우마늘구이 레시피


준비물 : 새우 (너무 크지 않은 것도 충분히 맛있다) 10마리, 통마늘 (요즘 마늘이 맛있다), 올리브유 조금, 모양내기 위한 파슬리 가루 조금 (없어도 아무 문제없다)


만드는 법

① 팬을 달군 후 올리브 오일을 적당히 두르고 통마늘을 넣어 볶는다. 

② 새우는 껍질을 벗겨 손질해둔다. 새우 머리를 좋아한다면 따로 떼어서 준비한다. 

③ 1번에서 통마늘이 적당히 노릇하게 익어갈 때 새우를 넣고 익을 때까지 함께 볶는다. 

④ 만약 새우 머리를 따로 준비한 경우 다른 팬에서 볶아서 3번에 마지막에 넣어 합친다.

⑤ 접시에 예쁘게 담고 파슬리를 뿌려 장식한다. 


백문이 불여일견. 위의 '만드는 법'대로 하면 이런 비주얼이 나온다. (파슬리 가루는 깜박 잊고 넣지 않았다)




불금에 긴장을 풀어줄 술 한 잔이 빠질 수 없지. 요즘 과즙 소주가 유행이라던데 달게 모양만 낸 그런 거 말고 레몬을 직접 썰어서 만든 레몬소즈를 곁들였다.




이제, 일주일을 정리하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때! 그래야 다음주에도 열심히 살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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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어게인 (Begin Again)이 제시한 새로운 컨텐트 성공 공식

맛보기 2014.09.20 19:55

토요일 아침, '여의도 CGV  프리미엄관에서 영화보기'는 내가 주말을 보내는 가장 편안한 시간 중 하나다. 다리 쭈욱 뻗고 의자에 눕듯이 앉아서 빵 한조각과 커피 마시면서 큰 화면 영화보기라니... 자유롭고, 편안하고, 즐겁지 않을 이유가 없다. 




비긴 어게인 (2014)

Begin Again 
8.8
감독
존 카니
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마크 러팔로, 애덤 리바인, 헤일리 스타인펠드, 제임스 코덴
정보
로맨스/멜로 | 미국 | 104 분 | 2014-08-13



이번 주말, 호사를 누리며 본 영화는 '비긴 어게인(Begin Again)'. 음악영화로 크게 인기를 끌었던 '원스'의 감독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 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이 영화는 8월 13일에 개봉한 이후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관람객 수가 늘고 있다. 9월 19일 기준으로 2백만을 넘어섰다. 





영화는 잔잔하게 재밌다. 자신의 세계를 중시하며 음악활동을 하는 그레타와 화려한 스타 시스템안에서 만들어지고 기획되는 음악 세계를 경험하는 그의 남자친구 데이브. 그레타는 데이브가 대형 음반사와 계약을 하게 되자 그와 함께 뉴욕에 오지만 곧 스타가 된 남친은 변심을 하고 그녀를 떠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연히 술집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고 그 곳에서 또 다른 절망적인 삶을 이어오고 있는 음반 제작자 댄을 만난다. 

댄과 함께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고, 작은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그레타 자신을 포함해서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이 삶을 '다시 시작 (Begin Again)'할 기회를 얻어 가는 과정이 감동을 준다. 거기에 노래까지 곁들여졌으니...  아는 사람 중에는 노래가 너무 좋아 영화를 세 번이나 봤다는 이가 있을 정도로, 잔잔하지만 힘있는 감동이 전해지는 영화다. 



일종의 직업병일까.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가 제시하는 새로운 컨텐트 성공의 공식을 읽을 수 있었다. 


#01_ 서로 다른 컨텐트 방식의 통합 (Integration)


이제까지 음악은 레코딩을 통해 음반 형태로 구매해서 들었다. 물론 최근에는 인터넷 기반의 다운로드나 스트리밍으로 진화하고 있지만. 영화는 종합 예술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스토리 기반의 영상으로 소비했다. 그런데 갈수록 영상과 음악, 스토리가 통합되어서 소비되고 있는 추세다. 첫 부분에 데이브가 유명 음반사와 계약을 하게 된 것도 영화음악 작업을 통해서였다. 그레타가 음반을 만들어서 댄이 있었던 제작사와 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사울은 '영화 음악'에 넣을 수 있을 것같다며 음악의 성공을 얘기했다. 


물론 새로운 발견은 아니다. 이미 영화나 드라마 삽입곡이 대중과 만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으며 노래를 발표할 때도 뮤직 비디오 제작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별도의 작업이었던 녹음과정과 공연을 통합하는 새로운 시도를 보였다. 처음에 사울이 데모 CD 제작비를 지원하지 못하겠다고 하자 댄은 뉴욕을 돌면서 길거리 공연하는 자리에서 녹음을 하자고 제안한다. 센트럴 파크 거리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빌딩 옥상에서, 지하철에서, 슬럼가에서, 뉴욕의 일상을  배경삼아 녹음을 했다. 



#02_ 소비자의 인게이지먼트 (Engagement)


녹음 현장과 공연을 합치다 보니 그 즉석에서 현장의 참여가 음악에 자연스레 녹아 들었다. 길거리에서 소음을 내던 아이들도 화음을 맡게 되고 지나가던 자전거 차임 벨소리도 배경음악이 됐다. 사실 밴드 구성원들도 전문 세션맨들이 아니었다. '비발디' 연습에 지친 첼로, 바이올린 연주자들, 발레 배우는 아이들 반주하던 지루한 일상을 깨고 나온 피아노, 어색한 아빠와의 화해의 한 걸음으로 기타를 들게 되는 딸까지, 소박한 보통 사람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시켰다는 점이 이 영화의 매력이 아닐지. 이 영화를 보면서 참으로 '소셜스러운' 영화라고 생각했다. 



#03_ 컨텐트 산업의 동력은 기술 (Tech)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기술의 진보다. 녹음실이 아니어도 음반으로 만들 수 있는 정도의 가용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녹음 녹화 기술이 너무나 발달되어 있어서 일반 사람들도 누구나 (누구나는 아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영화를 만들고 노트북 만으로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는 시장이 됐다. 


기술의 발전은 앞으로 훨씬 더 진보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컨텐트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 그런 점에서 '기술'의 활용이 컨텐트 산업의 한 축을 맡게 될 것이라는 것은 전망이 아니라 현재의 서술이다.  



#04_ 기획력 vs. 진정성 (Sincerity) 


그래서 더더욱, 컨텐트에서는 진정성이 중요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 영화를 통해 얻은 내 나름대로의 결론이다. 음반산업이나 영화나 기획사들의 시스템, 거대자본과 함께 하는 제작 배급 체계가 산업을 움직여 왔다. 물론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런 흐름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같다. 하지만, 기획력이 아니라 진정성이 컨텐트의 핵심이라는 건 다시 한번 곱씹어 보아야할 것같다. '기획'으로 만들어진 스타들이 단명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으니까. 중요한 것은 훌륭한 원석의 자질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기획'에 기대서 원석의 빛을 바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레타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신이 만든 노래 'Lost Stars'를 데이브에게 선물했다. 그 노래를 유명 음반사에서 제작한 앨범을 들으며 그레타는 너무 배경이 화려해져서 음악이 빛을 잃었다(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고 대략 이런 의미로)고 말한다. "이 노래는 목소리가 좀 더 강조돼야 하는 노래 아니었어?"라고 반문한다. 


너무 화려한 화장은 원래 얼굴이 가진 소박한 미소와 표정을 가리기 쉽다는 것 - 컨텐트의 힘은 진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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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여행기

맛보기 2014.07.18 17:02

지난  주말  블라디보스톡,  크라스키노  (블라디보스톡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내려간  곳)  여행을  다녀왔다.  러시아는  처음  가  본  것이었고,  우연한  기회에  친구 따라  강남  간’  여행이었기에  여행지에  대한  예습은  전혀  없었고  크게  기대도  하지  않았다.  단지,  일상을  떠난  다는  설레임이  있었을 뿐.

 

그런데  역시  여행은  견문을  넓히는  정말  좋은  방법인  듯하다.  이제까지  멀게만  생각했던  도시,  나라에 대한  거리가  한결  가까워진  것  같다.  기억에서  잊혀지기  전에  이번  여행에서  배운  점,  느낀  점을  정리  해본다.



(블라디보스톡 혁명광장)

 

러시아와 가까워지기


닥터  지바고차이코프스키,  톨스토이,  체조 선수,  고르바쵸프  대통령이  내가  러시아와  연결  짓는  단어들이었다. (물론 그밖에도 몇가지 더 있겠지만…)  뉴스나  영화,  책등  미디어를  통해서나  접할  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별로  없었다.  여행지로  유럽을  가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을  테지만,  특별히  러시아를  선택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러시아를  가고  싶다면  모스크바나  세인트  피터스  버그를  먼저  떠올리겠지…)  어쨌든  러시아는  심정적으로  먼  나라이다.


그런데  연해주  지역은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고,  블라디보스톡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특히  블라디보스톡은  우리  역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도시다.  한일합방  이후  독립운동가들이  활동의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무식한  나는  안중근  의사의  주  활동지가  중국이라고  생각했으나,  안중근  의사는  1907년부터  블라디보스토크를  근거지로  의병을  조직하고  독립운동을  벌여왔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1909년  2월  7일에는  뜻을  같이  하는  11명의  동지들과  단지동맹을  맺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몸바칠  것을  다짐했는데  이번  여행  중에  크라스키노에서  단지동맹비에  헌화하고  묵념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안중근 의사의  수인이  새겨진  비석 앞에  서는  순간,  숙연해지면서  동시에  시간을  돌려  역사의  현장에  섰던  것 마냥 말 할 수  없는  친밀감  같은  것을 느꼈다.  그냥  교과서에서만  보았던  인물이지만,  비석  앞에  선  순간,  그  분들의  조국  독립의  염원과  의지가 마음으로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크라스키노의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비)


블라디보스톡은  결코  화려한  도시는  아니다.  가장  날씨가  좋은  때인  7월에도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하지만,  소박한  속에서도  기백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대개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밥을  먹을  때,  한  사람씩  일어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건배를  제안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한 순배가 돌면,  다시  한  사람씩 이번에는  시를  읊으며  건배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대단한  주량과  말 솜씨가  필요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그  곳의  총영사님께  블라디보스톡에  대한  소개를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블라디보스톡은  2012 APEC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세계의  사람들로부터  이  도시의  가치를  재평가  받고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앞으로  10,  20년  안에  블라디보스톡의  날씨가  한반도  기후  정도로  바뀐다고  하니이  도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같다.

 

농업에 대한 공부


이번  여행  기간중  유니베라의  농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땅에  씨를  뿌려  거두고,  그것을  가공하고,  다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농업  기반의  산업군에  대해서는  전혀  무외한  이었는데  조금은  상식을  채울  수  있는 기회였다.



(크라스키노 인근의 유니베라 농장. 밀크 시슬(엉겅퀴)을 재배하여 건강보조제의 원료로 이용.)


늘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버추얼/사이버  세상을  향하던  내  시선이  땅에  머물  수  있는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하는  업의  속성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이  먹을수록  땅이  좋아지고  자연이  익숙해진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늘  시골이  낯설고  불편했다.  그런데  요즘은  나이  들어서는  아파트  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흙과 나무가  있는  곳이  좋아진다. (이러다가 말년에 귀농하는 건 아닐지…)

 

북한땅을 보다


토요일에는  크라스키노에서  버스로  두시간쯤  달려  국경지역인  하싼을  가게  됐다.  그  곳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세  나라가  마주  보는  곳이다.  두만강이  보이는 국경지역에서  바라  본  북한  땅의  모습은,  늘  보던  우리  땅과  너무나  비슷했다.  익숙한  곳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낯설음이라니



(러시아 국경지대)

 


, 이제 여행은 끝났다. 사진만 남았다. 사진을 보며 그 때의 느낌을 추억하는 것만이… (사진 펼쳐 보실분은 More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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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영화 감상평

맛보기 2014.07.06 11:55

주말동안  극심한  목감기와  몸살에  항복하고  (등산은  엄두도  못내고)  집에서  뒹글링하다  보니  지금  극장가에서  예매 순위  1~4까지의  영화를  다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  언제  내가  이렇게  영화와  친해진건지.... 어쨌든  감기의  우울함을  달래려  써보는  인기 영화에  대한  내 맘대로의  감상이다. 


네  편의  영화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를 보려면 '끝까지 간다'는 굳은 마음가짐이 필요하고 '에지 오브 투모로우'를 선택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자,  그럼  하나씩  나눠서  얘기해 보자.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2014)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6.8
감독
마이클 베이
출연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스탠리 투치, 켈시 그래머
정보
SF | 미국 | 164 분 | 2014-06-25


우선,  나는  트랜스포머  매니아가  아니다.  매니아는  커녕,  비록  SF  장르를  좋아하지만,  이런  허무맹랑한  만화  같은  얘기라니...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니  당연히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우리집  남자들이  모두  트랜스포머  팬이어서,  어쩔  수없이  따라간  영화.  솔직히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다.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하는  장면이  쪼금  멋지기는  했는데  그것도  너무  자주 보니까,  아무런  감흥도  없고,  텍사스 - 시카고  -  중국  등으로  무대를  바꿔  가며  거의  비슷한  싸움을  계속  하는데... 아,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  끝나고  감상평을  물으니 우리  아들은  '개재미있었다!'고  답했다.   멀고  먼  세대와  취향의  차이! 




끝까지 간다 (2014)

A Hard Day 
8.6
감독
김성훈
출연
이선균, 조진웅, 신정근, 정만식, 신동미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1 분 | 2014-05-29

 

영화가  대단한  메시지와  감동을  전하지  않아도,  영화  보는  동안  나를  온전히  붙들어  놓아도,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딴 생각을  못하게  만드는 영화다.  때로는  긴장감으로,  때로는  웃음으로,  혹은  극적  반전의  놀라움으로! 


내  기억에는  늘  부드럽고  감미로운  목소리만  각인 되어  남아있던  이선균의  껄렁하고,  터프한  액션도  신선했고  뿌리깊은 나무에서 무휼로 등장했던  조진웅의  리얼한  악역도  멋졌다.  하지만, 딱히 내용이 남는 것 없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

Edge of Tomorrow 
8.2
감독
더그 라이만
출연
톰 크루즈, 에밀리 블런트, 빌 팩스톤, 샬롯 라일리, 제레미 피븐
정보
액션, SF | 미국 | 113 분 | 2014-06-04


3D 영화를  보는  것이  숙제인  남편  따라  순전히  덤으로  본  영화.  그렇게라도  따라  나섰던  건  순전히  톰  크루즈 때문이었다. 


미래  외계인의  침공으로  어려워진  지구에서는  전세계적인  연합군을  꾸리고  외계인을  물리치기 위한  대규모  작전을  구상한다.  이  작전  때문에  영국으로  건너간 빌 케이지. 그는  군입대를  독려하는  역할을  맡았지,  실제로는  훈련도  제대로  받지  않은  인물이지만  그의  뺀들거리는  모습이  보기  싫었던  사령관(정확한  직책은  모르겠지만)이  장교였던  그를  강등시켜  전쟁에  나가게 한다.  첫번째  전투에서  외계인과의  전쟁에서  피를  뒤집어  쓴  후  그는  죽으면  삶이  리셋  되어  다시  참전 때로  돌아오는  마법에  걸린다. 


죽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설정은, 아,  정말  우리네  삶과  같다.  삶의  고통과  암울함이  그나마  죽으면  사라질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건만,  윤회의  굴레를  떨치지  못하는.... 너무  심각하게  비약할  필요는  없지만,  재미있는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다. 


많은  평론가들은  혹평을  했지만,  난  친구 따라  나선  쇼핑에서  의외의  득템을  한  것처럼  무척  재밌게 봤다. 강추! 




신의 한 수 (2014)

7.5
감독
조범구
출연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8 분 | 2014-07-03


정우성은  명품  배우다.  한  번도  열렬히  정우성을  좋아한  적은  없지만,  늘  명품이라고  생각해 왔다.  따라서  이  영화는  정우성의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값이  아깝지는  않다.  악역  이범수의  연기도  좋았고,  노신사  안성기의  매력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여주인공이라기에는  존재감이  없었지만  이시영은  예뻤다. 


흥행 요소로는  매력도가  낮은  바둑을  소재로  했다지만,  이  부분을  잘  살리지는  못한  것같다.  바둑을  모르는  내게도  그닥  매력적이지  않았고,  바둑을  조금  아는  사람도  소재를  잘  살리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보다  이  영화는  너무  피가  많다.  꼭  그렇게  잔인할  필요가  있는지.  목소리를  크게  한다고  뜻을  더  잘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다. 



사실은  '그녀(Her)'를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이  얼마  없어  못보고  있다.  보고  싶은  영화  보다  배급사가  추천해주는  영화를  봐야  하는  이런  구조는  맘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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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국 남도의 맛 - 남도제철맛집

맛보기 2014.07.04 17:34

세상을  먹는  낙으로  살아가는  사람중  하나다.  '맛집'이라면  일부러  시간내서  찾아  다닌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지만  특히  해산물류를  좋아한다.  음식이  맛있으면  그만이지만,  못지  않게  분위기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분위기는  그  식당의  주인장의  믿음과  생각(굳이 '철학'이라는  어려운  단어를  쓰지는  않겠지만)을  담고  있다.  꼭  의리짱한  인테리어가   아니어도  간판에서 부터,  식기에서 부터, 음식을  내놓는  것, 하다 못해  화장실에  걸려  있는  화장지와  수건까지도  모두  그  식당과  주인장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서론이  길었지만,  얼마전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흑산도  홍어' 만을  취급한다는  남도  음식점을  알게 됐다. 참  촌스러운  곳이다.  4인 식탁  기준으로  6개  남짓 있는  작은  실내  공간은  분식집이라고 해도  믿겠고,  삼겹살  집이라고  해도  믿을  것같다.  하지만  주인장을  만나는  순간  부터  이 집의  특징인  '진국'의  남도  맛을  볼  수 있다. 



                             (9호선 선유도역 1번출구 옆 한신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남도제철맛집')


이  집의  주인장은  흑산도  홍어만을  취급하며  소금이며,  고추가루며,  마늘이며  모두  최상급만을  고집한다.  적지  않은  금액을  받는  홍어를  팔면서  다른  식재료를  싼  것을  쓰면  맛과  손님의  믿음을 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처음  식당에  들어서자  마자  주방으로  안내  한다. (겉으로  보아서는  역시  크게  자랑할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주방이다)  주방에는  도마가  40개가  있다고  한다.  생선용,  고기용,  야채용  등을  구분해서  쓰고 늘 햇빛에  말려서  쓴다는 것.  칼도 마찬가지다.  


위생과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만큼  사실  밑반찬도  모두  맛있다.  목포에서  공수해  온다는  묵은지는 '제대로'이고  참나물,  파김치,  뜨거운  밥에  얹어  먹는 갈치젓까지. 물론 '흑산도  홍어' 점이니  홍어가  제일  맛있다!



        

사진  왼쪽에서  보이는  것처럼  흑산도  홍어는  바코드를  붙여  유통된다고  했다.  흑산도 산이라는  증명.  오른쪽은  삭히지  않은  홍어회.  삭히지 않아도  홍어  특유의 쏴~한  느낌은  있다.  하지만  이제까지  먹어  봤던  홍어에  비해  훨씬  세련된  맛이  난다. (아,  맛을  표현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구나... )


홍어를  먹고  있자니  주인장이  합석을  했다.  처음엔  식당에서  쓰는  재료들을  엄선하고  있음을  자랑하다가  (손님이  우리  테이블 밖에 없었으므로)  아예 합석을 해서  한잔  나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홍어의  맛을  더하는 것같았다. 흥이  나니  이어서  홍어  코와  구섬치 (아가미 부위)를 내어 오셨다. (아래 사진 왼쪽이 홍어 코, 오른쪽이 구섬치)



소고기에만 '특수 부위'가  있는  줄  알았지,  홍어에도  특수  부위의  맛이  오묘한지는  처음  알았다.  홍어  코는,  뭐랄까  좀  더  삭힌  맛이 났고  구섬치는  홍어의  일반적인  맛과  달리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겉으로는  아주  평범한  식당이지만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주인장의  믿음으로  좋은  식당이  만들어  진  것 같다.  촌스러워서  더욱  정겨운  식당 -  자주  가지는  않아도  오래도록  가게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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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에서 G3로 이사하기

맛보기 2014.07.02 12:02

2009년 아이폰 3G를 쓰게 된 이후 부터 꾸준히 한눈 팔지 않고 아이폰 사용자로 남아 있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더 커진 화면에, 노트 기능에 대단해 보이는 폰들을 선보였지만 정말 한번도 그런 것에 혹해 본 적은 없었다. 내가 기술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 디지털 기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것 저것 써 본 경험으로는, 아직은 (앞으로 몇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안드로이드 어떤 폰 보다도 아이폰이 성능, 디자인, 기타 등등 면에서 더 낫다는 나만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전 아이폰5가 간혹 수신 벨이 울리지 않고 끊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시작됐지만, 결코 안드로이드 쪽으로 옮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수 많은 '와우(WOW)'의 순간을 기억하며  조용히 아이폰6를 기다리는 '으~리'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우연한 기회에 LG전자에서 새로나온 G3 폰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일단 '아이폰6가 나올때까지 시험삼아' 써보자는 나름대로의 명분을 스스로에게 전하며 G3의 손을 잡고 안드로이드국으로 이사를 했다. (마치 남친이 군대에 제대할 때까지, 옆에서 챙겨주는 삼돌이와 밥도 먹고 영화도 본 들 무슨 문제야... 라는 심정이 아닐까.. -_-)


아이폰에서 G3로 옮겨가는 것은 아주 간단한 문제는 아니었다. OS가 달라지면서 여러가지 익숙한 것들을 버리고 다시 익혀야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안드로이드가 더 편한 기능도 있고 더 불편한 기능도 있어서 적응의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4년 이상 쓰던 OS를 바꾸어 적응하는 과정은, 마치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서울로 이사한 것같은 느낌이었다 (좀 이상한 비유지만, 내가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자, 그렇다면 G3 로 바꾸어 좋은 점은 무엇인가.  



+ 세련된 디자인 

내가 구글을 열심히 쓰면서도 그닥 그 브랜드에 열광하지 않는 이유는 '디자인'이 매력적이지 않아서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갤럭시폰에 눈도 돌리지 않았던 것도, 뭔가 배려심이 부족한 듯한 디자인 때문이었다. G3는 그런 면에서 디자인이 깔끔하다.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갤럭시와 비교해 보았는데 그립감도 좋고 가볍다. 바탕화면의 폴더 디자인도 맘에 든다. 디지틀 기기도 무조건 이뻐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 취향에 딱 맞는다.


+ 압도적인 카메라 성능

누군가 LG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카메라를 만들었다'라고 농담하던데 그 말이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단연 카메라이다. 광고에는 레이저로 초점을 맞추고 어쩌고 하던데 그건 잘 모르겠고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잡아내는 힘은 확실히 있다. 게다가 '매직 포커스' 모드는 사진을 찍어서 원하는 포인트로 초점을 바꿀 수가 있다. 특히 휴대전화로 접사를 찍을때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렵고 초점 이외 부분을 아웃포커스 하는 기능이 떨어져서 대부분 앱으로 '흐리게 하기(Blur)' 처리를 했었는데 G3로 찍으면 이런 걱정이 깔끔하게 해결된다. 이미 카메라 기능이 좋다는 것을 알고 썼는데도 또 한번 놀라게 된다. 사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겠다. 



          (G3로 실내에서 찍은 사진)


(북한산 사모바위)


+ '안드로이드 온리' 앱을 쓰는 즐거움

그동안 아이폰을 쓰면서 불편했던 것중에 하나가 안드로이드에만 있는 앱들을 써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마치, LA에서는 신선한 회를 즐기기 어렵다거나, 팍 삭힌 홍어를 맛보기 힘들다거나 하는 것과 비슷하다 (역시 이상한 비유일테지만.. -_-). 이번에 안드로이드국으로 이사를 와서 요즘 대세라는 쏠메일과 쏠캘린더를 써봤는데 아주 맘에 들었다. 


지난번 서울디지털포럼에서 SKT 위의석 본부장님 발표를 듣고 T전화 한번 꼭 써보고 싶었는데, 그 바램도 이룰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T전화가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덧붙임: 이 글을 쓴 이후에 T전화 기능을 하나, 둘씩 익히게 되었는데 완전 좋다! 우선, '1566'으로 시작하는 스팸성 전화가 오는데 '00캐피탈' 전화임이 화면에 뜬다. 물론 받지 않았다. 전화기능과 연동된 연락처에 그룹 분류 기능도 좋고 연락처에 저장되지 않은 번호를 찾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버거킹'이라고 치면 내 위치에서 가까운 버거킹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나온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다. 


- 너무 크다

첫번째, 내 손이 작은 것이지만 내게 네게 너무 크다. 항상 평균에 수렴하는 제품 개발 때문일까, 최근들어 스마트폰 화면이 모두 커지고 있는데 나는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아이폰이 그립다. 


 

- 보안에 대한 우려 

다른 앱들은 모두 깔았는데 모바일에서 사용하던 금융업무 관련 앱들은 안드로이드국으로 옮기지 않았다. 어짜피 인터넷 자체가 해킹에 노출되어 살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직 안드로이드 앱의 보안성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를지도 모른다. 이제 겨우 삼일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인상은 "괜찮다!". 써니 캘리포니아가 그리워 돌아가게 될지, 이곳에 머물러 살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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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링고로 스페인어 배우기 - 20일 체험기

맛보기 2014.06.11 14:28

살다보면  필요성을  느껴서  의식적으로  하는  일  보다  그냥  우연히,  하게  되는  일이  많다.  그런데  대개  그냥  하게  되는  일은 또  '그냥'  안하게  되기  십상이다. 그  만큼  필요성이  없으니  말이다. 


내게  '스페인어  배우기'는  단  한 번도  to do list에  오른  일이  없었다.  그러니  어쩌다  앱을  깔고  스페인어를  선택한  것은  그야말로  우연히, 그냥 그리 된  일이었다.  그런데  20일째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듀오링고 (DuoLingo) 앱을  켜고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이건  마치  한때  매일  밥먹고  놀이  삼아  '애니팡'  한 판을  해주던  것과  비슷하다.  별로  공부를  한다는  생각 없이  앱을  켜고  때로는  100문항  이상을  연습하곤 한다.  이제  3주를  계속하다  보니  내가  이렇게  몰입하는  것이  신기해서  몇가지  질문을  던져  보게된다.   





듀오링고는  왜  재미있을까? 


외국어  학습  앱이지만  듀오링고는  공부한다기  보다는  게임하는  기분으로  즐기는  것이다.  언어를  배울  때  먼저  철자와  발음에  대한  기본을  익힌  후에 단어나  어법 (문법) 으로  넘어가는  대신,  철저하게  처음부터  게임을  푸는  식으로  시작한다.  (1)번의  화면에서  연습할  세션을  선택한다.  처음 Basic으로  시작해  한  세션을  모두  풀면  다음  세션이  활성화 되는  그런  식이다.  각 세션을  실행해서  문제를  풀  때  마다  바가 하나씩  채워진다.  틀리면 (3)에 있는 하트가  없어진다.  하트를  모두  사용하면  그  세션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중단해야  한다.  세션이  마무리 되면  팡파레가  울리며  듀오링고 버드의  환호를  받게  된다 (4).  세개의  하트를  모두  지키면서  세션을 마치면 (5)에서처럼 보석을  하나  획득하게  되는데  이 보석을  모아  게임머니  쓰듯이  여러가지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4)번에서 황금빛  깃털  옷과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코스튬은  당연히  기본으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보석으로  구입한 것! (Yeah~!)   


듀오링고를  부담없이  매일 매일  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한  세션  문제  푸는데  5분 정도만 투자하면 된다는 것. 점심 먹고나서, 혹은  미팅  전후  짜투리  시간을  내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커다란  강점이다.  



듀오링고의 숨은 매력은 끝이 없다?! 


듀오링고에서  학습  세션을  마구  지나치다  보면  앞에서  배운  것을  잊어  버리고  다시  새로운  것을  주입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단순히  게임처럼  세션  뚫기 위해  하트  모으는  일에만  매달리면  '공부'의  의미가  사라진다.  이 때 쯤 (2)번 바에 있는 연습하기(Practice) 메뉴에  눈이  가게  된다.  이제까지  배웠던  내용에서  문제가  출제된다.  혼자서  할수도  있지만  로봇과  경쟁할  수도  있고  듀오링고에  연결된  다른  친구들과  겨룰  수도  있다.  그리고  조금  익숙해진  이후에는  번역  프로젝트에  참가해  언어도  익히고  듀오링고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열린다. 


이렇게  재미있는  앱이  무료로  제공되는  것에  대해  개발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면  번역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된다.  실제  듀오링고는  사용자들이  저마다  번역한  것을  모아  CNN 등의  기업들로  부터  수익을  낸다고  한다. 



듀오링고로 공부해서 과연 스페인어를 말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  가장  궁금한  점은  바로  이것이다.  3주동안  스페인어  공부는  무척  재미있었는데,  그리고  게임을  하는  것  보다는  유익했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한달,  두달  이렇게  계속했을 때 스페인어를  말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답을  구하려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꽃할배  순례길  여행이라도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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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Uber) 탑승기

맛보기 2014.06.05 14:51

새로운  서비스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  우버(Uber)를  써보았다.  우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해서  전세계  곳곳의  도시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서비스로  실리콘밸리에서  주목받는  벤처기업이다. 





행선지는  논현동  사무실에서  시청까지.  우버  앱은  이전에  설치해  두었고  사용자  등록도  해둔  상태.  흔히  이용하는  콜택시와  비교해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한지  정리를  해보자. 


+ 앱으로 모든 것이 처리 되는 편리함


차량  호출이  확실히  편리하다.  콜택시는  회사에  전화걸고,  회사에서  기사분과  연결해주면  다시  통화해야  하고, 장소  설명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린다.  우버의 경우  앱을  열면  내가  있는  곳의  지도가  나오고  '탑승위치  설정' 메뉴가  나온다.  이  메뉴를  누르면  호출이  된다.   곧  이어  화면  상태는  아래  (1) 처럼 바뀐다.  '지금 모시러 갑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고  호출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의  시간이  표시된다 (3분).  차량이  도착할  때가  되면  곧  도착한다는  알람이  뜬다. 


차량이  도착하면  차에  타서  목적지  까지  가서  내리면  된다.  앱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신용카드  정보를  등록했기  때문에  따로  결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 깨알같은 부가 서비스


위  사진의 (1)에서  처럼  우버에서  차량을  호출하면  차량의  정보가  왼쪽  아래  나타난다.  기사분  얼굴과  우버  탑승객들이  제출한  평점,  차종,  차량  번호  등등.  손쉽게  호출  차를  찾을  수  있을  뿐더러  지도에  보면  차량 움직임이  표시된다. (2)번에서 처럼  여러 명이  우버를  탔을 경우  요금을  각각  분할  할  수도  있다.  기사님을  연결할  수도  있고  결제수단도  미리  등록된  카드  말고  다른  것으로  변경할수도  있다. 


도착한  이후에는  영수증이  우버와  연계된  이메일로  수신되며  우버  차량이나  기사분에  대한  평가도  내릴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기사  분들도  손님에  대해  평점을  매긴다고  한다. 


차량은  물론  고급  차종이다.  나는  올때  갈때  모두  현대  에쿠우스를  이용했는데  벤츠나  BMW 등도  있다고 한다. 물론  차종을  선택하기는  어려운  듯하다.  호출  당시  가장  가까운  차량이  움직이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차를  타면  생수도  준비돼  있고  기사  분들의  매너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차의  문을  열어  주시는  익숙치  않은  서비스 까지도  받을  수  있다... -_-) 


- 이용 요금은 택시의 2배 정도


전체적으로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다.  단,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2배  정도  비싼  듯하다.  요금은  시간  거리  병산제로  논현동 - 서울시청  구간에서  갈 때는  21,000원,  돌아올  때는  23,000원의  요금이  나왔다. 



우버를  이용하면서  기사  분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최근들어  이용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호출도  강남  지역  중심이었는데  최근에는  우버와  연결된  차량이  늘어나서  서울  기타  지역에서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  특히  여성들이  늦게  귀가할  때,  남자친구가  호출해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여성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는  것이  기사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별한  날의  데이트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재미있는  서비스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  들어온  지  오래  되지  않아  프로모션도  많이  한다고  하니  테스트  삼아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 이 블로그를 읽고 '한번 써볼까...'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선물:  우연히  우버  관계자 분을  알게  되어  프로모션 코드를  받았다.  우버  설치할 때  프로모션  코드로  'EasySun'을  입력하면  소정의  크레딧이  지급된다니 많이  이용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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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F에 참석했다가 스페인어를 배우게 된 까닭? - 듀오링고 (DuoLingo)

맛보기 2014.05.21 16:40

올해로 열한번째 맞는 서울디지털포럼(Seoul Digital Forum) 2014를 보러갔다. Innovative Wisdom이 올해의 주제. 기술은 생활의 편의성을 위해 사용됐고, 그를 위해 많은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다. 그래, 이제는 기술이 일상품(commodity)이 되고 있으니 의미와 '공공의 선'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인터넷 대부'로 알려진 전길남 박사님 기조연설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다음에 강연한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그는 과테말라 출신의 기업가이자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의 컴퓨터과학부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캡차 (CAPCHA)를 고안해 낸 인물이다.캡차는 웹사이트 회원가입 등에 자동 가입 방지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의미없는 것같은 글자나 숫자 조합으로 된 것을 입력해서 등록자가 컴퓨터가 아니라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 최근에는 캡차의 원리를 이용해서 스캔으로 컴퓨터에 저장된 고문서를 텍스트화하는데 활용된다고 한다. 전세계에서 캡차를 거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만큼 이들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정확한 고문서 판독에 활용하는 것. (이런 활용을 리캡차라고 한다고...)



                                      <SDF 2014에서 강연중인 루이스 폰 안,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는 '캡차 기술은 웹사이트 회원 가입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한 악용을 막는 중요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처음에는 이 기술을 고안해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지만 점차 우울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캡차 과정을 거치는 사용자들이 굉장히 성가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어짜피 거쳐야 하는 과정에서 뭔가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노력이 다 같이 모여 고문서 판독에 활용된다면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리캡차로 혁신을 일구어 낸 그는 리캡차가 2009년 구글에 인수된 이후 2011년부터는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바로 듀오링고 (DuoLingo) 라는 외국어를 배우는 사이트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는 기술에서 '공공의 선'을 늘릴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구성했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특히 영어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통해 좀 더 나은 직업을 얻고 더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하는, 그리 잘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은 참으로 역설적이라 생각됐다."


그가 찾은 답은 듀오링고를 통해 외국어를 무료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신에 외국어 학습 과정에 연습을 위한 번역을 포함시켰다. 그리고는 그 번역 서비스를 CNN과 같은 '기업'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정말 기발한 방법이라고 생각됐다. 기술을 훌륭하게 개발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기술을 활용해서, 한단계 높은 가치를 만드는 것까지 생각하다니! 


듀오링고는 웹은 물론이고 앱으로도 제공돼 스마트폰에서도 공부할 수 있다. 당장 회원가입하고 앱을 깔았다. 




 그리고 어떤 언어를 배울까 하다가 스페인어를 선택했다. 와우!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처음으로 배운 스페인어를 따분하지 않게 설명에 따라 발음도 해보고 번역도 하면서 공부했다. 


SDF 강연에서 루이스 폰 안은 처음 교수과정 설계할 때 여러 책을 참고로 했으나 책은 마치 다이어트 지침 처럼 서로 상충되는 얘기들이 많았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공부하는게 맞다고 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다르게 얘기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해서, 이번에도 회원들을 통한 필드 테스트를 거쳤다.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과정 설계를 하고 학습효과가 높은 쪽을 채택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듀오링고 서비스가 5월 27일부터 우리나라 말로도 가능하다는게 가장 커다란 충격! 한국어로 영어를 배우거나 일본어, 중국어 등도 가능하게 된단다! 


물론 30분 남짓 써 본 서비스이지만, 듀오링고의 과정은 잘 설계된 것같았다. 이러다 정말 스페인어를 배우게 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기술에서 가치와 의미를 찾아내려는 노력.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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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비트(Fitbit)와 함께 놀기

맛보기 2014.04.05 17:48

이번 주말을 나와 함께 한 친구는 핏비트 (Fitbit, 발음은 핏빗이나 핏비트가 맞는 표현인듯…). 핏비트가 무언가 하면… ‘건강팔찌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물론 요즘은 팔찌 모양이 아닌 제품도 나와 있지만 내가 산 것은 팔찌 모양의 핏비트 플렉스이므로 건강팔찌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같다. 그런데 은나노.. 등등의 어떤 성분이 있어 건강에 좋은것이 아니라 몸에 부착하면 센서로 건강 상태나 움직임 등등을 체크해 건강을 관리해주는 기기이다.


구매 이유


온갖 새로운 기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 나는 오래 전부터 핏비트와 같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손목 밴드형은 팔목이 가는 내게는 너무 디자인이 안맞는다는 생각 때문에 애써 모른척 하고 있었는데, 펀샵을 구경하다 밴드가 소형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바로 구매!


대세 흐름인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경험하고 IT와 헬쓰케어의 융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자는 대외적인 명분이 큰 위안이 되었다.


구매와 배송, 내 팔목에 차기까지


처음엔 아마존에서 직구를 할지 국내 쇼핑몰에서 살지 찾아 보았다. 아마존 가격은 99달러이고 국내 쇼핑몰(펀샵) 가격은 139,000. 얼핏 보면 아마존이 싸보이지만 아마존 가격에 배송료와 세금을 더하면 결코 싸지 않겠다 싶어서 펀샵에서 샀다. 펀샵에서 고르다 보니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샤인이라는 제품이 있었다. 예쁘긴 하던데.. 뭔가 복잡한 것같이 패스! 그냥 핏비트로 결정!


이틀만에 (총알까지는 아니어도) 꽤나 빠른 배송. 수요일에 주문하고 금요일 저녁에 받았으니 아마존을 택하지 않은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더 이뻤다. 아이, 좋아라!


제품 구성과 등록


제품 포장을 뜯으면 대략 다음과 같이 구성돼 있다. (사진은 펀샵 제품 소개 페이지에서 캡처)





팔목밴드가 2개가 기본으로 들어 있고 핵심기능을 하는 트래커, USB로 연결하는 충전기, 무선동기화 동글. 포장 안에는 마땅한 설명서도 없다. 다만 비밀 암호와 같은 URL – www.fitbit.com/setup 이 있을뿐.

핏비트 사이트에 들어가 계정을 만들고 트래커 연결작업을 한다.



비교적 단계마다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핏비트로 할수 있는 일


핏비트로 할 수 있는 일은 활동량과 이동거리를 측정하고 먹은 음식 데이터를 입력하면 칼로리 소모량을 측정해준다. 소셜과 연동해 친구들과 함께 경쟁하듯 건강관리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공유할 수 있다. 잘 때는 수면 시간과 뒤척임을 측정해서 얼마나 숙면을 취했는지도 모니터링 해준다. 그런데 얼마나 정확한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핏비트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많은데, 또 막상 본인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하지 않으면 첨단화된 만보계 역할 이상은 할 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본인의 적극성참 여러운 일인데 말이다.


오늘 하루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핏비트와 놀았다. 먹은 음식도 열심히 찾아서 입력했지만음식명을 영어로 검색해야 하는 것이 함정. OTL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먹는다면 어떻게 칼로리를 계산해야할지 난감하다.


Quantified Self


건강관리해주는 손목밴드 형태의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Quantified Self’ – 개인의 일상을 데이터화해서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에 대한 얘기들이 많아 졌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페이스북에 담고 내 몸 상태는 핏비트에 담아내는 시대. 이런게 진정한 ‘Being Digital’인가.


새로운 흐름을 느껴보고 싶어서 시작한 나에 대한 데이터화. 아직은 재밌다. 그런데 숫자가 나를 규정하는 것에 대해 언젠가는 싫증이 날 것같다.


, 마지막으로 인증샷!


                     (사진은 Black 처럼 나왔지만 사실은 S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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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의 여유, 하와이의 낭만 – 알로하 테이블 (Aloha Table)

맛보기 2014.04.02 16:09

 난 브런치를 좋아한다. 왜냐고? 그냥 좀 멋져 보이기 때문. 그래, 허세일지도 모르지만 브런치라는단어가 가진 잉여로움은 어쨌든 멋있다.


허겁지겁 출근 시간에 허둥대는 아침이 아니라, 아침부터 빡세게 일하다 우루루 몰려가 때우듯이 먹어치우는 점심 대신에, 느긋하게 맞는 하루, 개운하게 기지개 켜며 일어나 느릿 느릿 (신문을 읽든 SNS를 훑어 보든) 세상의 움직임을 읽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양식을 먹는 일이다.


모든 날들을 브런치를 먹으며 시작하면 좋겠지만, 세상엔 그런 완벽이란 없다. 실상은 완벽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쉬는 날에도 여유롭게 즐기는 브런치란 생각도 못하는 날들이 많으므로.


그렇지만 어쩌다가 하루쯤, 오전 일정이 여유 있는 날, 햇살 좋은 카페에서 브런치 메뉴를 먹으며 그 잉여로움을 짧은 점심시간 한시간 만이라도 느껴 보는 것은, 회사를 다니며 내가 찾을 수 있는 낙 중에 하나다.


회사 부근의 브런치 카페 알로하 테이블(Aloha Table)하와이언 다이닝이 컨셉이다. 뭐가 하와이스러운 건지는 모르지만, ‘알로하꽃 목걸이도 있고, 서핑 보드 장식도 있고, 파인애플이 적당히 들어간 메뉴도 있으니, 하와이를 느끼기에는 충분하다



<알로하 테이블 청담점>


지난해 하와이를 다녀온 이후, 노년에 지내고 싶은 곳 1순위가 하와이였기에 유독 이 카페를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이 곳에 있으면 잠시라도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덧붙여 커피도 맛있다. 하와이언 코나 원두를 쓰기 때문. 


이 집의 대표 브런치 메뉴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토스트와 소시지, 베이컨, 스크램블드 에그, 토마토, 감자 등이 나오고 토스트 스프레드로 나오는 크림치즈와 유자쨈이 맛있다. 


프렌치 토스토도 경쟁력 있는 메뉴. 블루베리, 딸기, 구운 파인애플 등이 몽땅 맛있다. 




그 밖에 '오리지널 로코모코'도 특색있다. 계란 후라이를 얹은 햄버거 스테이크 덮밥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바빠도, 점심 먹는 낙으로 사는게 직장생활이라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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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가는 국수집 이야기 - 논현동 이백소면

맛보기 2014.03.26 15:28

나는  유달리  국수를  좋아한다.  우동에서  칼국수,  냉면,  쌀국수,  등등 모두 '밥' 보다는  다들  선호하는  메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것은  소면이다.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우려낸  장국에  꼬들하게  삶은  국수,  여기에  어떤  꾸미를  얹어도  좋다.  국수집을  발견하면  눈여겨 봐두었다가  꼭  먹어보곤  한다. 행주산성  아래에  주로  '자전거족'들이  즐겨  찾는  국수집을  일부러  차를  타고  가서  먹은  적도  있다.  이  집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나는  별로 였다.  


사실  어떻게  해도  기본적인  맛은  나오는게  '잔치국수'의  특징이지만  정말  맛있게  하기는  또  쉽지 않기도  하다.  가장  기본이  되는  장국을  잘  우려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멸치가  좋아야  하고  좋은  다시마를  써야  한다.  질이  좋지  않은  멸치를  쓰면  국물이  비리다.  물을  많이  넣고  빈  맛을  조미료로  대체하면  단번에  티가  난다.  기본에  충실해야  좋은  맛을  낼  수  있어  더욱  좋은  것같다. 


논현동에서  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에  눈에  띄는  국수집을  발견했다.  몇달  전  일이다.  논현동  주민센터  앞에,  일반  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었다.  '이백소면'.  하얀  페인트로  칠한  외관도  호감이  갔지만,  정성껏  장국을  내어  이백  그릇만  팔겠다는  식당  이름도  정겨웠다. (전주콩나물 국밥집의 모방이든 아니든..) 



    <통영에서 공수한 상품 멸치와 다시마로 맛을 낸 어묵국수>



처음  이백소면을  찾았을  때는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아주머니  두  분이  사이 좋게  국수  말고  주먹밥을  만드셔서  자매간인가  짐작했다. 김치도  맛있고  특히  국물맛이  좋아서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들러  점심을  먹게  되었다. 한 두번  혼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어  내  얼굴을  기억하는  두  분과  수다도  나누었다.  자매인가  했던  두 아주머니는  교회를  함께  다니는  '자매지간'이었다고  했다.  다른  일들을  해본  경험은  있는데  식당을  한  것은  처음이라고.  이백소면의  문을  연  것이  5개월  되었다니  나는  초기  단골  그룹에  속했다.  



                <이백소면 창업자들>


아주머니는  통영에서  공수해오는  상품  멸치를  쓰고  있다는  점을  몹시  자랑스러워  하셨다. 

"음식  장사는  뭐니 뭐니 해도  재료가  좋아야  돼!" 라고  거듭  강조  하셨다.  아주머니 들의  철학이  좋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새로운  메뉴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인게  김밥.  웰빙  김밥이라는  아주머니의  설명대로  맛있는  재료들을  듬뿍  넣었다.  돈까스  김밥,  새우  와사비  김밥,  야채  김밥,  크림치즈  김밥 등등. 김밥도 수려한  맛이었다.  한끼에  소면과  김밥을  모두  먹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만큼. 



<날로 추가되는 메뉴>


김밥이  추가  되면서  김밥  담당  '교회 동생'  아주머니가  한 분  더  합류하셨고  이 때부터  이백소면은  손님들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그리  접근성이  좋은 장소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12시  넘어서 가면  자리  찾기가  힘이  들었다.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국수 4,000원) 팔고  좋은  재료로  열심히  맛을  내니  한번  온  사람들이  계속  찾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단순히  계산해봐도  김밥  이후로  매출도  상당히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한꺼번에  먹지는  않지만,  국수와  김밥은  한번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맛도  좋고  웬지  정이가는  국수집에  손님이  늘고  장사가  잘된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그런데  손님이  늘면서 부터  이백소면의  점심  시간은  어수선하고  주문이  꼬이는  일이  빈번하게  생겨났다.  밥  먹고  있는데  좁은  식당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을  봐야  하는  불편함은  그렇다 쳐도,  김밥은  주문한 대로가  아니라  담당  아주머니가  기억한  대로  나왔다.  다시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니  그냥  주는대로  먹는  일이  많았고  가끔씩은  국수를  모두  먹은  후에  김밥이  나와  포장해서  디저트로  먹는  사태도  발생했다.  우리 보다  나중에  온  옆테이블에  음식이  먼저  나오는 것도  흔한  일이었다. (사소하지만  정말  짜증나는  일이  아니던가... 우리는 먹는 것에서 순위가 밀릴때 가장 기분이 나빠진다! ㅠㅠ


그래도  여전히  일주일에  한번씩은  이백소면을  찾는다.  초기  단골의  의무감이랄까.  성장통을  겪는  이백소면이  튼튼하게  근육이  붙고  뼈도  굵어져  '좋은 재료'를  식당  경영의  제 1원칙으로  삼는  아주머니들의  믿음이  열매를 거뒀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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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2동 | 이백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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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 아이링(iRing)체험기

맛보기 2014.03.02 20:46

스마트폰 시대.  2010년  아이폰  (아마  3G)을  처음  구입한  이후  4년째  아이폰을  쓰고  있다.  그  중간에  테스트용으로  갤럭시  노트2를  서브폰으로  잠시  이용했으나  역시  불편해서  아무  곳이나  던져두고  있고,  당분간은  "역시  아이폰"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여러가지  액세서리가  필요해지는데  가장  기본은  역시  커버.  스마트폰을  보호하고  조금  이쁘면  본연의  역할을  다  하는 셈이다.  그런데  그동안  이것저것  바꿔  보았지만  최근  선물받은  아이링(iRing)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액세서리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아이링은  아이폰  커버는  아니다.  기존  커버는  뒷면을  덮어  보호하는  형태지만,  아이링은  뒷면에 부착한다.  떨어 뜨리면  깨질  것이  뻔한데도  커버를  벗겨  버리고  아이링을  쓸  정도로  아이링은  매력  있다.


우선,  좀  더  안정적인  그립감을  선사한다.  뒷면의  링이  360도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각도로든  잡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은  특히  사진  찍을 때,  혹은  글자  입력할  때  의외로  편리하다.  사진  찍을  때는  안정적으로  잡고  찍어서  흔들리는  걱정을  덜  수  있다. 


두번째는  링을  기울여  화면을  고정할  수  있다.  가로,  세로  모두  눕여서  볼  수 있는데,  세로로  눕이기도  의외로  화면  보기가  편하다. 


그리고  차에서도  거추장  스러운  거치대가  아닌  가장  간단한  형태로  고정할  수  있다.  차에  치렁 치렁  달아  두는거  싫어하는 나에게  딱이다. 


백문이 불여 일견!  사진으로  보시라. 




손 작은  내게도  딱이다.




차에 걸어두는 장면은  찍을 수가 없어서.. 홈페이지 참조.


아이링 제품 홈페이지. http://www.aaux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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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그대'를 떠나 보내며...

맛보기 2014.02.28 14:00

'아줌마'에게  드라마는  지나간  세월에  대한  향수이자,  아직도  사랑을  믿는  자신에  대한  확인이다.  젊은  시절,  온갖  열정을  다  바쳤던  사랑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그  때의  나를  주인공과  교차시키며  화려한  젊은  날과의  사랑에  다시  한  번  빠져드는  것이다.  드라마가  얼마나  황당한  설정이든,  비현실적이든,  혹은  엉성한  구성이라도  상관없다.  그것은  아직도  자신이  사랑을  믿고  있다는  확인이자,  그것을  통한  위안이다.  덩달아  멋진  주인공  남성에  대한  '설레임'(대개는  남자  배우  자체  보다는  그  상황에  대한  설레임이긴  하지만)이  주는  행복감이  실제로  달콤하기도  하다.  



<사진: SBS 별에서온그대 홈페이지에서 갈무리>



구닥다리  사랑법이  멋졌어...


'별에서 온 그대' (별그대)가  어제로  끝났다.  별에서 온  외계인, 그런데  E.T  영화에서  처럼  배나온  종족이  아니라  인간과  똑 같이  생긴데다  아주 멋지기까지  하고  400년을  넘게  살며  초능력도  가진  주인공.  캐릭터  설정  자체가  현실하고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어서  더욱  더  아련한  옛 사랑의  기억을  더  자극했는지도  모르겠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때로  드라마에  푹  빠져서  크리넥스를  옆에  두고  훌쩍  거리며  볼 때도  있었고,  도민준의  눈물에  가슴아파  했다. 


내가  이  드라마에  빠졌던  이유는...  그래,  도민준이  멋져서  이기도  하지만,  도민준과  천송이가  나누는 '구닥다리  사랑법'이  오히려  더  애절했기  때문이다.  가슴에  품어  두고  말 못하는  사랑같은 건 잊혀졌고,  눈 빛  몇 번으로  친근해지고  '사랑'이란  말을  쉽게  하는  현대식  사랑공식에서는  보기  힘든  애달픔이  신선하면서도  그리웠기  때문이다.   



사랑의 영원함을 믿는다고? 


그대에서는  수백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인연에  의해서  사랑이  시작된다.  도민준이  처음  지구에  불시착  하게  되었던  그  때  만났던  여인과의  정이  계속  도민준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고  정확한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여인이  환생한  천송이를  만나  수백년 간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내용이다.  


내가  젊었을  땐 이렇게  환생과,  그  인연으로  이어지는  운명적인  사랑에  대한  스토리가  지금 보다는 훨씬  많았다.  예전에  읽었던  '천년의 사랑'이라는 소설도  그런  설정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 인지,  이런  수백,  수천년을  이어지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다.  어짜피  영원한  사랑이란  없지만,  이제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갈망  조차도  희미해졌기  때문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별그대'는   잠시  잊고  있었던,  사랑의  영원함에  대한  추억을  선사했다. 



도민준 아니면 안되는 천송이


요즘  드라마에는  '재벌'이거나  성공한  남성이  넘쳐난다.  여성의  직업은  상관없지만,  남성은  대개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갖춘  인물들이다.  그건  어쩌면  '멋진  남성'에  대한  정의  속에  '경제력'이  너무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여성의  대다수(?)가  그런  남성을  좋아하기  때문에  드라마  작가들이  그렇게  쓴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아무래도  경제력이  있어야  영상으로  구성했을  때  멋진  '그림'이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별그대의  천송이는  십수년을  자신에게  헌신하는  '잘생긴  재벌 2세' 를  마다하고  도민준을  택한다.  물론  도민준도  상당한  재력에  사회적  지위가  있기는  하지만... 천송이가  도민준을  택하는  이유는  전생의  인연으로  다시  이어지는  것이어서,  이  드라마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에  방점을  찍었다.  



플라토닉 러브에 대한 동경 


외계인  도민준은  초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지구인과  체액이  섞이면  몸에  이상을  느낀다.  드라마에서도 천송이와  키스를  하면  곧바로  기진맥진  쓰러지는  장면이  반복된다.  그런  의미에서  별그대는  소녀적  감상으로  맘에  품었던  '플라토닉  러브'에  대한  동경심을  다시 일깨어  주었다. 


천송이는  도민준이  계속  지구에  남아  있으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당신,  죽지만  말고  어디에서라도  나를  위해  살아  있어줘!' 라고  말한다.  나랑  함께가  아니어도  좋으니,  당신이  살아만  있어도  좋겠다는  그런  애틋한  마음 -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  예전엔,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내  삶은  빛이  납니다' 라는  표현을 담은  연애 편지를  썼었던  것도  같은데... 



별그대를  떠나  보내며  내  나이에  걸맞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음  속에서  다시  닦아  내어야  겠다.  구닥다리  이지만,  여전히  사랑은  아름답고  빛이  날  것이라  믿으며,  하루하루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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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찌운 제주의 맛

맛보기 2014.02.17 20:49

주말동안  제주여행을  다녀왔다.  오늘 아침  몸무게를  쟀더니  1Kg이  불었다.  OMG!  OTL.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는 내게 주말 동안 1Kg이 불었다는 것은 충격에 가깝다.  그도  그럴  것이  토요일  하루를  쉬지  않고  먹었다.  제주는  이국적인  풍광이  멋진  곳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  엄청  풍부한  곳이  아니던가...  (그래도  그렇지  금요일  하루  종일  한라산  오르느라  김밥, 컵라면, 양갱으로  버텼음에도  단번에  살이  찌다니!)  나를 살찌운 제주의  환상적인  맛을  소개한다. 


시장에서  먹는  진짜  싼  회의  감동


제주에  갔으니  회 한접시는  너무  당연한  것.  보통  맛집  검색해서  찾아  가면  쯔끼다시가  화려한  집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런  집은  값도  결코  싸지  않다.  이번에는  현지인  식으로  회를  먹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찾은  곳이  제주  동문  시장. 동문  시장에 가니  수산물  센터가  있었다.  시장  안에  서울 노량진 수산  시장  같은  곳이  있는  셈이었는데,  규모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작았다.  이곳은  대부분이  회를  접시에  떠놓고  접시당  얼마로  팔았다.  제주에  왔으니  고등어,  갈치는  기본이요,  문어도  먹어야  한다.  제주에는  양식광어도  특별히  맛있다.  그렇다고  황돔을  빼놓을  수는 없지...  이러다  보니  세 접시를  골랐다. 




제일 위쪽에  있는  문어+ 양식광어  1만원,  시계 방향으로  그  아래  있는  황돔  1만5천원,  왼쪽  고등어와  갈치  1만원 - 이렇게 3만5천원에  이  모든  회를  다  샀다!  매운탕  거리는  공짜.  횟집  아주머니가  권해주는  언양 식당에 가서  회  거의  다  먹고  매운탕까지  끓여  먹었다.  식당에서  양념값 + 매운탕 + 한라산 소주 + 맥주까지 2만9천원. 6만4천원에  회로  배불리 먹었다는  정말로  믿기지  않는  이야기이다.  (혹시  회의  맛과  질을  의심하시는  분을  위해... 회  매니아인  내  입에  정말  맛있었다!)


갈치구이와 해삼/소라를 어떻게 빼놓을까...


전날  회로  배를  채우고  아침에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는데,  또  한번  놀랐다.  아침 정식에  삶은  돼지고기가  나오더라는...  그런데  그게  희한하게  맛있더라는...  아무래도  제주에  며칠  더  있다간  미쉐린  타이어  모델이  될 것 같다.  어쨌든  점심은  서귀포로  넘어와  갈치구이를  먹었다.  원래는  고기 국수를  먹고  싶었으나,  맛집 검색에  나오는  국수집은  한시간을  기다려야  할  만큼  사람들로  붐볐다. 갈치구이도  맛집  검색으로  찾아  갔으니,  제주에서  식당을  하려면  검색엔진최적화가  꼭  필요할  것  같다. 




원래  맛집이어서  맛난  건지  모르겠지만,  워낙  싱싱한  갈치를  노릇하게  구웠으니  맛이  없을  이유가  없을 터였다. 




늦은  점심을  먹고  좀  쉬다가  찾아나선  곳은  해녀의 집이었다.  제주에  왔으니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홍삼과  소라일테니  말이다.  서귀포  해녀의 집에서  문어+홍삼+소라의 조합으로  저녁인지  새참인지  어쨌든  한라산을  곁들여  정말  맛있게  먹었다. 



돔베고기의 위용


제주에  왔다고  해산물만  먹기는  어딘지  아쉬웠다.  그래,  흑돼지를  먹어야지.  그래서, 무리해서  한끼를  더  먹기로 결정.  또다시  맛집검색으로  찾아낸 서귀포  천짓골!  오겹 돔베고기의 위용! 



이렇게  나온  돔베고기를  썰어서  김치와  함께  먹도록  해준다. 이렇게...



이  많은  고기를  먹을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하나.  한라산이었다.... -_- 



제주를  가면  늘  맛난  것을  먹고  온다.  사진에는  없지만,  시장에서  산  레드향,  천혜향,  한라봉을  간식으로 중간 중간  먹으며,  제주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  다  있구나.. 다시  한 번  느끼며... 어떻게  하면  제주에서  살  수  있을까를  꿈처럼  고민하며  보냈다. 


꿈은  비행기에서  깨어나는  법.  조용히  마일리지를  모아,  제주에  자주  가는  방법  밖에는  없는  듯하다. 


그나저나  제주에서  붙은  살을  언제  다  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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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Amazon) 득템기

맛보기 2014.02.02 17:04



아마존(Amazon)은  더  이상  서점이  아니다.  인터넷  백화점이다.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아마존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를  만큼  재밌다.  게다가  아마존은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것들을  살  수  있는  쇼핑의  보고 (라고 나는 표현하고 싶다)다.  지마켓,  펀샵  등이  내가  주로  찾는  인터넷  쇼핑몰이지만,  아마존(Amazon)도  쇼핑  즐겨찾기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같다.  가끔씩  득템의  기쁨을  안겨주는  곳이니  정말  완소  쇼핑몰로  별  다섯을  주어도  아깝 지 않다.  아마존을  찾아야  하는  몇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디자이너  청바지를  70%  할인된  가격에! 


얼마전  모  백화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입어보게  된  청바지.  제임스  진(James Jeans) 라는  브랜드였는데  핏감이  좋았다.  사실  난  유독  청바지  욕심이  많아서  지나가다가  사게  되는  1등  품목이  청바지다.  그런데,  이(놈의)  청바지  가격이  장난이  아니었다.  40만원이  넘는  가격표를  보고  슬그머니  내려놓고  매장을  나왔다.  우리나라는  정말  옷값이  비싸다.  해외에서  중저가에  팔리는  브랜드도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갑자기  가격이  훌쩍  뛰어  버린다.  청바지  입은  느낌은  좋았지만  그  가격을  주고  청바지를  살수는  없다  싶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아마존에서  제임스  진을  검색해  보았다.  아마존에  'Denim Shop'이  따로  있어  청바지  전문  브랜드들이  있었는데,  정말  반갑게도   제임스  진이  있었다.  이미  매장에서  입어  보았으니  사이즈도  대강  알겠다...  청바지를  골라  보았다.  워낙  프리미엄  진이어서  가격이  싸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마존  정상가가  150 ~ 200 달러로  우리나라에서  파는  가격보다는  50%가 낮았다.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세상에...  70%나  할인하는  품목을  발견!



 


이  아이를  미련없이  질렀다.  한국으로  배송료까지  포함해서  73,517원.  뿌듯하다. 

아마존 데님샵 바로가기... http://amzn.to/1a9owX



그곳은 사이즈 천국


원래  내가  아마존을  이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힘든  사이즈가  있기  때문.  발이  워낙  작은  나는  좀처럼  내  발에  맞는  신발을  구하기  어렵다.  보통  신발들이 230mm 부터,  아무리  작아도  225mm에서  시작하기  때문.  일년에  한,  두  번씩  아마존을  기웃거리다  스니커즈나  등산화,  운동화를  사는게  나의  크나  큰  낙이다.  간혹  한국으로  배송이 안되는  물건도  있는데,  인터넷에  널린게  배송대행업체들이다.  미국에  주소지가  있는  배송대행  업체를  통해  받으면  크게  금액도  비싸지  않아  종종  이용할  만하다. 



한국에서 팔지 않는 희귀 아이템 구하기 


지난해  하와이를  갔다가  우연히  현지  나무  열매로  만든  쿠쿠이  오일(KUKUI OIL)을  알게  되었는데,  화상이나  땀띠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데  좀처럼  구매하기가  어려웠다.  웬만한 쇼 핑몰에서  팔지를  않았다.  그런데...  역시  아마존!  아마존에서  발견하고  주문한  적이  있다.  이제는  미국  같은  곳에를  가도  신기한  제품이  없을  만큼  국내  제품들도  좋아졌고  해외  브랜드도  많이  들어와  있지만,  간혹  구하기  힘든  희귀  아이템이  있을 때는  아마존이  답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  온다는데...  배송이  훨씬 편해지려나..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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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케(POKE)를 아십니까? - 하와이 여행기 (4) 음식

맛보기 2013.05.28 10:03

어느 곳이나 여행지에서는 그 지역의 독특한 음식과 미각을 찾게 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왠지 하와이 음식에는 마카디미어와 같은 견과류와 파인애플이 들어가 달콤한 음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호놀룰루에 머무는 동안, 솔직히 음식은 그다지 눈에 띄는게 없었다. 그렇다고 음식이 맞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호놀룰루에서 가장 많은 음식의 종류는, 적어도 내 느낌으로는, '일본식'이었다. 웨스턴 스타일의 식당을 찾아도 일본식으로 전환된 음식들이 나왔다. 원래 일식을 좋아하는 내게는 딱이었다. 게다가 바닷가재, 크랩과 같은 해산물들이 정말 쌌다. 먹는 것에서도 결코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던 하와이. 


그런데, 참으로 하와이스러운, 음식을 하나 만나게 되었는데, 바로 '포케(POKE)'이다. 처음 이 메뉴를 보고는 '포크인가?' - 아니지 그건 'f'로 시작할걸... 그럼 '돼지고기(Pork)'인가 - 당연히 아니지. 철자가 다르잖아... 


포케는 참치의 한 종류인 아히(Ahi)를 깍둑썰기로 썰어서 양파나 해초류, 혹은 다른 풀들을 함께 넣고 무친 일종의 '회무침'이다. 




대강 이렇게 생겼다. 때로는 아히 대신에 새우나 문어와 같은 해산물을 넣고 만든 Seafood Poke도 있다. 맛은, 독특하게 맛있다. 조리법을 찾아 보니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과 같이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들로 구성되어 한국인의 입맛에 딱이다. 매운 맛은 인도네시아의 핫소스를 주로 쓴다고 한다. 우리식으로 초고추장을 넣어도 되겠다 싶었다. 


포케에 맛을 들여 여러번 시켜 먹었다. 맥주나 사케, 화이트와인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 안주이다. 


서울에 와서 만들어 먹겠다고 다짐했으나, 비행기 타고 오는 사이 그 다짐들이 잠시 잊혀졌다. 


이밖에 하와이의 풍물을 담은 먹거리로는 코나 커피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마카다미아(Macadamia) 넛. 




그나마 코나 커피와 마카디미아 넛이 달콤했던 하와이의 맛을 아직까지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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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가지 색으로 만난다 - 하와이 여행기 (3) 바다

맛보기 2013.05.27 15:59

'바다'를 빼고 하와이를 말할 수 있을까? 태평양에 떠있는 섬 하와이 - 수많은 섬으로 이어진 곳. 어디를 보아도 바다가 있다. 어디나 바다는 보기에 시원하고 가슴이 확 트이며 놀다보면 까르르 소리내어 웃게되는 공간이지만 하와이 바다는, 더더욱 낭만적이다. 하와이하면 떠오르는 '알로하오에(Aloha Oe)'의 선율에 따라 훌라 춤을 추는 여인들의 몸짓처럼 부드럽고, 평온하며 푸근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도착한 첫날, 숙소 근처의 알라 모아나(Ala Moana) 해변을 찾았다. 호놀룰루를 대표하는 와이키키 해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번거롭지 않고 한적한 곳이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공원을 뒤로 하고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모래 장난하는 아이들의 웃음이 싱그러웠다. 그곳에서 찍은 동영상 한편. 




며칠 후 다시 찾아 찍은 해지는 풍경. 저녁 시간에 늦을까 해가 떨어질 때까지 지켜볼수는 없었지만 낙조의 해변은 참, 낭만적이다. 





그래도 하와이의 바다를 얘기하며 와이키키를 빼놓을 순 없다. 드넓은 백사장에 인접해 호텔들이 줄지어 있어서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호텔 부근에는 샵들과 식당들이 많아서 와이키키 부근에서만도 충분히 '하와이'를 즐길 수 있다. 알라 모아나 비치에 비해서는 가족단위,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절대적으로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우리네 해수욕장처럼 바글거리지는 않는다. 다들 여유롭게 소라색으로 펼쳐진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하와이 해변들은 늘 파도가 밀려와서 서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듣기로는 '서핑'은 하와이에서 시작됐다고 할 정도. 파도가 늘 밀려오는 '목 좋은' 곳에는 해질녘까지 서퍼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와이키키의 밤풍경도 낭만적이다. 호텔들이 훤하게 빛을 비춰주니 밤늦게까지 수영하는 사람들, 밤바다를 걷는 사람들도 많다.





와이키키 처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해변도 있지만, 사실 호놀룰루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곳곳에 바다가 펼쳐진다. 어느 곳이나 차를 세우고 카메라 셔터라도 누르고 싶어진다.




간단하게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거나 백사장을 걷는 것 이외에 좀 더 본격적으로 바다와 만나고 싶다면,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를 적극 추천한다. 이 곳에서 스노클링하며 노란 줄무늬, 파란 색이 선명한 물고기들을 만나면 바다가 또 다른 느낌으로 보일테니까... 




맑고 푸른 물빛과 하나가 되어 산호초들 사이를 누비다 보면 몸과 함께 마음까지 절로 둥둥 뜬다. 아니, 날아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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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오르는 길 - 하와이 여행기 (2) 산행

맛보기 2013.05.26 07:29

"무슨 산이 저렇게 생겼어?!"


호놀룰루 공항에 내려 숙소로 향하면서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나왔다. 


내가 아는 산은, 저 멀리에서 병풍처럼 드리워진 것이었다. 산은 내게 배경이었지, 눈 앞에 가까이에 있는 대상으로 느껴진 적은 별로 없었다. 그것이 높던 낮던, 산을 눈 앞에서 마주할 때는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서 산의 자락에 들어선 다음의 느낌이었다. 하와이 산은 달랐다. 무척 가까운 곳에 조각처럼, 혹은 어떤 시설처럼 서있었다. 대개 뾰족했고 산골짜기가 촘촘했다. 사뭇 다르게 보이는 산들을 보니 올라가고 싶어졌다. 이번 하와이 여행 계획 중에 당연히 산행 계획도 예정되어 있었지만, 오래 기다릴 수가 없어 도착한 다음날 산행에 나섰다. 





첫번째 찾은 곳은 바로 코코헤드(KoKo Head) 분화구 트레일 코스.  눈으로 보기에도 경사도가 30~40도는 되는 산 언덕에 옛날 기차 선로를 따라 약 1킬로 정도 올라가는 길이다. 조금 오르다 보면 낭떠러지에 디딤나무를 딛고 올라가는 구간이 나온다. 아찔하다. 그런데, 그도 잠시 그 길을 다 오르고 나면 갑자기 경사가 가파르게 꺽인다.





결코 높은 산은 아니지만 그렇게 정상에 오르면 누구나 헥헥 거릴수밖에 없다. 그.러.나... 땀 흘린 뒤에는 그만큼의 보상도 있는 법! 





환상적인 바다와 분화구의 광경이 잠시 말을 잊게 한다. 한국에서도 정상에서 바다가 보이는 산들이 있지만, 뭔가 색다른 풍광과 색다른 맛이 있는 산행이었다. 


▶ 코코헤드 트레일 관련 정보 : http://www.everytrail.com/guide/koko-head-crater-trail  




두번째 산행으로 도전한 곳은 오아후 섬 동북부에 있는 올로마나 트레일 (Olomana Trail). 일명 쓰리 픽(Three Peak)으로 알려진 이 곳은 세개의 봉우리가 뾰족, 뽀족 하늘로 솟구치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섬 동북부에 위치해 비가 많다는 것이 문제. 트레일 입구 부근에 도착하니 이미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르는 데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올랐다. 




저 뒤로 보이는 봉우리.. 그 곳을 향하여!


하.지.만, 비는 결코 그치지 않았고 첫번째 봉우리(One Peak) 로프 타는 바위 직전에서 하산을 할 수 밖에는 없었다. 


이 곳의 산은 우리 산처럼 위험한 곳에 계단을 만든다든지, 잡고 올라갈 수 있는 난간을 만든다든지 인위적인 설치물은 거의 없었다. 바위에 로프 정도가 전부다. 비가 내리니 바위 뿐 아니라 황토길까지도 미끄러워서 도저히 계속 갈수가 없었다. 


결국 도중하차 하고 말았지만, 아주 오랫만에 시원한 빗줄기를 맞으며 산행한 기억은 오래 남을 것같다.


▶ 올로마나 트레일 정보 : http://www.everytrail.com/guide/the-olomana-tr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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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지상낙원이구나! - 하와이 여행기 (1)

맛보기 2013.05.23 17:19

이른 휴가를 내고 하와이 여행을 다녀왔다. 





하와이... 96년에 여행사 패키지로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항공권과 숙박만 이용하고 밥도 따로 먹고 여행도 안다니고 와이키키 비치에서 널부러져 있다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우연히 호놀룰루 공항에서 짐이 바뀌어 3박4일 일정 동안 우왕좌왕 했던 기억이 난다. 해변이 좋았다는 것을 제외하면 별로 하와이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이번이 두번째인 셈인데, 이번에 내가 다녀온 그 곳은 조금 과장하여 '지상낙원'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하와이는 편안하고 날씨는 맑은 하늘과 햇살이 쨍하되, 바람이 불어서 덥지 않고 건조하다 싶으면 가끔 비가 내려 메마르지 않고, 미국인데 일본사람, 아시아 인구가 많아서 주눅들지 않아도 되고, 내가 좋아하는 일식당 많고, 해산물 풍부하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친절한 그런 곳이었다. 물론 하와이에서 5일 남짓 있었던 관광객의 느낌이니 여러가지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여러가지로 편안하고 풍부한 그런 곳이었다. 하와이에서는 개도 웃고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 



- 하와이는 미국의 50번째 주로 태평양 한 가운데 서있는 섬이다. 

- 섬은 하와이(=빅 아일랜드) 섬을 비롯해서 마우이, 오아후 등 8개의 주요 섬과 여러 개의 작은 섬으로 구성돼 있다.

- 공식 명칙으로 하와이 섬은 빅 아일랜드 이지만, 우리가 흔히 '하와이' 다녀왔다고 할 때에는 주도 호놀룰루가 위치한 오아후를 의미한다.

- 하와이는 폴리네시안 계통의 원주민이 살고 있었으나 혁명이 일어나고 미국에 넘겨졌다. (역사는 너무 어렵다. 더군다나 하와이 왕들 이름은 더더욱..)

- 미국의 버락 오바바 대통령이 하와이 출신이다.

와 같은 내용은 위키피디아만 검색하면 다 나오는 내용이니... 패쓰.



우리나라 전래동화에 이런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착하디 착한 지선이는 불쌍하게 어려서 엄마를 잃고 계모의 구박에 고생하다가.. 하루는 계모가 딸기가 먹고 싶다며 엄동설한에 지선에게 딸기를 구해오라고 한다. (지금 같으면 수퍼로 가면되겠지만) 지선은 눈길을 헤매다가 어느 동굴 입구에 도착해서 동굴을 가로막고 있는 큰 바위를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간다. 바위 안 동굴은 그야말로 별천지였다.따뜻한 햇살이 퍼져 있고 온갖 과일이 주렁 주렁 달려 있으며, 사람들은 모두 온화한 웃음으로 맞아 주는 그런 곳이었다. 





문득 아침에 시차로 일찍 잠이 깨었는데 하와이의 풍경들이, 마치 동굴안 풍광 처럼 펼쳐졌다. 그곳은 '별천지' 였는데 나는 내 방 침대에서 잠이 깬 느낌... 언제 다시 호놀룰루를 갈 수 있을까... 아마 가지 못할 것이다. 내 마음 속에 그 느낌을 간직한 채, 서울이 너무 덥거나, 춥거나, 사람들이 각박하게 느껴질 때면 떠올리는 장면으로 그렇게 간직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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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태우며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봄날, 꽃밭에서...

맛보기 2013.05.02 18:54

올 봄은 유난히 존재감이 없다. 아니, 존재감이 없지는 않다. 뭇남성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고 보일듯 말듯 웃음을 주지만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콧대높은 여인네처럼 겨우네 얼어있는 사람들의 애를 태운다. 꽃이 피는가 싶더니 비바람이 불고, 날이 풀리는가 싶으면 어느새 센 바람으로 옷깃을 여물게 한다.


여의도 벚꽃도 예년에 비해 정말 재미가 없었다. 그렇게 올 봄, 꽃은 없나보다 하고 실망할 즈음, 꽃천지에 다녀왔다. 


너의 궁전이구나.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네 모습에 속이 다 시원했다. 

찻길 옆,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거리에서 생뚱맞게 화단을 채우고 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바람에 흔들거리는 네 모습은 편안하고 경쾌했다. 

너는 한가득 웃음 머금고 재잘거리는 십대 소녀 처럼 맑고 밝았다. 

나를 향해 손짓하는 가 싶어 다가서면 무심한 듯 다른 곳만 향하고 있었다. 

그 옆에서 그저 나는 감탄하며 결코 오지 않을 것같았던 봄날을 들이 마시고 있었다. 

햇살이 좀 더 밝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그야말로 배부른 투정인가 싶다. 

그렇게라도 봄기운을 맞게 해준 네가 그저 고마울 뿐이다. 





강화도 고려산은 해발 436미터의 나즈막한 산이다. 청련사를 들머리로 해서 한시간 정도면 정상에 다을 수 있다. 그리 높지 않아 아마도 인근 주민들이 산책삼아 오르는 곳인 것같다. 그래도 경사가 가파라서 올라가는 동안은 가뿐 숨을 몰아쉬게 한다. 


고려산에 유독 사람이 몰리는 건 봄철이다. 고려산 정상 부근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에는 드넓은 지역에 진달래가 가득해서 장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진달래 축제를 하는 기간 동안에는 (특히 주말에는) 진달래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다. 미리 정보를 듣고 아침 7시반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다행히 사람들에 떠밀려 오르는 산행은 피할 수 있었지만 내려오는 길은 밀려드는 인파와 맞서서 하산을 해야 했다. 


그만큼 볼 만한 광경이었다. 온통 산을 뒤덮은 진달래. 이쁘고 당당했다. 도시에, 마을에 피어있는 진달래는 뭔가 다소곳하고 어딘지 주눅들어 슬픈 모습이었던 것같은데, 이 산에서는 진달래가 주인이었다. 





그렇게 예쁜 꽃에 접사로 카메라를 가져가니 한껏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올 봄,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은 보이지 않고 나를 움츠러들게 하는 날씨 때문에 을씨년 스러웠는데, 이 곳에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난주말에 갔을때 아직 피지 않은 봉우리가 많았다. 이번주에는 더욱 화사하고 화려한 그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주말 산행, 어디로 갈지 정하지 못했다면 강추. 하지만, 방점은 "산행"에 있지 않고 "꽃구경"에 있다. 자칫 사람구경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일찍 서둘러야 한다는 것은 꼭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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