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부드러움-Edelweiss Snowfresh

맛보기 2015.08.17 18:30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3)


대학 때부터 술을 좋아했다. 


우리 젊은 시절은 '술'을 마실 줄 알아야 사람들과 어울리기 쉬웠다. 대학시절, (지금 젊은 세대와는 다른 이유로) 암울한 나날을 보내야 했기 때문에 밤마다 술자리에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털어내며 보냈다. 한창 일할 땐, 사람들 만나느라, 일이 힘들어서, 하루의 마무리를 술로 한 적도 많았다. 


그런데도 유독 맥주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맛없는 술이라 생각했다. 


술을 즐기는 타입이다 보니, 달달하고 약한 술 보다는 조금 묵직한 술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맥주도 역시 페일 에일이나 IPA 류의 묵직하고 쌉싸름한 맛이 마음에 들었다. 



'밀맥주'는 어떨까 싶어서 선택한 'Edelweiss Snowfresh'는 오스트리아에서 만들어졌다. 유럽은 어딜 가나 개성 있는 맥주를 만드는가 보다 싶다.


에델바이스라는 꽃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상큼하고 부드럽다. 보리 맥아와 홉의 향이 강한 페일 에일 계열에 비해 밀맥주는, 마치 라떼처럼 부드럽다. 


산뜻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맛. 아, 이 아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요즘 열심히 읽고 있는 유럽 맥주 견문록이라는 책에 보니 맥주는 배가 고플 때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허기진 상태로 먹어라... 아마 그래서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

다시 보자, 한국 맥주! - Be High

맛보기 2015.08.12 14:45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2) 


많은 사람들이 한국 맥주 맛없다고  평가한다. 수입맥주가 흔치 않은 시절을 겪은 우리 세대는 그저 맥주 맛이 그런가 보다 했다. 나는 맥주를 싫어했다. 그래서 다들 맥주에 소주를 타마시기 시작했다. 맛없는 맥주가 '폭탄주' 전성시대를 가져온지도 모르겠다.


SSG 마켓이 목동에 문을 열었다고 해서 구경 갔다. 우연히 진열대 가득한 맥주를 보다가 눈에 띄는 장소에  놓인 맥주 몇 병 골라왔다. 맛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아, 맥주가 맛이 있구나! 





비 하이는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만든 맥주다. 충북 음성에 브루어리가 위치해있고 일본에서 유명한 히타치노네스트 (일명 부엉이 맥주)의 기술진이 생산에 참여했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보면 자회사인 것도 같고, 독일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하니 한국 맥주라고 말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국적 여부에 상관없이 맛있다.


인디아 페일 에일(IPA) 맥주로 알코올도수는 7%로 높은 편. 첫 맛에 감귤향이 난다. 그러나 날아갈 정도로 상쾌하지는 않다. 딱 향기로울 정도의 감귤향 뒤로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맥주 맛이 받쳐준다. 


비 하이를 알고 난 후부터 맥주에 반했다. 열심히 책 찾아 읽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시음해보려 하고 있다. 


이제 맥주에 소주를 타마시는 무례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

귤향으로 상큼하게 즐기는 맥주 - Tangerine Wheat Ale

맛보기 2015.08.11 16:46
크래프트 비어 시음기 (1) 

요즘 맥주에 꽂혔다.

내 성격상, 뭔가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면 놀랍게 집중한다. 그리고 공부한다. 술이 좋아지면 열심히 마시고 그 술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보고 싶어 진다. 


세상에 맛없는 술이 맥주라고 생각했었다. 우리나라 맥주는 맛없다는 사실의 산 증인인 셈이다. 오죽 맛이 없으면 소주를 타마실까나... 알코올 도수라도 높여야 묵직한 맛에라도 먹을 수 있다. 


그러다가 우연히 슈퍼마켓에 있는 '크래프트 맥주'를 사다 마셔 보았는데... '개안 (eye-opening)'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세상에, 맛있는 맥주도 있더라. 알고 보니 많더라고...


그 뒤로 시간 나는 틈틈이 맥주를 찾아 마셔보고 있다. 아직 마셔본 맥주가 많지 않지만 그 경험을 나눠보기로 한다. 


첫 번째 맥주는 어제 마신 탠저린 휫 애일 맥주. 


<사진출처: 로스트 코스틑 브루어리 홈페이지>


몰트와 밀을 섞어 만들었고 탠저린 (귤의 일종)이 들어간 에일 맥주. 탠저린 함량은 1% 미만(수치는 기억 안 나는데 아주 조금이다)인데 한 모금 마시면 상큼한 귤 향이 번지면서 기분이 상큼 발랄해진다. "아, 맛있어!"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알코올함량 5.5%로 도수도 어느 정도 있지만 목넘김도 부드럽다.  첫 잔으로 마시기에 아주 좋은 맥주다. 마시면 일단 기분이 상큼해지니 강추!  


구글에 검색해서 이 맥주를 만든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더니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었다. 약사 출신이었던 바바라 그룸(Babara Groom)씨가 맥주집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맥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수년간 영국, 웨일스 지방을 다니면서 맥주 공부를 했다.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1989년 캘리포니아 유레카(Eureka - 지도를 찾아보니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참 북쪽에 있는 도시인 듯)에서 그녀의 꿈을 현실로 옮겨 로스트 코스트 브루어리 앤 카페 (Lost Coast Brewery & Cafe)를 시작했다고 한다. 

(홈페이지 http://www.lostcoast.com/main.php 참조)


푸근하게 마음씨 좋아 보이는 바바라 씨의 꿈을 서울에서도 마시게 되다니! 참 놀라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설정

트랙백

댓글